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외환시장에서 12일 달러/원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2.10원 내린 1,179.50원에 거래를 마쳤다. 달러/원이 1,170원대로 내려선 것은 지난 6일(1,179.80원) 이후 4거래일만이다.
이날 달러/원 하락은 국내는 물론 아시아 금융시장 전반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산 속도 둔화 소식에 따라 리스크온 분위기로 흘러갔기 때문이다.
특히 상하이지수 상승 반전과 달러/위안 하락 등 중국발 훈풍이 국내 주식시장은 물론 서울환시 달러/원 하락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서울환시 마감 무렵 달러/위안은 역외시장에서 6.9678위안을 나타냈다.
다만 외국인 주식 투자자들이 주식 순매도 기조를 유지함에 따라 달러/원의 하락폭은 일정 부분 제한됐다.
■ 장 후반 역외 롱물량 축소 감지
이날 서울환시 주변 대외 환경은 달러/원 하락을 지지했으나, 역외는 좀처럼 롱포지션을 줄이지 않았다.
이 때문에 달러/원의 움직임도 장중 지지부진한 모습을 반복했다.
하지만 장 후반 들어 역외가 롱물량을 일부를 거둬들이면서 달러/원 하락에 속도가 붙었다.
역외의 투자심리 변화는 역내 참가자들의 매도로 이어졌고, 시장 수급 자체도 공급 우위로 전환되며 달러/원 하락을 부추겼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진자가 감소 추세를 보였다는 소식에 상하이지수가 반등하고, 달러/위안이 하락이 이들의 달러 매도 심리를 자극한 것으로 분석된다.
다만 장 막판 저가성 매수세와 주식 관련 수요가 유입되면서 달러/원의 낙폭은 다소 축소됐다.
■ 13일 전망…1,170원대 안착 가능할까
오는 13일 달러/원 환율은 미 주식시장 랠리가 지속된다면 1,170원대 안착과 함께 추가 하락을 시도할 것으로 예상된다.
미 주식시장은 기업들의 어닝서프라이즈와 함께 거시 경제 지표들이 잇따라 개선되자 아시아 주식시장과 달리 바이러스 악재를 일찌감치 털어낸 분위기다.
다만 글로벌 달러가 여전히 강세 분위기를 이어가고 있는 점은 달러/원 하락에는 분명 걸림돌로 작용할 수 있다.
B 은행의 한 딜러는 "유럽의 경기침체 우려로 달러의 강세 흐름이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며 "서울환시 역외 참가자들이 롱스탑에 나서지 않는 것도 바이러스 우려뿐 아니라 최근 달러 강세 흐름이 주된 원인일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그는 "달러/원이 1,170원대에 안정세를 찾으려면 주식시장뿐 아니라 글로벌 달러의 강세 움직임이 완화돼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성규 기자 ksh@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