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이 질문에 대한 자본시장 답변이 완전히 뒤바뀌었다. 지난 수십 년간 삼성SDS가 부동의 1위 자리를 지켜왔고, 현대오토에버가 그 뒤를 맹렬히 추격하던 양상이었는데, 자리 바꿈이 일어난 것이다. 극명한 대조를 이루고 있는 두 회사 주가 성적표 때문이다.
전통적 시각에서는 당연히 대장주인 삼성SDS에 투자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반응이 지배적이다. 삼성전자 등 그룹사 물량을 바탕으로 한 안정적 매출 구조와 탄탄한 현금 창출력, 그리고 주주환원 핵심인 고배당 정책을 유지해 왔기 때문이다.
하지만 실상은 전혀 다르다. 실제 주주들이 손에 쥔 최종 수익률을 살펴보면 현대오토에버가 삼성SDS를 약 8.5배라는 압도적 격차로 따돌리는 역전극이 벌어졌다.
양사 승패는 주가 상승률에서 갈렸다. 최근 글로벌 테크 시장 핵심 화두로 떠오른 휴머노이드 로봇 사업과 자율주행 소프트웨어에 대한 기대감 차이, 그리고 이를 바라보는 시장 시각의 변화가 양사 시가총액 왕좌를 바꾸어 놓은 결정적 원인으로 풀이된다.
‘성장의 가치’ vs ‘곳간 지키기’
한국금융신문이 기업 데이터 플랫폼을 활용해 현대오토에버와 삼성SDS 누적 총주주수익률(TSR)을 산출했다. TSR는 일정 기간 주가 변동률에 주주가 받은 배당수익률을 합산한 값을 기준 시가총액으로 나눈 값이다.단순히 주가만 보는 것을 넘어 배당금 재투자까지 감안해 주주가 특정 기업에 투자해 얻을 수 있는 ‘실질적 총수익률’을 가장 정확하게 보여주는 지표로 꼽힌다.
산출 기간은 2024년 12월 31일부터 올해 5월 18일까지, 약 1년 5개월간이다.
그 결과 현대오토에버와 삼성SDS 누적 TSR는 각각 374.15%, 43.81%로 집계됐다. 만약 두 회사 주주가 동일하게 1000만 원을 투자했다면 현대오토에버 주주 자산은 약 4741만 원으로 불어난 반면, 삼성SDS 주주는 1438만 원을 손에 쥔 데 그쳤다는 의미다.
같은 대기업 계열 IT 서비스 업종을 대표하는 두 종목 중에서 현대오토에버 주주가 삼성SDS 주주보다 무려 8.5배에 달하는 압도적 수익률을 거둔 셈이다.
투자자들 시선을 끄는 대목은 배당 지표다. 이 기간 누적 배당금과 배당수익률 자체는 삼성SDS가 확실한 우위를 점했다. 삼성SDS는 누적 배당금 3190원, 배당수익률 2.50%를 기록하며 주주들에게 쏠쏠한 현금을 쥐여줬다. 반면 현대오토에버는 누적 배당금 1900원, 배당수익률 1.51% 수준에 머물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주주환원 종합 성적표인 TSR에서 현대오토에버가 완승을 거둔 비결은 압도적 ‘주가 수익률’이다.
산출 기간 동안 현대오토에버 주가는 12만6100원에서 59만6000원으로 372.64% 폭등했다. 반면 삼성SDS는 12만7800원에서 18만600원으로 41.31% 상승하는 데 그쳤다.
안정적이고 풍부한 현금 흐름을 바탕으로 고배당을 유지했으나 미래 성장동력을 증명하지 못한 삼성SDS는 배당으로 주가 하락을 방어하는 수준에 머물렀고, 번 돈을 미래 성장에 재투입한 현대오토에버는 주가 폭등이라는 거대한 자본 이득으로 주주에게 보답한 셈이다.
실제 현대오토에버는 2024년 683억 원이던 연구개발(R&D) 비용을 지난해 800억 원으로 늘렸고, 매출 대비 비율도 1.84%에서 1.88%로 상승했다.
반면 삼성SDS는 2024년 2445억 원에서 지난해 2253억 원으로 R&D 비용을 줄였고, 매출 대비 비율은 1.77%에서 1.62%로 축소됐다.
3배 격차 뒤집은 ‘아틀라스 모멘텀’
시장이 두 회사를 바라보는 시선의 차이는 시가총액 역전으로 이어졌다. 1년 전만 해도 삼성SDS 시가총액은 약 10조2000억 원 수준으로, 당시 3조6000억 원대에 불과했던 현대오토에버 몸집보다 무려 3배가량 더 컸다.하지만 5월 말 유통주식 수 기준 현재 현대오토에버 시가총액은 17조4965억 원으로, 1년 사이 약 386% 성장률을 기록했다. 반면 같은 기간 삼성SDS 시가총액은 15조5916억 원으로, 약 53% 성장에 그쳤다.
IT 업계에서는 “이미 돈을 잘 벌고 있는 기업보다 앞으로 시장을 지배할 스토리가 있는 기업에 강력한 프리미엄을 부여하는 주식시장 메커니즘이 작용한 결과”라고 분석한다.
삼성SDS가 기존 시스템통합(SI) 업무의 효율화와 클라우드 전환 등 ‘재료가 이미 선반영된 성숙기 기업’ 모습을 보여줬다면, 현대오토에버는 현대차그룹 가치사슬 중심축으로서 ‘재평가 모멘텀’을 고스란히 흡수했다는 평가다.
이 역전극의 핵심 열쇠는 다름 아닌 현대차그룹 로봇 사업, 특히 보스턴다이내믹스 휴머노이드 로봇 ‘아틀라스’에 대한 기대감이다. 여기에 현대차그룹 AI 전환(AX) 기조를 최전선에서 주도할 역할을 IT 계열사가 도맡을 것이라는 확신도 투영됐다.
실제 현대오토에버 역할은 단순 IT 지원에 그치지 않을 것으로 기대된다. 현대오토에버는 데이터 기반 시스템 통합 플라이휠을 통해 데이터 수집·관리, 로봇 지능 개선, 스마트팩토리 최적화를 연결하는 핵심 역할을 맡을 전망이다. 로봇을 실제 제조·물류 현장에 적용하고, 운영 과정에서 축적되는 데이터를 다시 로봇 성능 개선과 공장 운영 효율화로 선순환시키는 구조다.
기본적으로 로봇을 생산 현장에 대규모로 투입하려면 실시간 관제, 이기종 시스템 연동, 데이터 관리, 유지보수 운영체계가 필수적이다.
이에 현대오토에버가 기존 스마트팩토리 및 SI 역량을 기반으로 그룹 로보틱스 사업의 소프트웨어 운영 플랫폼 역할을 선점할 가능성이 높다는 평가다. 나아가 현장에서 로봇 관제 시스템 구축 경험을 확보할 경우 로봇 플랫폼·운영체제(OS) 구축 등으로 역량이 한층 확장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현대차그룹이 보스턴다이내믹스 기술을 기반으로 로봇 상용화와 대량 확산을 추진할수록 현대오토에버 동반 성장 속도도 빨라질 전망이다.
현대차그룹은 오는 2028년 미국 전기차 전용 공장을 시작으로 아틀라스 적용 범위를 글로벌 전 생산 라인으로 점차 확대할 계획이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현대오토에버가 향후 ‘로봇 SI 기업’으로 본질적 체질 변화를 이뤄낸다는 모멘텀에 집중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아울러 본업인 차량용 소프트웨어 부문 역시 수익성이 낮은 일반 내비게이션 비중을 줄이고 고부가가치 인포테인먼트 소프트웨어로 포트폴리오를 다변화하는 과정에서 올 하반기로 갈수록 이익 체력 강화가 본격화될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이병근 LS증권 연구원은 “향후 아틀라스 글로벌 연간 생산량을 3만 대로 가정할 때, 현대오토에버가 거둘 수 있는 로봇 관련 매출은 약 1조6000억 원, 매출총이익은 1940억 원 수준으로 추정된다”며 “본격 로봇 양산 전 단계에서 발생하는 초기 IT 인프라 구축 수요와 도입 이후 지속적인 사후관리(AS) 운영 매출까지 고려하면 현대오토에버가 확보할 실제 이익 가치는 시장 예상을 뛰어넘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정채윤 한국금융신문 기자 chaeyun@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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