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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업익 30% 증발’ KT…박윤영 대표, 왜 고통스럽게 임기를 시작하나

정채윤 기자

chaeyun@fntimes.com

기사입력 : 2026-05-12 10:20 최종수정 : 2026-05-12 13:44

1Q 해킹 보상 등 일회성 비용 반영해 리스크 선제 정리
정의선 회장과 첫 회동…‘AX·모빌리티 혈맹’으로 격상
하반기 AX 플랫폼 전환 가속…주주환원 정책도 이상무

박윤영 KT 대표. /사진=KT

박윤영 KT 대표. /사진=K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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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금융신문 정채윤 기자] 박윤영 KT 대표가 부임 후 첫 성적표에서 ‘과거 리스크 청산’을 택했다. 해킹 사고 보상과 보안 조직 통합 등 일회성 비용을 1분기에 집중 반영해 재무적 불확실성을 완전히 털고 가겠다는 것이다.

숫자보다 신뢰 택한 박윤영


KT는 올해 1분기 연결 기준 매출 6조7784억 원, 영업이익은 4827억 원을 기록했다고 12일 공시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1.01%, 영업이익은 29.92% 감소한 수치다. 외형 성장세가 둔화된 가운데 수익성이 크게 악화된 모습이다.
KT 최근 1년간 분기별 실적 추이(단위: 억 원). /자료=KT

KT 최근 1년간 분기별 실적 추이(단위: 억 원). /자료=K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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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시장에서는 이를 단기 쇼크가 아닌 박윤영 대표의 전략적 선택으로 해석하고 있다. 이번 실적 둔화의 표면적 이유는 지난해 부동산 매각 등 대규모 일회성 이익에 따른 역기저 효과다. 지난해 1분기 KT 실적에는 부동산 매각 이익 등 일회성 이익이 대거 반영됐다.

이번 실적 내면을 들여다보면 박윤영 대표가 선택한 ‘신뢰 회복 비용’이 집중 반영됐다. 올해는 부동산 등 비경상적 이익이 빠진 자리에 과거 침해 사고 대응 비용이 들어차며 수치상 간극이 벌어졌다.

KT는 지난해 발생한 침해 사고 대응 과정에서 약 4500억 원 규모 ‘고객 보답 패키지’ 보상안을 실행했다. 데이터 제공 확대와 위약금 면제 등을 골자로 한 이 정책으로 인해 약 23만8000명의 가입자가 이탈했다.

여기에 방송통신위원회가 갤럭시 S25 사전 예약 취소 사태에 부과한 6억4000만 원 규모 과징금과, 향후 발표될 해킹 사태에 따른 개인정보보호위원회의 제재 결과 등의 불확실성도 재무적 부담을 더하고 있다.

박윤영 대표는 이러한 리스크에 정면 대응한 것으로 보인다. 단기적인 ARPU(가입자당 평균 매출) 하락과 수익성 악화를 감수하더라도, 과거 리스크를 1분기 장부에서 완전히 털어내겠다는 재무적 배수진을 친 셈이다.

최대주주 정의선닫기정의선기사 모아보기 회장 접견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사진=현대차그룹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사진=현대차그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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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적 쇼크 속에서도 시장이 KT의 미래를 긍정적으로 점치는 결정적 이유는 ‘최대주주와의 관계 정상화’다.

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말 박윤영 대표는 취임 후 처음으로 최대주주인 현대자동차그룹 정의선 회장과 서울 서초구 양재동 현대차·기아 본사에서 회동을 가진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3월 취임 이후 첫 공식 인사 차원이지만, 업계에서는 단순 회동 이상의 의미를 부여하고 있다.

그동안 재무적 투자와 배당 수익에 머물러 있던 양사 간 '혈맹'이 박윤영 대표 체제 출범과 함께 실질적인 사업 시너지로 전환될 것이라는 기대감 때문이다.

현대차그룹은 현재 KT 지분 8.07%를 보유한 1대 주주다. 그간 현대차는 경영 참여에 선을 그어왔으나, 기업간거래(B2B) 전문가인 박윤영 대표 등판으로 기류가 변하고 있다.

현대차가 추진 중인 소프트웨어 중심 차량(SDV) 완전 자율주행, 도심항공교통(UAM) 사업은 KT 초저지연 통신망과 위성 인프라 없이는 불가능하다.

지난해 말 기준 KT 지분율 분포. /자료=KT

지난해 말 기준 KT 지분율 분포. /자료=K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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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술 전문가인 박윤영 대표가 직접 정의선 회장을 만난 것은 현대차 AX 과정에 KT 통신·인공지능(AI) 역량을 결합하겠다는 강력한 신호로 풀이된다. 1분기 실적 부진은 과거를 털어내는 과정일 뿐, 현대차라는 우군과 함께할 미래 먹거리는 더욱 견고해졌다는 평가다.

‘바닥’ 찍었다…하반기 AX 플랫폼 전환 골든타임


업계에서는 이번 1분기 실적 발표를 KT의 ‘바닥 확인 과정’으로 정의하고 있다. 일회성 비용 반영이 마무리되는 2분기부터는 기저효과가 사라지며 완만한 수익성 회복 구간에 진입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박윤영 대표는 취임 이후 줄곧 ‘기본으로의 회귀’와 ‘기술 기반의 신뢰 회복’을 강조해 왔다. 특히 박윤영 대표는 그동안 분산돼 있던 보안 조직을 통합하고 CISO(정보보호최고책임자)의 권한을 격상시키는 등 내부 거버넌스 정비를 마쳤다. 이는 현대차와의 협력 등 대규모 외부 프로젝트를 안정적으로 수행하기 위한 선제적 조치이기도 하다.

동시에 조직 슬림화도 병행되고 있다. AX 중심의 플랫폼 기업으로 거듭나기 위해 기존 통신 위주의 방대한 조직을 재편하고 임원 규모를 축소하는 등 고정비 절감 노력을 지속하고 있다.

사진=KT

사진=K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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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적 변동성과 무관하게 유지되는 강력한 주주환원 정책도 박윤영 대표의 자신감을 뒷받침하는 대목이다. KT는 오는 2028년까지 1조 원 규모 자사주를 소각하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이에 따라 회사는 올해 2500억 원 규모의 자사주 매입을 진행 중이며, 중장기적으로 배당과 자사주 소각을 병행하는 정책을 유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러한 결정은 단기 실적 부진에 흔들리지 않고 시장과의 신뢰를 지키겠다는 확고한 의지로 풀이된다.

결국 박윤영 대표가 단행한 이번 고육책은 낡은 허물을 벗고 현대차와 손잡은 AX 플랫폼 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한 필수적인 통과의례가 될 전망이다.

한 증권가 관계자는 “잠재적 손실 요인을 1분기에 일괄 반영해 리스크를 최소화한 만큼, 하반기부터는 체질 개선 성과가 본격적으로 가시화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민혜병 KT 최고재무책임자(CFO)는 “1분기는 고객 침해사고에 따른 고객 보답 프로그램을 시행하고 보안 체계를 고도화하는 한편, 기업 소비자간거래(B2C)·B2B 사업 경쟁력을 공고히 한 시기였다”며 “앞으로 AX 플랫폼 컴퍼니 비전 아래 AX 기반 성장을 지속하고 수익성 개선을 통해 기업가치를 제고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정채윤 한국금융신문 기자 chaeyun@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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