
정기선 HD현대·한국조선해양 사장

이 공장은 정 사장에게 ‘기술 기업’이라는 타이틀을 안겨줄 것으로 기대된다. HD현대중공업(부회장 한영석)이 독자 개발한 중형엔진 ‘힘센엔진(HIMSEN)’의 첫 라이센싱 사업이 이뤄지기 때문이다. HD현대중공업은 마킨 공장에 힘센엔진 설계·제조 노하우를 전수하고, 해당 로열티를 받는다.
해당 사업의 핵심인 힘센엔진은 중남미·중동·아시아 등 40여개국에 수출되고 있으며 글로벌 선박용 중형엔진 점유율 40% 이상을 차지, 글로벌 1위를 질주하고 있다. 힘센엔진의 성과에 힘입어 HD현대중공업은 올해 누적(1~5월) 엔진 기계 신규 수주액은 1조6200만 달러를 기록 중이다.
한영석 HD현대중공업 부회장은 “HD현대중공업의 엔진기술을 기반으로 해외 시장에 진출해 기술 수출 기업으로 거듭났다는 데에 큰 의미가 있다”며 “기술력과 생산 노하우를 바탕으로 선박용 엔진시장 해외 개척에 적극 나서겠다”고 밝혔다.
선박부문에서는 이르면 내년부터 기술 수출 성과가 나올 것으로 기대된다. 마킨 공장 인근에 건설 중인 조선소 IMI(International Maritime Industries)가 연말에 준공되서다. IMI는 HD한국조선해양이 지난 2017년 992억 원을 출자해 지분 20%를 확보한 곳이다. 최대 주주는 사우디 아람코다.
HD한국조선해양은 지난 2019년 IMI와 기술 라이센스 계약을 체결했다. 해당 계약에 따르면 HD한국조선해양은 IIMI 조선소에 VLCC(초대형 원유운반선) 설계 기술을 전수하고, IMI 조선소는 선박 한 척을 건조할 때마다 기술 라이선스 비용을 지불한다. 석유회사 특성상 사우디 아람코의 VLCC 수요가 높아 적지 않은 로열티는 수익이 기대되는 상황이다.

정기선 HD현대 사장은 현대중공업지주 기획본부장(상무) 재직시절인 2015년부터 아람코과의 협력을 주도하며 기술 라이센스 계약을 이끌어냈다. /사진제공=HD현대그룹 50년사.
이미지 확대보기2년 뒤인 2019년에는 해당 MOU를 구체화했다. 당시 방한한 무하마드 빈 살만 왕세자를 독대한 정기선 사장은 IMI 조선소 설립 확정과 선박엔진 제조공장 건설 등을 합의했다. 기술 라이선스 계약도 이때 이뤄졌다.
HD현대 측은 “IMI조선소, 마킨 공장 등에 따른 기술 라이센스 계약은 HD현대그룹을 선박·엔진 제조 회사에서 기술 수출 회사로 도약하는 의미를 가진다”며 “정기선 사장은 해당 사업을 그룹의 미래를 바꿀 수 있는 프로젝트로 확신, 현재의 성과를 이끌었다”고 밝혔다.
서효문 기자 shm@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