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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수의 미술事色③] 어떻게 사야하는가? 문제는 다섯점이다

박정수 정수아트센터관장

기사입력 : 2020-01-16 04: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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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년 전부터 잊을 만하면 찾아오시는 분이 있다. 젊은 미술인의 작품을 꽤 많이 구매하시는 분인데 한 점을 구매하더라도 온갖 정보를 수집한 이후에 결제한다. 구매금액은 50-200만원 사이, 작품 크기는 주로 20호 이내의 작품을 선택한다. 다양한 방식을 통해 작품과 작가에 대한 정보 수집을 마치면 신중한 결심으로 작품을 결제한다.

그런데 문제는 항상 작품을 구매한 후에는 의견을 물어온다는 것이다. 이미 구매하였는데 나쁘다 그러면 기분이 좋지 않을 것이기 때문에 항상 선택 잘했다는 말만 한다. 무조건 ‘잘 사셨노라’는 말 외에는 달리 할 말이 없다.

어쩌다 방문하면 족히 두 세시간 이상을 소요하면서 온갖 질문과 미술시장의 동향을 물어온다. 간혹 귀찮기도 하고 힘겹기도 하지만 나름 최선을 다해 응대한다. 이분의 대화 특징 중의 하나가 ‘아직 초보라서..’와 ‘잘 모르지만...’이 입에 붙어있다. 작품을 구입하기 시작한지 10년이 다 되어가면서도 말이다. 다른 화랑에서는 그것이 통해 다양한 정보를 제공받을지는 모르지만 나는 ‘잘 아시면서 왜 그러세요.’라는 말을 반복한다. 젊은 작가(30대 40대 초중반)의 작품 구매를 주로 해 왔기 때문에 앞으로 한 4-5년 후면 자신의 선택에 대한 판단과 결론이 나리라 예상된다.

왜냐하면 젊은 작가의 작품을 구매한 후 10년 내외 후에 작품 활동을 계속하고 있는지 쉬고 있는지, 다른 직업을 선택했는지 알 수 있기 때문이다. 아무리 열심히 하고 아무리 훌륭한 작품이라 각광을 받아도 10년이라는 시간이 경과한 후에는 열중에 두셋 정도만 남아있을 뿐이다.

미술품을 처음 구매하는 이들은 자신의 취향을 잘 알지 못한다. 어떤 그림을 좋아하는지, 어떤 이미지에 관심을 두는지를 가늠하기 어렵다. 재미있는 영화와 감동받은 영화, 즐거웠던 영화가 다르듯 미술 감상도 각양의 감성을 달리하는 분야이다.

그림을 사겠노라 마음먹고 아트페어나 전시장에 방문하면 눈에 든 작품은 예쁘기는 한데 뭔가 좀 부족하다 느끼기 십상이다. 예쁜 꽃과 바구니가 그려진 정물화나 고향마을 같은 풍경화가 맘에 들긴 하는데 집에 갖다 걸어놓기에는 뭔가 꺼림직 한 부족분이 있다고 느낀다. 풍경화나 정물화가 예술성에서 뒤진다는 말이 아니라 초보 구매자에게 마음에든 작품들은 대다수가 예쁘고 정감어린 그림이기 쉽다는 의미이다.

벽에 그림 한 점 걸겠다는 마음에 탐탁지 않음은 무슨 일인가. 여기에 마음에 들어온 그림 값은 툭하면 2백, 3백만원이다. 이러다가는 평생 그림 한점 살 수 없다. ‘실패는 성공의 어머니’라는 말을 믿어보자. 무조건 사보는 것이다. 사서 벽에 걸어두고 보다보면 맘에 들기도 하고 맘에 들지 않기도 한다.

구매자가 그림 한 점 사기에도 이러하지만 갤러리스트도 그림사는 고객을 만나기가 무척 어렵다. 호객행위해서 그림이 팔린다면 얼마든지 ‘골라골라’ 하겠지만 예술작품이 갖는 특성이 진중하다보니 그들이 사는 것 만큼 파는 것도 힘겹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 구매자에게 다섯 점 이상만 팔고나면 거의 애호가가 되거나 단골손님이 된다. 왜 하필이면 다섯점이냐고 묻지 않았으면 좋겠다. 이건 순전히 경험치에서 비롯된 수치 일뿐이다.

문제는 다섯 점이다. 다섯 점에 얼마의 비용을 사용할지는 각기 다른 문제임에 분명하다. 이쯤 되면 본전생각 하기 시작한다. 자신이 선택한 작품에 대한 기호도도 생기고 구매한 작품 중에 가격이 오른 것이 있거나 거래가 전무한 작품도 있다. 이쯤 되면 귀가 열리기 시작한다. 누군가의 훌륭한 충고도 ‘내 돈 내고 내가 사는 것.’ 때문에 의견과 충고는 의견과 충고에 지나지 않는다.

미술품, 사기는 쉬워도 팔기는 어려운 품목이다.

길거리에서 구매한 예술작품을 닮은 미술품을 제외하고 돈을 주고 매입한 미술품이 다섯 점 넘게 소장하고 있는 분이라면 지금 이야기에 귀를 기우려야 한다. 경험치를 통해본 애호가의 귀로에서 매우 조심하여야 할 이야기들이기 때문이다. 지난 회에 거론된 바 있는 ‘눈에 든 그림’을 조심하라는 것을 조금 더 구체적인 접근이다.

인사동이나 화랑가 등지에 전화를 걸어 지금 소장하고 있는 작품들의 작가명을 거론하면서 작품을 매입해 줄 수 있는지를 물어보라. 매입해 달라고 하면 10중 8은 거래가 어렵다고 할 것이다. 조금 용기를 가지고 소장하고 있는 작품의 작가명을 대면서 20호 내외 작품 구입할 수 있는지를 물어보라. 구입의사를 물어보면 응대하는 폼 새가 다를 것이다. 예전에는 ‘이 작품 얼마예요?’라고 하면 커피라도 제공 받던 시절도 있었다. 우리나라에서만 1년에 크고 작은 아트페어가 100번쯤 개최되기 때문에 이제는 이런 것 통하지 않는다.

재테크를 원한다면 직거래(예술가에게 직접 사기)를 피하라.

화랑에서 작품을 구매하면 미술가에게 직접 거래하는 것보다 비싼 것은 분명하다. 초대전의 경우 화랑 마진이 40~50%인데 친한 예술가의 작품을 사줄 때 화랑을 통하지 않고 직접 구매하면 최소한 30%싸게 살 수 있다. 화랑 마진을 주지 않아도 되고, 화가는 더 많은 금액을 받을 수 있다. 하지만 직접 구매한 작품에 대한 화랑 보증서나 판매처가 불분명하기 때문에 화랑에서 거리를 꺼릴 수밖에 없다. 100만원 작품을 70만원에 샀다 할지라도 100만원에 팔리기를 기대한다. 혹 화랑에서 위탁 받았다 할지라도 130만 원 이상을 받아야 한다. 거래가 성사 될 리 만무하다. 그래서 가격을 책임질 수 있는 중간 거래상이 필요하다. 이곳이 화랑이다.

화랑에서는 다섯점 이상 구매할 수 있는 고객을 확보하여야 하고, 고객은 다섯점 이상 구매시 환금성과 원가를 보장해 줄 수 있는 화랑을 확보하여야 한다. 서로간의 공생이다.

다음 작품은 정수아트센터의 전속으로 활동하고 있는 박초현 화가의 작품이다. 종교적 색채뿐만 아니라 작품세계에 대한 다양한 철학적 입장을 지향한다. 작품 <다 이루었도다>는 3년이 넘는 기간 동안 믿음과 간증의 신념으로 제작한 작품이다. 이 작품은 그린다는 개념보다는 신념에 대한 감성을 드러내는 것 혹은 찾아가는 것으로의 지향점이다.

▲박초현, 다 이루었도다, 227.3×181.8cm, 비단위에 채색. 금박. 석채, 2019, 2,500만원(좌)▲박초현, Pneuma_Shining ones, 91×116.5㎝, 캔버스에 알루미늄. 커팅. 유화. 분채, 2019, 600만원 (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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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neuma_Shining ones>는 호흡이라는 원초적 생명의 근원을 이야기 한다. 캔버스에 유화물감을 사용하는 것 만이 회화작품이 아니라는 현대미술의 한 단면이다. 재현의 입장에서 인물화나 풍경화를 그리던 것에서 사상과 표현에 대한 기법연구가 중심을 이루고 있다. 경제활동에서 예술가의 활동으로 접어들면서 혼자만이 시간과 사회와의 갈등, 정신적 치유를 위한 예술탐닉의 과정이다.

▲박초현, The last dinner, 57×76㎝, 종이위에 분채, 2020, 200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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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초현, 무제, 76×57㎝, 종이위에 분채, 2020, 200만원





박정수 정수아트센터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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