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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우리는 언제 어디에 집을 사야 할까?”

김민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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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 2018-11-18 12:37

초강력 정부 대책에 전세 쏠림 움직임

집 사려면 내년에… 금리인상 여부가 최대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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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금융신문 김민정 기자]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8번째 부동산 대책이 나온 지 두 달이 훌쩍 넘어섰다. 급등하는 서울 집값을 잡기 위해 세금확대, 대출규제 강화, 수도권 신규택지 공급 등을 내세우며 주택시장 안정화를 꾀했지만, 대책의 실효성에 대해서는 여전히 의견이 갈리고 있다. 그렇다면 실제 부동산시장은 정부의 전방위적인 9.13 대책 이후 어떻게 변화했을까.

시장은 숨고르기…매도·매수자 모두 ‘눈치만’

현재 서울 부동산시장은 숨고르기에 들어간 모습이다. 매도자와 매수자가 관망세로 돌아서자 거래량이 줄면서 급등하던 아파트값 상승세도 주춤한 모습을 보였다.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9월 마지막주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 주간 가격 변동률은 각각 0.10%로 9월 셋째주(0.26%)보다 0.16%포인트 감소했다. 서울 아파트값 상승률은 9월 3일 0.47%를 기점으로 9.13 대책을 앞둔 10일 0.45%로 상승세가 점차 둔화된 데 이어 3주 연속 하락세를 이어갔다. 특히 9월 마지막주 상승률은 지난 7월 17일 0.10% 이후 2개월 만에 최저수준이다.

특히 서울 주택 매매시장은 급냉각하기 시작했다. 9.13 대책 이후 부동산시장 거래건수는 전월 거래량의 5분의 1에도 못 미치는 수준으로 감소했다.

주택시장에서 매물이 자취를 감춘 데에는 양도세 부담이 늘어나 임대주택 등록을 선택한 주택 보유자들이 많아졌다는 점 역시 한 몫을 한다. 단기간에 집값이 많이 올라 양도 차익이 그만큼 커졌지만, 8.2 대책으로 서울에 사는 다주택자가 주택 매도 시 양도세가 10~20% 중과되고 장기보유특별공제가 적용되지 않기 때문이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8월말 기준 전국 임대사업자는 34만 5,000명, 임대주택 수는 120만 3,000채로 집계됐다. 임대주택에 등록된 주택은 5년 이상 보유해야 세금혜택을 받게 된다. 바꿔 말하면 120만 3,000채가 5년간 매물로 나오지 못한다는 의미다.

심교언 건국대학교 부동산학과 교수는 “시장에 매물이 풀려야 가격 안정이 이루어지는데 거래를 막아놓은 상태에서는 한두 건의 아파트 거래만으로도 가격이 급등하게 된다”며 “현재는 정부가 고강도의 규제정책을 내놓은 데다 금리인상 이슈 등이 있어서 매도자와 매수자가 쉽게 거래에 나서지 못하고 있지만, 서울 개발소식이 들려오면 다시 가격이 급등할 것”이라고 말했다.

대출 확 쪼인 정책… 전세시장 몰리나

정부가 발표한 9.13 부동산 대책은 종부세 대상을 2주택자까지 확대하고 2주택자 이상 다주택자의 주택구입을 위한 주택담보대출을 꽁꽁 묶었다.

다주택자들의 세금부담을 높이고 신규주택 취급 통로를 차단하기 위해 대출규제를 강화했다. 특히 9.13 대책은 대출규제라고 불릴 만큼 1주택자마저 주택담보대출 금지 대상으로 넣었다. 수도권에 집을 한 채라도 가지고 있다면 규제지역 안에서 추가 대출을 받을 수 없게 됐다.

수도권 규제지역에는 서울을 포함해 과천, 광명, 하남, 성남시 분당구 등이 포함됐다. 이들 지역에 집을 갖고 있을 경우 자녀 교육 목적이거나 근무지가 아무리 멀다고 해도 주택담보대출이 제한된다. 특별한 사정이 없다면 수도권 1주택자는 대출을 받아 집을 추가로 살 생각도 못하게 하겠다는 의도다.

이처럼 대출이 막히다 보니 오히려 전세보증금을 올리는 사례도 증가하고 있다. 대출이 막힌 집주인들이 전세보증금을 올려 자금조달을 하기 시작한 것이다.

현재 서울 전세가격은 석 달 연속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서울과 수도권 전세가격은 지난해 11월 이후 10개월만에 상승세로 전환했다.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지난 9월 서울 주택 전세가격 상승률은 0.26%로 전월 대비 0.06%포인트 올랐다. 지난 7월 상승 전환한 이후 2개월 연속 상승폭을 키우면서 전세가격 강세가 이어졌다.

전세수요 역시 증가하고 있다. 부동산 대책 강화로 세금과 대출부담이 늘어나면서 실수요자들이 주택 구매 대신 전세를 선택하고 있기 때문이다.

윤석모 삼성증권 연구원은 “정부의 연이은 주택 매매시장 규제로 전세가 상승폭이 빨라지고 있다”면서 “반면 다주택자에 대한 대출과 보유세 강화로 전세주택 공급은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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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수요자 주택 구입 환경, 나아졌을까?

그렇다면 서울 집값 잡기에 총력을 기울인 정부 정책으로 과연 실수요자들의 내 집 마련이 좀 더 나아졌을까. 앞서 정부는 9.13 대책을 내놓으며 ‘투기수요 근절·실수요자 보호·맞춤형 대책’이라는 3대 원칙에 입각했다고 강조했다.

실제 무주택자는 이번 대출규제에서 벗어나 주택담보대출 제한이 원칙적으로 없다. 단 공시가격 9억원 이상 고가주택 구입 시 2년 안에 전입해야 한다. 문제는 주택담보대출 시 고려됐던 LTV(주택담보대출비율)와 DTI(총부채상환비율)에 이어 DSR(총부채원리금상환부담비율)이 적용돼 대출규제가 심화되고 있다는 부분이다.

총부채원리금상환부담비율이 실행에 들어가면 신용대출 원리금이나 전세보증금 대출 이자까지 주택담보대출 원리금과 합쳐 심사하게 돼 개인들의 대출 문이 더욱 좁아지게 된다.

정부가 실수요자를 위한 부동산 대책을 내놓았지만, 개인이 보유한 모든 대출을 고려해 대출이 실행되기 때문에 무주택자라 해도 신규로 돈을 빌리는 데 제약이 높아졌다.

서울 아파트 중위가격은 2009년 7월 5억원을 넘은 이후 지난 9월 처음으로 8억원을 돌파했다. 중위가격은 주택 매매가격을 순서대로 나열했을 때 중간에 위치한 가격으로 시세 흐름을 판단하는 지표로 쓰인다.

강남 11개구의 중위가격은 사상 처음으로 10억원대에 진입했다. 서울 아파트 평균 매매가는 7억 238만원으로 사실상 월급을 모아서 서울에서는 집을 사기가 어렵다.

집값이 높아져만 가고 있는 상황에서 무주택자가 주택담보대출 추가 규제를 받지 않는다고 해도 이미 서울 및 수도권은 LTV와 DTI 규제가 강화돼 내 집 마련은 쉽지가 않다.

금감원이 발표한 ‘8.2 대책 영향 분석’ 자료에 따르면 8.2 대책 이전 LTV 40%를 초과해 대출 받은 사람이 전체 대출자의 81%에 달한다는 내용은 대다수가 대출에 기대 내 집을 마련한다는 반증이다.

금융감독원 역시 새로 바뀐 대출규제 영향으로 주택담보대출 수요자 30%의 대출한도가 줄어든다는 시뮬레이션 결과를 발표했다. 9.13 대책으로 무주택자 등 실수요자의 추가 대출규제가 없었다지만 내 집 마련이 어려운 여건은 바뀌지 않은 것이다.

금리인상으로 집값 하락이 예상되는 상황 역시 무주택자들이 주택 구입에 선뜻 나서지 못하는 요소로 작용한다. 무주택자들과 1주택 실수요자들의 위험회피 성향이 높기 때문이다.

황규완 하나금융경영연구소 건설부동산 부문 수석연구원은 “위험회피 성향이란 이익을 볼 때의 기쁨과 손실을 볼 때의 슬픔을 비교했을 때 그 두 개가 대칭이 되지 않기 때문에 나타나는 성향”이라면서 “무주택자나 1주택자는 다주택자들보다 가지고 있는 자산이 적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집값이 하락할 때를 더 두려워해 주택 구입보다 전세를 선택한다”고 말했다.

집값 상승은 글로벌 트렌드

사실 부동산 가격이 상승하는 주요 요인은 ‘글로벌 트렌드’로도 설명된다.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회원국 주택가격지수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전에 기록한 전고점을 이미 돌파했다.

OECD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 기준 43개 회원국 평균 집값 지수가 112를 기록해 2007년 전고점(110.5)을 처음으로 넘어섰다.

세계 부동산 가격이 오르는 것은 글로벌 양적완화로 풀린 돈이 자산시장으로 향하기 때문이다. 유동성에다 저금리 기조까지 더해지면 집값이 크게 오른다.

국제결제은행(BIS) 보고서를 보면 기준금리가 1%포인트 하락하면 3년간 집값이 3.5%가량 상승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미국 경제지표가 호전되기 시작한 2015년 하반기부터 미국뿐 아니라 글로벌 집값이 일제히 상승세를 보였다.

이러한 세계 흐름에 우리나라 부동산 흐름도 동기화돼 있기 때문에 국내 정책만으로 집값을 잡기에 한계가 있다. 물론 우리나라는 세계 평균으로 보면 3.3㎡ 기준 4,680만원(도심)으로 저렴한 편이다.

홍콩은 9,750만원, 싱가포르는 6,830만원, 런던은 6,820만원이다. 한국의 집값이 저렴한 이유는 서울·수도권과 지방이 극단적으로 양극화돼 있기 때문이다. 정확히는 서울만 세계 흐름을 따라가고 있다. 우리나라보다 집값이 덜 오른 나라들은 대부분 저개발 국가이거나 경제위기를 겪는 나라다.

집을 사려면 내년이 적기

전문가들은 연말까지는 눈치보기가 계속될 것으로 예상되지만, 시장 전망은 나쁘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현재 집값이 오르는 곳은 신규 공급이 이뤄지지 않는 지역들이 대부분이어서 정부가 계속해서 공급 확대보다 거래 억제에 주안점을 두는 이상 서울 집값은 계속 오를 수밖에 없다는 게 중론. 결국 부동산 전문가들 사이에선 정부가 잇달아 규제를 내놓고 있긴 하지만 중장기적으론 시장에 영향을 미치지 못할 것이란 시각이 많은 것으로 분석된다.

다만, 올해 안에 기준금리 인상의 가능성이 있고, 지난 1년간 서울을 비롯한 핵심지 집값이 지나치게 많이 올랐기 때문에 작게나마 한번은 조정이 올 것으로 보여 집을 사기 위한 ‘적기’는 ‘내년’이 될 전망이다.

박원갑 KB국민은행 수석부동산전문위원은 “부동산시장 향방을 가늠할 수 있는 최대 변수가 금리”라면서 “금리 인상 가능성이 많은 만큼 시장 위축과 관망세가 길어질 것이고 집값이 하방 압박을 받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특히 전문가들은 실수요자라면 서울 속 베드타운이라고 하는 강북권 4개동 상계·중계·하계, 월계동까지 포함하는 이 지역을 눈여겨 볼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이 지역은 이미 교통이 완벽히 갖춰졌고, 교육이나 생활환경 등의 인프라도 잘 되어 있기 때문이다.

고준석 신한은행 부동산투자자문센터장은 “강북지역이 최근 많이 오르긴 했지만, 여전히 서울 다른 지역에 비해서는 저렴하기 때문에 지금이라도 내집마련을 하는 것이 좋다”며 “상계주공 8단지는 이미 재건축을 시작했고 앞으로도 재건축을 진행할 수 있다는 것도 장점”이라고 설명했다.

고 센터장은 또 “9.13 대책 이후 서울 집값 상승에 대한 급한 불은 껐지만, 서울과 지방의 양극화는 더욱 심해질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다만 관광인프라가 증가하는 곳, 예를 들어 양양고속도로 개통 이후 양양과 속초, 남북관계 호전으로 인해 북으로 갈 수 있는 고성 등과 이런 지역들은 관광인프라가 증가할 것이다.

제주 역시 신공항 건설되면 제주에 들어가는 단가가 더 낮아지면서 인프라가 확대됨에 따라 이런 지역의 집값은 오를 수 있다”고 밝혔다.

※ 본 기사는 한국금융신문에서 발행하는 '재테크 전문 매거진<웰스매니지먼트 11월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김민정 기자 minj@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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