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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성훈 대표 “최적 솔루션 제공해 WM 강자 등극”

한아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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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 2018-07-02 00:00 최종수정 : 2018-07-02 08:20

신뢰 회복·주주가치 제고 항해 심기일전
호실적 거듭 올해 영업익 71% 증가 예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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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 구성훈 삼성증권 대표

▲ 사진: 구성훈 삼성증권 대표

[한국금융신문 한아란 기자] 구성훈 호(號) 삼성증권이 암초에 부딪혔다. 지난 4월 6일 삼성증권에서 발생한 사상 초유의 배당사고로 증권업계를 넘어 전 금융권은 충격과 혼란에 빠졌다. 구성훈 삼성증권 대표(사진)는 이에 대한 책임론을 떠안고 3개월 직무 정지 위기에 직면했다. 출범 약 3개월 만의 일이다.

‘신뢰회복’을 최우선으로 내걸고 백방으로 뛰고 있는 구 대표가 풀어나가야 할 과제는 산적하다. 지난 21일 금융감독원은 제15차 제재심의위원회를 열고 삼성증권에 대해 신규 투자자에 대한 지분증권 투자중개업 등 일부 영업정지 6개월과 과태료 부과를 의결했다.

구 대표에 대해서는 3개월 직무정지를, 전직 대표 3명에 대해서는 직무정지 또는 해임요구 등의 조치를 금융위원회에 건의하기로 했다. 제재안은 조치대상별로 금융감독원장 결재와 증권선물위원회 심의 및 금융위원회 의결을 통해 최종 확정될 예정이다. 그러나 삼성증권은 당분간 초대형 투자은행(IB) 사업을 비롯해 신사업 개척이 불투명한 국면에 진입했다.

◇ 모럴해저드·시스템 부실 수면 위로

지난 4월 6일 9시 35분경 삼성증권 주가가 급락하기 시작했다. 총 500만주가 넘는 매물이 주식시장에 그대로 쏟아지면서 이날 장 초반 변동성 완화장치(VI)는 7차례나 발동됐다.

사건의 시작은 주가가 흔들리기 시작한 때로부터 단 5분 전. 삼성증권은 우리사주 조합원에 현금배당을 지급하는 과정에서 1주당 1000원의 배당금 대신 1000주의 주식을 입고했다. 매매정지 조치가 이뤄지는 데 걸린 37분의 시간 동안 22명의 직원은 1208만주의 매도주문을 냈으며 이중 총 16명의 501만주가 체결됐다.

이들 중에는 애널리스트를 비롯해 팀장급 간부와 리스크 관리 직원, 기업금융 직원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져 충격이 더해졌다.

금감원은 착오 입고주식임을 알면서도 고의로 매도 주문한 직원 21명에 대해 업무상 배임·횡령 혐의로 지난달 16일 검찰에 고발했다. 검찰은 이 중 팀장급과 과장급을 포함해 총 3명에 대해 지난 21일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시스템 결함 문제도 도마 위에 올랐다. 지난달 8일 금감원은 ‘삼성증권 배당사고에 대한 검사결과’를 발표하고 삼성증권의 우리사주 배당시스템의 결함을 지적했다. 원승연 금감원 부원장은 “이번 사고는 삼성증권의 내부통제 미비와 전산시스템 관리의 부실이 누적된 결과”라고 꼬집었다.

삼성증권의 우리사주 배당시스템은 현금배당과 주식배당이 동일한 화면에서 처리되도록 구성되어 있었다. 무엇보다 발행주식 총수(약 8900만주)의 30배가 넘는 주식(약 28억1300만주)이 입고되어도 시스템상 오류검증 또는 입력 거부가 되지 않았다.

주식매매시스템 역시 예탁결제원의 확인 없이도 실물주식이 매도될 수 있도록 설계되어 있었다. 존재하지 않는 ‘유령주’가 시장에 떠돌아다닐 수 있다는 사실은 시장에 적잖은 혼란을 양산했다. 정상적으로는 실물 입고된 주식의 진위성에 대해 예탁결제원의 확인을 받은 뒤에 고객의 주식매도를 허용하는 절차를 거쳐야 한다.

삼성증권은 사고 이후 재발방지대책을 세우는 등 사고 수습에 바쁜 3개월을 보냈다. 구 대표는 사고를 딛고 환골탈태하겠다며 투자자 신뢰회복과 주주가치 제도를 내걸고 있다.

먼저 지난 4월 말 구 대표 산하의 혁신사무국을 신설했다. 혁신사무국은 혁신자문단, 전문가컨설팅, 임원 협의체, 실무 협의체로 구성되어 사내 정보기술(IT) 부문과 내부통제, 조직문화, 신뢰회복 등 회사업무 전반을 점검해 개선방안을 찾는 업무를 맡고 있다.

삼성증권은 우리사주 배당시스템과 프로세스를 재정비하고 내부통제 시스템을 강화했다. 내부 배당금 지급 업무를 임직원 대상은 재무팀이, 일반 주주 대상은 증권관리팀이 별도로 분리해 관리하도록 했다. 배당금 입금 계좌는 주식 계좌에서 CMA 계좌로 변경했다.

임직원 주식매매도 제한하고 있다. 임직원이 매수 또는 매도주문을 낼 경우 모든 건에 대해 준법감시팀 사전 승인을 거치게 하고 매수 후 30일간 매도금지, 주식 입고 당일 매매 금지 등의 규정을 뒀다.

구 대표는 임직원들에 직접 메일을 보내 신뢰회복을 당부하기도 했다. 지난 22일 구 대표는 전 임직원들에게 ‘우리가 우리를 믿읍시다’라는 제목의 메일을 통해 “고객과 주주는 우리에게 신뢰회복이라는 엄청나게 크고 무겁고 어려운 숙제를 주셨다”며 “한 치 흔들림 없이 숙제를 완수하여 역시 삼성증권이라는 말을 다시 듣자”고 강조했다.

◇ 발행어음 인가 등 신사업 제동

금융회사가 당국으로부터 일부 영업정지 제재를 받으면 조치일로부터 향후 2년간 신사업을 할 수 없다. 이에 삼성증권의 단기금융업 인가는 사실상 일시 좌초됐다는 목소리도 나오는 상황이다.

초대형 IB로 지정된 5개 증권사 중 한국투자증권이 선발 주자로 발행어음 사업을 추진해온 가운데 NH투자증권도 시장에 뛰어들어 경쟁에 박차를 가하기 시작했다. 여기에 KB증권도 제재 기간 만료를 앞두고 있어 사실상 삼성증권은 경쟁 구도에서 밀려나게 됐다는 우려도 있다.

앞서 삼성증권은 실질적 대주주인 이재용닫기이재용기사 모아보기 삼성전자 부회장이 뇌물 공여 혐의로 재판을 받으면서 단기금융업 인가에 한차례 제동이 걸렸다. 지난해 8월 금감원은 이 부회장의 재판 결과가 확정될 때까지 삼성증권의 단기금융업 인가 심사를 보류하겠다고 밝혔다.

이후 삼성증권은 지난 2월 이 부회장이 항소심에서 집행유예를 선고받고 석방되면서 단기금융업 인가를 다시 노려볼 기회를 맞았다. 발행어음 사업은 초대형 IB의 핵심 업무라고 칭해지고 있는 만큼 삼성증권은 적극적인 드라이브를 걸 채비에 나섰다. 그러나 이번에는 배당사고 여파로 이마저 힘든 상황이 되면서 기업금융 중심의 신규 수익원 확보는 위기에 처했다.

단기금융업 인가는 물론 기관투자자와의 거래에도 차질이 빚어질 전망이다. 배당사고 이후 국민연금과 사학연금, 공무원연금, 교직원공제회, 군인공제회 등이 연이어 삼성증권과의 거래를 중단한 바 있다. 이에 위탁매매 시장점유율(M/S)은 주간 평균 배당사고 직전 6.9%에서 6.1%까지 하락했다. 또한 제재 확정 시 6개월 동안 삼성증권은 신규투자자에 대한 지분증권 투자중개업 등의 일부 영업이 정지된다.

다만 신규 증권계좌 개설이 중단되더라도 기존고객의 거래는 가능하고 펀드 등 금융상품 판매는 현재와 같이 신규 및 기존고객에게 모두 영업을 영위할 수 있어 재무적인 영향은 제한적일 전망이다. 정상 영업이 가능한 IB, 자산관리(WM), 상품운용부문에서의 안정적인 이익창출도 지속될 것으로 관측된다.

지난 5월 기준 삼성증권의 활동 위탁매매계좌는 29만5000개, 위탁매매금액은 31조1000억원이다. 이 가운데 기존고객 비중이 계좌 기준 94.2%, 위탁매매금액 기준 98.4%으로 매우 높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한국신용평가 권대정 연구원은 “위탁매매 영업에서 기존고객의 기여도는 99% 상당으로 판단한다”며 “신규 증권계좌 개설이 6개월간 중단되어도 기존의 두터운 고객기반을 바탕으로 안정적 영업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제재로 인한 평판 저하는 피할 수 없는 요인으로 꼽히고 있다. 이남석 KB증권 연구원은 “금융감독원의 제재안이 최종 확정될 경우에도 일부 영업정지에 의한 재무적 손실은 크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며 “반면 신규사업 진출 제한으로 인한 발행어음 사업 인가 지연과 브랜드 가치의 손상은 주가에 부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 WM·IB 연계로 법인시장 공략

삼성증권의 영업순수익 점유율은 최근 3년(2015년~2017년) 평균 7.4%에서 올 1분기 8.8%로 성장했다. 삼성그룹 기반의 높은 신인도와 광범위한 영업네트워크를 바탕으로 위탁매매 및 자산관리, IB 등의 사업 부문에서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최근 장외파생상품, 퇴직연금, CMA 및 신탁업 등으로도 수익원 다각화에도 발을 들이고 있다.

삼성증권의 올 1분기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141.3% 증가한 1801억원으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당기순이익은 1326억원으로 137.5% 늘었다. 매출액은 1조3011억원으로 11.1% 줄었다. 리테일 전체 예탁자산이 195조원을 기록했고 1억원 이상 개인 고객의 예탁자산이 전체의 절반이 넘는 107조원을 차지하는 등 WM사업의 강력한 경쟁우위를 유지했다는 평가다.

삼성증권 관계자는 “주식중개 활성화로 인한 순수탁수수료 증가 및 펀드와 주가연계증권(ELS), 랩 상품 등의 판매호조로 인한 금융상품 예탁자산 증가, IPO·M&A 실적 확대로 인한 인수 및 자문수수료 증가 등 전사 각 부문이 고르게 양호한 성과를 시현했다“고 설명했다.

지속적인 거래대금 증가에 따른 브로커리지 수익 증가로 지난 4월과 5월 당기순이익은 각각 317억원, 380억원을 기록했다. 배당사고로 인한 매도주문 이행, 개인투자자 배상, 거래세 등의 관련 손실액 99억원은 4월 실적에 반영됐다.

삼성증권은 전통 IB 부문인 주식발행시장(ECM)과 인수합병(M&A)에서도 괄목할만한 성적을 거뒀다. ECM 부문에서는 JTC 기업공개(IPO) 및 미래에셋대우 유상증자 등을 통해 수수료만 전분기보다 2507% 늘어난 50억4000만을 벌어들였다. M&A 부문은 홈플러스 매각자문 수임으로 100억1000만원(+329%)의 수수료를 챙겼다. 구조화금융은 해외부동산 및 오피스 펀드 등 대체투자를 중심으로 60억원(+42%)이 들어왔다.

증권가에서는 삼성증권이 2분기에도 호실적을 이어갈 것이라고 내다보고 있다. 백두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현재 추세대로라면 2분기 순이익은 1153억원으로 컨센서스 대비 26% 클 것으로 예상된다”며 “브로커리지, WM, 트레이딩, IB 부문 실적이 고르게 개선된 것으로 추정한다”고 말했다.

원재웅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삼성증권은 2분기 컨센서스 지배주주 순익 914억원을 충분히 상회할 전망”이라며 “6월 일평균거래대금이 다소 감소하였으나 여전히 10조원을 넘고 있는 상황이고 IB 및 트레이딩 수익 증가로 안정적 실적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신한금융투자에 따르면 올해 연간 영업익은 전년 대비 70.8% 늘어난 5335억원, 지배주주순이익은 44.5% 불어난 3923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예측된다. 일평균 거래대금 및 주가연계증권(ELS) 발행금액 증가로 인한 트레이딩 손익 확대의 영향이라는 설명이다.

구 대표는 고객의 다양한 재무적인 목표를 최적의 솔루션으로 달성하는 것을 가장 중요한 미션으로 설정하고 있다. 국내외 금융시장에 대한 끊임없는 연구와 분석을 바탕으로 시장 상황에 맞는 최적의 상품과 포트폴리오를 찾아 지속적인 컨설팅을 제공하겠다는 입장이다.

중장기 비전으로는 WM과 IB·운용 균형성장을 통한 성장 모멘텀을 제고를 제시하고 있다. WM과 IB 연계 활성화를 통해 기업 오너 및 법인 시장을 적극 공략한다는 계획이다.

먼저 올해 고객 인당 평균자산 11억5000만원, 1억 이상 고객수 11만4000명을 목표로 잡았다. 기존 부유층 중심의 자산관리 사업역량을 바탕으로 대중 부유층 대상 사업을 확대해 WM 부문을 강화하겠다는 전략이다. 적극적인 마케팅을 통한 비대면 고객유치 확대 및 수익 다각화도 추진할 방침이다.

삼성증권은 올해 IB 부문에서 1300억원의 수익을 목표로 하고 있다. ECM·채권발행시장(DCM)·M&A 부문에서 456억원, 구조화 및 인수금융 부문에서 844억원이다. IPO 계약 건수는 지난해 55건에서 9% 늘려 60건을 기대하고 있다.

글로벌 네트워크 확장에도 힘쓸 예정이다. 해외 제휴 네트워크를 통해 글로벌 리서치 및 상품을 제공해 해외 자산 잔고를 9조원으로 늘리겠다는 목표를 잡고 있다. 이를 위해 지난 3월 캐나다 왕립은행(the Royal Bank of Canada)과의 제휴를 통해 미주지역 커버리지를 확대했다.

한아란 기자 aran@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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