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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부영그룹 한전공대 논란, 오비이락일까

서효문 기자

shm@fntimes.com

기사입력 : 2020-07-20 00:00

▲ 사진 : 서효문 기자

▲ 사진 : 서효문 기자

[한국금융신문 서효문 기자] ‘오비이락(烏飛梨落)’. 이 사자성어의 뜻은 ‘까마귀 날자 배 떨어진다’라는 뜻을 가졌다. 아무 관계도 없이 때가 같아 억울하게 의심받거나 난처한 위치에 서게 된 상황을 설명한다.

최근 부영그룹의 상황에서 이 사자성어가 등장했다. 지난달 결정한 ‘한전공대 부지’ 기부가 그 사건이다 .부영그룹은 지난달 28일 나주 부영CC 부지 40만㎡, 806억원 규모를 한전공대 부지로 기증했다.

기부 결정 이후부터 논란은 시작됐다. 첫 번째 논란은 이중근닫기이중근기사 모아보기 부영그룹 회장과 관련된 문제였다. 이 회장은 지난 2018년 2월 조세포탈, 공정거래법 위반 등 12개 혐의로 구속된 바 있으나 그해 7월 보석으로 풀려났다.

재판부는 지난 1월 열린 2심에서는 징역 2년 6개월, 보석 취소 결정을 내렸다. 이 회장은 지난달 30일까지 탈장 수술 등으로 구속집행 정지를 허가받았다.

구속집행 정지 기간이 얼마 남지 않은 시점에서 해당 기부가 이뤄졌다는 것이 묘하다는 논란이 제기됐다. 총수가 구속된 가운데 문재인 대통령 대선 공약인 ‘한전공대’ 설립과 보폭을 맞춘 것에 대한 의심이었다.

해당 논란은 지난 1일 이 회장이 형 집행 정지 기간 만료 뒤 구치소로 돌아간 이후 수그러들었다.

이 회장과 관련된 논란이 수그러들었지만, 최근 2차 논란이 제기됐다. ‘특혜’ 의혹이다. 한전공대 부지 제공과 함께 설립 부지 외 지역에서 5000여가구의 주택 건설을 추진하고 있어서다.

최근 부영그룹은 나주시에 한전공대 부지 기증분을 제외한 잔여지(35만2000㎡)에 5328가구 규모의 아파트 건설 도시관리계획 입안서를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나주시는 환경영향평가와 관계기관 협의를 거쳐 전남도 도시계획위원회에 심의를 요청할 계획이다.

입안서 제출로 부영그룹이 한전공대 부지 기증 대가로 5000가구 이상 초대형 단지 설립이라는 ‘특혜’를 받는 것이라는 비판이 나온다.

황광민 나주시의회 의원은 기부의 취지는 좋지만 개발이익을 노린 거래라는 의혹이 불거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부영주택이 낸 변경안은 용적률 179.94%, 최고 층수 28층으로 혁신도시 내 다른 아파트 용적률(175%, 최고 층수인 25층)와 비교되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을 지켜볼 때 부영그룹이 과연 한전공대 부지를 기부했는지에 대한 의문이 든다. 부영과 전남도, 나주시가 서로의 이익을 위해 거래했다는 비판이 오히려 설득력이 있다.

전남도와 나주시는 한전공대의 설립을 완성하고, 부영은 기부하고 남은 35만2000㎡ 부지를 통해 5328가구의 대단지를 조성하는 거래다.

해당 거래가 성사된다면 부영그룹 측은 당장 806억원의 자산을 잃지만 향후 그 몇 배에 달하는 이익을 얻을 수 있다. 전남도와 나주시도 국가원수의 정책에 일조했다는 무형의 공적을 갖게 된다.

비공개로 추진하고, 언론이 취재해 밝혀냈다는 사실도 이런 의구심을 강하게 만든다. 왜 아파트 설립 내용을 비공개로 했을까? 양측이 비공개로 했다는 점을 추정하자면 이런 것 같다.

현재 밝혀진 대로 한전공대 부지 잔여 토지에 부영 아파트를 건설한다면 이는 기부가 아니라는 주장에 힘이 실릴 가능성이 크다.

부영그룹 측은 이와 관련해 신중한 입장을 보이고 있다. 기부에 대한 시선이 다양할 수 있다는 멘트와 함께 별 다른 입장을 내비치고 있지 않다.

과거를 돌이켜보면 ‘오비이락’이라며 억울함을 외쳤던 많은 사건들이 서로 필요에 의해서 이뤄진 행동이라고 비판 받았던 경우가 많다.

2015년 발생한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이 대표적이다. 알려진대로 이 사건은 삼성그룹 핵심인 삼성전자의 지분을 확보, 그룹 경영 승계 안정성을 확보하기 위한 삼성의 필요성과 부정을 저지르고 있는 비선실세를 도와주기 위해 청와대의 요청을 거부하지 못한 국민연금의 손을 잡은 모양새다. 아직 최종 판결이 나오지 않았기에 모양새라고 표현했지만, 사실에 가까워 보인다.

이번 부영그룹 논란도 비슷해 보인다. 있는 그대로 이해하면 기부가 아니라 거래 가능성이 높다. 일각에서 ‘오비이락’이라는 주장을 펼치고 있지만, 모든 정황이 기부보다 거래라고 말하는 상황이다.

해당 의혹을 해명하기 위해 침묵하고 있는 부영그룹이 더 명확한 입장을 밝혀주길 바란다.

서효문 기자 shm@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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