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결정은 유로존 8월 물가상승률이 전년대비 0.3%에 그치며 디플레압력이 지속되고, 우크라이나 사태로 경기 둔화 우려가 높아지면서 추가 부양책을 시행한 것으로 풀이된다. 눈에 띄는 것은 추가양적완화의 가능성도 열어둔 점이다. 드라기 총재는 이날 10월부터 자산유동화증권(ABS)과 커버드본드를 매입하고, 그 매입규모는 ECB 통화정책 회의에서 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 가운데 ABS 매입은 은행보유자산의 매각을 ECB가 지원함으로써 은행의 대출을 도우려는 것이 목적이다. 금리인하보다 더 적극적인 금융완화수단이라는 것이다. 금리인하, ABS매입이 경기회복에 도움이 되지 못하면 최후의 카드인 추가양적완화를 결정할 것으로 보고 있다.
유진투자증권 김형닫기김형기사 모아보기중 투자전략팀장은 “마이너스 금리 및 ABS 매입에도 불구하고 경기 및 물가에 미치는 효과가 기대에 미치지 못한다면 미국식 양적완화(국채매입)를 시행할 수 밖에 없을 것”이라며 이번 ECB의 ABS 자산매입정책발표는 미국 및 일본식 국채매입에 앞선 사전단계로 보는 것이 타당하다”라고 말했다.
이번 결정으로 유럽계자금 유입이 촉진될 수 있다는 점에서 국내증시에도 긍정적이다. 지난 2011년 이후 세 차례에 걸친 ECB의 경기부양책 실시 이후 유럽계 자금의 국내 주식투자가 증가했다.
2011년 12월 ECB의 기준금리인하 및 1차 LTRO 결정 뒤 3개월동안 국내주식을 6.2조원 순매수 했다. 이어 2012년 7월 기준금리인하 결정 이후 3개월 동안에는 6.8조원을, 2013년 9월~10월에는 ECB 추가 기준금리 인하가 선반영되며 5.8조원을 순매수했다.
올해도 ECB가 지난 6월 기준금리인하를 단행한 이후 유럽계 자금은 3개월 연속 순매수로 전환했고, 유입규모(6월 985억원, 7월 6,254억원, 8월 1조 2,508억원)도 점차 늘었다는 점에서 유럽계자금의 추가매수도 기대된다는 것이다.
NH농협증권 김환 연구원은 “ECB 정책은 은행의 기업들에 대한 대출 여력을 높여줄 수 있다는 점에서 민간 경기 회복에 긍정적”이라며 “ECB의 경기 부양책 시행에 따라 국내 주식시장으로의 유럽계 자금유입이 확대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최성해 기자 haeshe7@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