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일 금융위원회 국정감사를 주재한 윤한홍 국회 정무위원장의 발언이다.
이날 국감에서는 10·15 대책에 대한 우려와 질책 뿐만 아니라 스테이블코인 등 가상자산, 금산분리, 밸류업, 불공정거래 등 다양한 안건이 논의 됐다.
이억원닫기

이날 국감에서 가장 논란이 된 것은 단연 10·15 부동산 대책이었다.
윤한홍 정무위원장은 "지난 5월부터 8월까지 통화량이 120조 늘었고, 7월에서 8월 한달 새 56조 늘었다"며 "통화량이 늘면 물가가 올라서 죽어도 부동산값을 잡을 수 없다"고 지적했다.
주식시장 호황에 흥분하지 말고, 시장 상황을 잘 체크해서 부동산 대책을 마련해 달라는 것이 윤 위원장의 당부다.
강도 높은 비판도 있었다.
이양수 국민의힘 의원은 "이번 대책은 부동산 정책이 아닌 '철책'으로 불린다"며 서민과 청년, 실수요자들이 어려움을 호소하며 심각하게 비판하고 있다고 질책했다.
이재명 정부가 규제로 집값을 잡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했는데, 공급을 늘리지는 않고 여전히 규제만을 강화해 문제가 커지고 있다는 비판이다.
유영하 국민의힘 의원은 "부모님 잘 만나서 현금을 많이 보유하고 있는 사람만 집을 살 수 있는 구조가 바람직한가"라고 질의하며 "집값이 또 안 잡히면 보유세처럼 더 강력한 금융규제가 도입되지 않을까하는 의구심도 든다"고 우려를 나타냈다.
이어 "지금은 빨리 수요를 안정화하고, 당연히 공급 대책도 추가돼야 한다"며 "그 부분에 대해서도 더 신경 쓰고 역량을 집중하려고 하고 있다"고 답했다.
10·15 대책으로 대출 갈아타기가 막혀 실수요자의 어려움이 가중된다는 지적도 있었다.
김상훈 국민의힘 의원은 "IBK기업은행, 농협은행 모두 대출 갈아타기가 막혔다"며 "이재명 정부가 대출 갈아타기를 확대하겠다고 했으나 지켜지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금융당국의 임무에 부동산 대책은 없다"고 질책한 추경호닫기

10·15 대책 만큼이나 다양한 의견이 개진된 안건은 스테이블코인 도입과 가상자산이었다.
유동수 더불어민주당 의원이었다. 유 의원은 스테이블코인 법제화 추진에 속도를 낼 것을 주문하면서, 리스크 요인에도 주의를 기울여야 함을 강조했다.
그는 “주주차익의 감소, 통화정책 유효성 저하, 지급결제 시스템 신뢰 훼손, 금융안정 저해, 외환규제 회피 등 불법거래 수단 악용될 소지가 있다”며 금융위에서 준비 중인 2단계 입법안에 위험 요인들을 잘 반영하고 있는지 질의했다.
시행령이나 후속 작업 등을 준비해 속도감 있게 법제화를 추진하겠다고 답한 이억원 위원장은 “제도 설계 초기 단계인 만큼 충분한 안정장치를 갖고 가는 것이 중요해서 관계부처와 짚어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유 의원은 이어 안적적 운용을 위해 스테이블코인 컨소시엄에 은행이 포함돼야 하며 발행사 자기자본 한도는 50억원 이상이어야 한다고 제안했고, 이 위원장과 권대영닫기

추가 질의에서 유 의원은 카카오톡, 텔레그램 등 SNS에 성행하는 불법 달러 스테이블코인 거래에 대해서도 지적했다.
그는 "하루 평균 70건 이상, 많게는 5억 상당 거래도 있다"며 "미신고 사업자와 사기꾼이 대부분인데 금융당국의 관리 사각지대에 있어 범죄 추적과 피해자 보호가 어렵다"고 우려했다.
제도적 장치 마련과 관련 법령 해석을 통해 감독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 유 의원의 제안이다.
유 의원과 이강일 더불어민주당 의원 등은 스테이블코인 도입을 빠르게 추진해야 한다고 강조한 반면, 원화 스테이블코인 수요와 활용에 대해 문제를 제기한 정무위원도 있었다.
유영하 국민의힘 의원은 "원화스테이블코인 발행에만 초점을 맞추고 유지와 수익구조에 대한 논의는 부족한 것 같다"고 지적하했다.
그는 글로벌 원화 결제 통화 비중과 국내 신용카드 보급률 등을 고려할 때 원화스테이블 코인의 수요가 충분하지 않을 것이라고 우려하면서 "수요가 공급을 만들어야지, 공급을 통해 억지로 수요를 창출하려 해서는 안 된다"고 꼬집었다.
카카오, 네이버, 업비트 등 빅테크의 스테이블코인 진입에 대해 "스테이블코인은 상품이 아닌 화폐"라며 규제가 필요함을 강조한 유 의원은, 스테이블코인 이자지급도 반드시 막아야 한다고 당부했다.
이억원 위원장은 이에 대해 "원칙적으로 이자지급 불허를 기본으로 하겠다"고 답변했다.
가상자산 거래소와 관련해서는 이헌승 국민의힘 의원이 빗썸의 호주 거래소와의 오더북 공유 문제와 바이낸스의 고팍스 인수로 인한 국내 고객 정보 유출 문제를 지적하면서, 감독 사각지대가 확대되지 않도록 정기적인 검사와 모니터링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김재섭 국민의힘 의원은 최근 캄보디아 인신매매의 주범으로 드러난 '프린스그룹'이 바이낸스를 활용해 자금세탁을 하고 있다는 점 등을 들며 대주주 적격성 문제를 제기했고, 민병덕 의원은 바이낸스의 인수 후 고팍스 피해자에 대한 보상 계획이 나오지 않고 있는 것을 지적했다.
이 위원장은 위원들의 질의와 지적에 대해 사실 확인을 통해 문제가 있다면 조치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김성훈 한국금융신문 기자 voicer@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