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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 칼럼] 최태원 ESG경영, 코로나 극복의 ‘백신’ 될까

김재창 기자

kidongod7@fntimes.com

기사입력 : 2020-12-14 00:00

환경·사회·지배구조 고려한 ESG 경영전면에
“ESG경영 가속화가 코로나19 극복의 해법”

▲사진: 김재창 산업부장

▲사진: 김재창 산업부장

[한국금융신문 김재창 기자] “우리는 인간의 탐욕과 이기심 등이 환경재앙을 초래한 이른바 ‘인류세(Anthropocene)’에 살고 있습니다. 환경을 해치는 잘못된 행동을 궁극적으로 바꿔나가기 위해 새로운 시스템과 방법론을 시급히 강구해야 합니다.”

얼핏 환경운동단체 대표의 발언처럼 들리지만 예상(!)과 달리 이 말은 최태원닫기최태원기사 모아보기 SK그룹 회장이 지난 3일 온라인으로 진행된 ‘도쿄 포럼 2020’ 개막식에서 행한 연설의 일부분이다.

여기서 인류세란 노벨화학상 수상자인 파울 크뤼천 박사가 2000년 제안한 지질학 개념인데, 인간의 활동이 지구 환경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는 시기라는 뜻이다.

이윤창출이 기업의 최우선 과제인 자본주의 사회에서, 그것도 요즘처럼 엄혹한 코로나19 시대에 재계서열 3위 SK그룹을 이끄는 총수가 한 말이라고 보기엔 어딘가 생뚱맞아 보인다(물론 그렇다고 최 회장의 말이 틀렸다는 건 아니다).

최 회장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그는 한걸음 더 나아가 “기업들이 친환경 사업, 사회적(SV) 가치 창출, 투명한 지배구조 등을 추구하는 ESG경영을 가속화하는 것이 환경위기와 코로나 팬데믹(대유행)을 극복하는 해법이 될 것”이라고 단언했다.

올초부터 시작해 어느새 1년을 넘기며 우리의 일상을 유린하고 있는 지긋지긋한 코로나. 하루속히 이 ‘악몽’에서 벗어나 예전의 ‘평범했던 일상’으로 돌아가고픈 많은 사람들에게 최 회장이 내놓은 ‘백신’은 선뜻 이해가 가지 않는다.

아니, 밑도끝도 없이 ‘ESG경영’이라니...

올해 들어 언론이나 인터넷상에 심심치 않게 등장했지만 여전히 ESG란 말이 생소한 분들을 위해 간략하게나마 설명이 필요할 듯 싶다.

ESG란 환경(Environmemt), 사회(Social), 지배구조(Governarnce)의 머릿글자를 따온 것으로 ESG경영이란 기업이 경영활동을 함에 있어서 환경과 사회, 지배구조와 같은 비재무적 측면을 기업 비즈니스 모델의 가장 중심에 두는 것이다. 쉽게 말해 오로지 돈만 버는 데서 벗어나 환경과 사회, 그리고 기업의 지배구조까지 염두에 두면서 경영활동을 영위해 나가자는 게 ESG경영의 핵심이다.

주영섭 고려대 공학대학원 특임교수(전 중소기업청장)는 “ESG경영을 통해 고객과 임직원, 주주 등 이해관계자가 기업의 비전과 목적에 감동하고 팬덤을 형성할 때 획기적 기업성과는 물론 지속적 발전까지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언론인터뷰에서 밝힌 바 있다.

최 회장은 재계에서 ‘ESG경영의 선도자’라는 평가를 받고 있는데 여기에 토를 사람은 거의 없다.

이는 객관적 지표로도 확인된다.

글로벌빅데이터연구소가 8일 발표한 30대그룹 총수의 최근 3개월(9~11월) ‘ESG경영 키워드 포스팅수 조사’에 다르면 최 회장이 5929건을 기록해 압도적 1위를 차지했다.

이는 2위 이재용닫기이재용기사 모아보기 삼성 부회장(2270건)과 3위 정의선닫기정의선기사 모아보기 현대기아차 회장(1538건)을 합친 것보다 훨씬 많은 것이다. 이뿐만이 아니다. 한국기업지배구조원(KCGS)이 부여하는 2020년 지배구조 등급에서 A+를 받은 기업 9곳 가운데 3곳(SK텔레콤, SK네트웍스, SK(주))이 SK그룹 소속이다.

한국기업지배구조원은 “오너가 직접 이사회에 힘을 실어주면서 사외이사들이 적극적으로 의견을 개진하고 경영진이 결정한 주요 사안에 언제든 다른 목소리를 낼 수 있는 환경이 마련됐다”고 평가했다.

최 회장이 선언적 차원에서만 ESG경영을 주창하는 게 아니다.

SK그룹은 최근 실시한 임원 인사에게 ESG경영체제 구축을 본격화했다. 그룹경영의 전반을 논의하는 수펙스추구협의회에 에너지.환경위원회 대신 환경사업위원회를 신설해 환경 관련 아젠다를 본격 다루고 사회적 책임을 다하기로 했다.

SK이노베이션은 SV(사회적가치) 담당조직을 ESG전략실로 확대 개편하고 SK텔레콤은 ESG혁신그룹을 신설했다.

SK하이닉스도 CEO 직속 ESG 태스크포스(TF)를 정규 조직화했다.

SK그룹은 나아가 ESG성과를 측정해 이를 보상하는 방안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

SK그룹은 사회적 기업이 만든 제품의 사회적 가치를 측정해 금전적으로 보상하는 사회성과인센티브(SPC)제도를 도입했다. 바스프, 도이치뱅크 등과 비영리법인 VBA를 만들어 사회적 가치를 측정할 국제 표준도 만들고 있다.

최 회장은 ‘ESG 전도사’를 자처하며 임직원들에게 인간적이고 소탈한 모습을 가감없이 내보이는 것으로도 유명하다.

최 회장은 지난 7월 사내 방송에 직접 출연해 양은냄비에 라면을 끓여 먹는 모습을 선보였다.

그는 남은 국물까지 한번에 들이키고 난 뒤 “환경을 생각한다면, 음식물을 남기지 맙시다”라며 친환경적(!)인 멘트까지 날렸다.

SK 직원들 사이에 최 회장의 ‘라면 먹방’은 폭발적인 조회수를 기록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방송을 본 한 젊은 직원은 “근엄한 회장님이 아닌 이웃 동네의 형님을 보는 것 같아 친근감이 느껴졌다. 다음에도 한번 더 방송에 출연해 주셨으면 좋겠다”는 소감을 남기기도 했다.

최근 들어 많은 기업들이 ESG경영을 도입하고 있는데 유독 최 회장과 SK그룹에 눈길이 가는 데는 다른 이유가 없다. 진정성이 느껴지기 때문이다.

‘도쿄 포럼 2020’에서 행한 최 회장의 말을 다시 한번 곱씹어 본다.

“(ESG경영과 관련한) 전략과 시스템은 우리 마음 속에서 우러나오는 자발적인 참여가 있어야만 의미가 있습니다. 무엇보다 코로나와 환경재앙, 무관심, 증오 등으로 상처를 받은 사람들을 이해하고 감정을 공유하는 공감 능력이야말로 지금 우리에게 가장 필요한 것입니다.”

김재창 기자 kidongod7@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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