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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민생활 바꾸는 자치구 이색 조례…‘섬김 행정’ 패러다임 전환

주현태 기자

gun1313@fntimes.com

기사입력 : 2025-12-08 05:00

서울 25개 자치구, 지역 맞춤 조례 경쟁
도시계획·안전·인권 등 영역으로 확대

▲ 마포구청 소각 제로가게 앞에서 박강수 구청장이 마포형 소각쓰레기 감량 정책을 밝히는 모습. 사진제공 = 마포구

▲ 마포구청 소각 제로가게 앞에서 박강수 구청장이 마포형 소각쓰레기 감량 정책을 밝히는 모습. 사진제공 = 마포구

[한국금융신문 주현태 기자] 서울 25개 자치구가 변화하는 도시 문제에 대응하기 위해 이색적이고 실험적인 조례들을 경쟁적으로 내놓고 있다.

과거 구청 조례가 행정 절차나 복지 기준을 정하는 수준에 머물렀다면, 최근에는 기술·환경·도시계획·안전·인권·청년정책 등 훨씬 넓은 영역으로 확장되며 도시 거버넌스의 변화를 이끌고 있다. 이러한 조례들은 단순한 규정이 아니라, 실제 서울 시민의 일상에 변화를 가져오는 작은 혁신으로 주목받고 있다.

서울 25개 자치구가 지역 문제를 더 세밀하게 해결하기 위해 다양한 이색 조례를 경쟁적으로 도입하고 있다. 과거 행정 절차나 복지 기준을 정하는 수준에 머물렀던 조례가 이제는 기술 혁신, 도시계획, 안전, 인권, 환경, 청년정책 등 훨씬 넓은 분야로 확장되며 도시 운영 방식 자체가 주민이 체감할 수 있는 섬김 행정으로 전환되고 있다.

구 단위에서 시작된 제도 변화가 주민의 일상 체감도를 높이고 서울의 정책 혁신을 이끄는 흐름으로 이어지고 있다.

서울 최초로 ‘인공지능(AI) 기본조례’를 제정한 강서구는 이러한 변화의 대표적 사례다. 조례는 ▲민원 응대 ▲문서 작성 ▲정책 검토 등 행정 전반에 AI 기술을 도입할 수 있는 근거를 마련했다.

또한 AI 전문가 자문단 설치와 연차별 실행계획 수립 등을 의무화해 기술 도입이 일회성에 그치지 않도록 했다. 조례 시행 이후 강서구는 민원 처리 속도 향상과 문서 품질 개선 같은 효과를 내부적으로 확인하고 있으며, AI 기반 행정 자동화를 지속 확대하는 중이다. 자치구 단위에서 AI 기반 행정을 제도화한 첫 사례로 꼽힌다.

종로구는 스마트도시 조성 조례를 통해 도시 밀도가 높고 유동 인구가 많은 지역 특성에 맞는 도시 운영 체계를 구축하고 있다.

교통·환경·방범 등 생활 전반의 문제를 ICT 기술과 데이터 기반으로 관리할 수 있도록 한 것으로, 스마트 보안등, 환경 센서, 도시진단 시스템 등이 실제 도입되며 주민 안전과 생활 편의가 개선되고 있다. 미세먼지·악취·소음 등 데이터를 실시간 수집해 대응하는 체계는 기존 행정만으로 해결이 어려웠던 문제에 기술적 보완책을 제공해 효과가 컸다는 평가다.

은평구는 주민의 요구에 빠르게 반응하고 실제 생활 변화를 이끄는 ‘구민 친화적인 구청’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은평구가 시행 중인 유니버설디자인 조례는 장애인·어린이·노인 등 누구나 이용할 수 있는 도시 환경을 만들기 위해 공공시설, 보행환경, 공원, 건축물 등에 대한 설계 기준을 명문화한 것이 특징이다.

▲ 진교훈 서울 강서구청장이 7일 국회에서 열린 ‘2025 참좋은 지방자치 정책대회’에서 정책발표를 하고 있다. 사진제공 = 강서구

▲ 진교훈 서울 강서구청장이 7일 국회에서 열린 ‘2025 참좋은 지방자치 정책대회’에서 정책발표를 하고 있다. 사진제공 = 강서구

조례를 근거로 보행로 개선, 점자 유도블록 보수, 공공 화장실 접근성 강화 등 구체적인 변화가 이뤄지고 있으며, 어린이부터 어르신까지 구민 연령대 특성을 고려하면 도시 이용의 불편과 위험을 줄이는 중장기적 효과가 큰 정책으로 꼽힌다. 단순한 행정 제공을 넘어, 주민이 실제로 체감할 수 있는 생활 밀착형 정책을 지속적으로 확대해온 점에서 주목받고 있다.

성동구는 재개발과 임대료 상승으로 원주민과 상인이 밀려나는 젠트리피케이션 문제를 조례로 대응하고 있다. 지속가능발전구역을 지정하고 상생 임대차 계약을 권고하는 내용을 담아 지역 상권을 보호할 제도적 기반을 마련했으며, 상권 모니터링과 임대료 협력 체계 구축 등을 통해 지역 공동체 유지에 실질적 효과를 내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 조례는 성동구가 젠트리피케이션 대응 도시로 자리매김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했고, 정원오 성동구청장의 정책적 입지를 높인 사례로도 꼽힌다. 서울 외 다른 지자체에서도 벤치마킹 사례로 주목받을 만큼 정책적 관심과 활용도가 높은 조례로 평가된다.

환경 분야에서도 변화가 확산되고 있다. 송파구는 서강석 송파구청장의 의지에 따라 ‘1회용품 줄이기 조례’를 시행해 구청 내 일회용컵 사용을 사실상 금지하고 자체 제작한 다회용 컵 ‘하하·호호컵’과 자동 세척기 시스템을 도입했다. 공공기관이 먼저 자원순환 문화를 실천하는 사례로 긍정적 평가를 받았으며, 주민들도 일상적으로 친환경 문화를 체감할 수 있는 계기가 됐다.

중랑구도 청사 내 일회용품 반입 금지를 제도화했으며, 종로·용산·성북·광진·영등포 등도 각 구 상황에 맞춰 일회용품 규제 조례를 시행하는 등 환경 조례는 서울 전역으로 확산되고 있다.

특히 마포구는 폐기물 감량 조례를 앞세워 친환경 전환 정책을 강화하고 있다는 점에서 눈길을 끌고 있다.

서울시가 광역 소각장 추가 건립을 검토하는 상황에서, 마포구는 ‘소각 중심 처리 방식만으로는 환경 부담을 줄이기 어렵다’는 입장을 분명히 하는 조례를 만들었다.

2024년 개정된 ‘폐기물관리 조례’는 종량제봉투 규정과 불법 투기 단속을 강화해 배출 단계부터 폐기물 발생을 최소화하는 방향으로 정비됐으며, 이어 제정된 ‘폐기물 감량에 관한 조례’는 커피박 재활용 확대, 사업장 폐기물 관리 강화, ‘소각제로 가게’ 인증제 운영 등 적극적인 감량 정책을 담고 있다. 이러한 조례 기반 정책으로 재활용 품목 회수율이 증가하고 커피 부산물 재활용 수거량이 늘어나는 등 가시적인 성과도 나타나고 있다.

박강수 마포구청장은 이 조례들을 근거로 소각장 추가 설치 대신 생활 전반의 감량 정책을 먼저 강화해야 한다는 논리를 제시하며, 지역 환경 부담을 줄이기 위한 제도적 대안을 구축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주현태 한국금융신문 기자 gun1313@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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