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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태민의 채권포커스] '정부의 힘'으로 예상웃돈 4분기 GDP...정부 교란과 개선된 대내외 환경

장태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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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 2020-01-23 14:24

자료=한국은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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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금융신문 장태민 기자]

전날 한국은행이 발표한 2019년 성장률은 2.0%였다.

정부와 한은이 지속적으로 2% 달성을 언급해 왔기 때문에 특별히 예상을 벗어난 발표는 아니었다.

현실적으로 2% 달성이 쉽지 않았으나 정부는 재정을 활용해 '2'라는 숫자를 맞추겠다는 의지도 보였고, 실제 결과도 그렇게 나온 것이다. 한은 역시 11월 경제전망에서 '2'라는 수치를 제시했다.

사실 2019년의 2% 성장률은 10년만의 최저수준이었다. 하지만 2%도 나오기 쉽지 않다는 시각도 꽤 있었기 때문에 경제여건을 감안한다면 선방한 것이었다.

아울러 '2%'라는 수치를 맞추는 과정에서 4분기 성장률이 '상당히 좋게' 나와야 했다.

4분기 성장률은 전망을 크게 웃도는 수치를 보였다.

4분기 성장률은 전기비 1.2%, 전년비 2.2%를 기록했다. 사람들이 전기비 성장률 1%를 넘기 어렵다고 본 상황에서 꽤나 아름다운 수치가 나온 것이었다.

■ 기대 이상의 4분기 성장률..다시 재연된 4분기 '정부의 힘'

지출항목별 성장기여도를 보면, 최근엔 성장률 부진 뒤 정부의 기여도가 높아지는 모습이 역력히 나타나고 있다.

2018년 3분기 성장률이 0.5%에 그쳤을 때 민간기여도는 0.6%p, 정부기여도는 -0.1%p였다. 이후 다음 분기엔 성장률이 0.9%로 높아졌으며, 이 때는 민간기여도가 -0.3%p, 정부 기여도가 1.1%p를 기록했다. 성장률 부진 뒤 정부기여도가 크게 높아진 것이다.

이후 2019년 1분기 성장률이 -0.4%로 급전직하 할 때 민간기여도는 0.1%p, 정부기여도는 -0.6%p였다. 이어 2분기 성장률이 1.0%로 대폭 반등할 때 민간 기여도가 -0.2%p로 하락했고, 정부기여도는 1.2%p로 점프했다.

작년 3분기 성장률이 0.4%로 둔화(정부와 민간 각각 0.2%p씩 기여)된 뒤 2019년 성장률 2%가 만만치 않게 되자 다시 정부의 힘이 필요했다.

4분기 성장률은 결국 상당히 놀라운 1.2%까지 뛰었다. 민간의 기여도는 0.2%p에 그쳤으나 정부 기여도가 1.0%p로 작년 4분기(1.1%p) 이후 가장 컸다.

최근엔 한해 성장률 성적표 공개를 앞두고 연말 시즌에 정부가 막판 스퍼트에 나서면서 정부의 성장기여도가 커지는 모습들이 나타나고 있다. 아울러 이후엔 다시 기저효과를 감안해야하는 상황이 발생한다. 정부 역할이 중요한 포인트가 되면서 성장률 수치의 흐름이 매끄럽지 않은 상황이 이어지는 것이다.

금융당국의 한 직원은 이런 현상에 대해 "정부가 (성장률에) 교란요인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김두언 KB증권 연구원은 "4분기 성장엔 정부 역할이 컸다. 그래서 1분기 역성장 가능성이 커졌다"면서 "어쩌면 계절성이 생긴 것 같기도 하다"고 말했다.

그는 "1분기에 얼마나 조정될지가 관건"이라며 "세부적으로는 설비투자가 과연 반등하는지가 관전 포인트"라고 짚었다.

■ 정부 역할 한계 감안해 성장 전망 올리기 어렵다는 관점

최근 중국 전염병이라는 우발적 요인을 제외하면, 국내 경기를 둘러싼 대내외 여건이 상당히 우호적으로 변했다는 평가가 많았던 것이 사실이다.

미중 1차 합의나 반도체 회복 신호 등 한국경제 여건이 나아지는 모습을 보였기 때문이다. 하지만 한국경제가 정부 주도 경제로 변신하는 데 따른 '한계'를 거론하기도 한다.

공동락 대신증권 연구원은 "이번 4분기 GDP 지표를 통해서도 확인할 수 있듯이 민간소비가 전체적인 성장률을 하회할 정도로 회복 강도가 미흡하고, 건강보험급여비 등 정부소비가 이를 커버하고 있다는 것은 부담"이라고 밝혔다.

그는 "설비투자 역시 반도체와 같은 일부 산업에 편중된 회복을 보이고 있다는 사실 역시 올해 성장이 지난해보다 개선되더라도 여전히 제한적인 반등에 그칠 것으로 진단하는 근거"라고 밝혔다.

그는 또 "통상적으로 예상보다 지표 개선이 이뤄지면 이후 전망치를 상향하는 경우들이 많지만 이번 GDP는 지속성에 대한 의심이 큰 정부 부문의 역할로 인해 성장률 전망은 이전과 같은 2.1%로 유지한다"고 밝혔다.

이런 태도는 4분기 성장 확대에 따른 긍정적인 모멘텀보다는 4분기에 높아진 기저로 인한 부정적 효과에 무게를 두는 시각이다.

증권사의 한 채권딜러는 "4분기 성장률이 예상보다 좋게 나온 것은 사실"이라며 "하지만 정부소비를 제외해 버리면 높은 점수를 주기 어렵다"고 말했다.

그는 "4분기 성장률이 수치 측면에선 서프라이즈였지만, 내용 측면에선 (경기 기대감을 키워) 채권시장을 크게 긴장시킬 정도는 아니었다"고 평가했다.

■ 대내외 성장 우호적 분위기로 2% 중반 가능성 있다는 관점

하지만 어찌됐든 최근의 국내외 분위기가 우호적으로 바뀌었다는 점을 감안해 성장률이 당초 예상보다 높아질 것이란 관점도 늘어났다.

최근 경제성장률 전망에 대한 분위기는 이전 전망들과 비교할 때 '중립 이상'으로 바뀌어가는 면이 있다. 최근 사람들의 시선을 사로잡은 중국 전염병이 경제에 부정적인 요인이지만, 현재로서는 그 영향을 가늠하기 쉽지 않다.

이승훈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지금은 작년 전망 때에 비해 긍정적인 변화들이 나타나면서 민간 내수기여도를 플러스 영역으로 복귀시킬 가능성이 커졌다"면서 "반도체와 수출이 성장률을 끌어올릴 수 있는 요인"이라고 평가했다.

미국과 중국이 1단계 무역협상에 도달하면서 정책 불확실성으로 위축됐던 제조업 수요가 점차 개선됐다. 또 예상보다 빠른 시점에 반도체 가격 하락이 진정된 점도 한국경제에 대한 기대감을 키웠다.

이 연구원은 1월 20일까지의 반도체 수출이 전년대비 8.7% 증가로 전환돼 올해 반도체 2사의 매출(단위 출하량 ASP)에 대한 가정도 올해 한 자리 후반에서 10%대 중후반으로 개선됐다고 밝혔다. 반도체 수출이 전체 수출의 15~20% 내외임을 고려해볼 때 반도체 매출 전망의 상향 조정은 수출 전망을 끌어올릴 수 있다.

그는 또 반도체 업체들은 DRAM과 NAND 초과수요에 대응하는 한편, 시장 지위 유지(향후 증산)를 위해 이르면 올해 하반기부터 반도체 장비투자와 자본재 수입을 본격화할 것으로 보면서 설비투자를 밝게 하는 요인으로 봤다.

이런 분위기 변화와 함께 어째됐든 정부가 돈을 더 쓰는 데다 성장기여도 높은 항목에 들어가는 투입되는 자금도 늘어 성장이 나아질 수 있을 것으로 봤다.

2020년 SOC 예산은 23.2조원으로 2019년 19.7조원 대비 17.8%나 늘었다. 2018년에서 2019년 사이의 증액 규모(0.7조원)를 크게 웃돈다. 작년 4분기부터 플러스 영역으로 올라선 건설투자를 완만하게 끌어올릴 수 있는 요인이다.

이 연구원은 소비에 대한 우려가 남아 있으나 글로벌 불확실성 완화 및 주식시장 상승과 연동된 소비심리 개선 가능성 등은 희망적인 부분이라고 풀이하면서 올해 성장률 전망을 2.2%에서 2.3%로 상향조정했다. 아울러 한은이 11월에 발표한 2020년 성장 전망치 2.3%와 같아져 기준금리는 동결될 것이라고 전망을 수정했다.

대외 환경 개선, 완화적인 통화정책과 한층 확대된 재정정책 등을 감안할 때 올해 성장률이 2%대 중반까지 올라갈 수 있다는 기대감도 엿보인다.

하건형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작년 말 G2 1단계 무역 합의, 노딜 브렉시트 해소 등 정책 환경 개선 조짐 속에 수출 개선이 시차를 두고 나타날 것"이라며 "여기에 한은의 통화완화 기조, 2020 총지출 예산 9.1% 증액 등 확장 정책은 계속된다"고 지적했다.

그는 "2분기 연속 재고 부담이 낮아진 만큼 대내외 수요 개선에 따른 생산활동 회복이 예상된다"면서 "2020년 경제성장률은 2% 초중반 수준의 반등이 기대된다"고 덧붙였다.


자료=한국은행



장태민 기자 chang@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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