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4일 국회 정무위원회의 국정감사에 출석한 김병주 회장은 홈플러스와 롯데카드에 대해 “관여하지 않는다”는 취지의 답변을 반복했다.
더불어민주당 김남근 의원이 “사재 출연까지 하겠다면서 대기업으로부터 납품대금을 받는 것에 대한 보증도 못하느냐”고 묻자 김병주 회장은 “내가 관여하는 부분이 아니라서 자세한 말씀을 드리기가 어렵다”고 밝혔다.
홈플러스 자산유동화 전단채(ABSTB) 투자자에 대해 우선 변제와 사재 출연을 약속할 생각이 있느냐는 신장식 조국혁신당 의원 질의에도 “홈플러스는 제가 관여하는 파트가 아니다”라며 선을 그었다.
민주당 민병덕 의원이 김병주 회장을 상대로 홈플러스의 올 3월 기업회생절차를 신청한 이유를 묻는 질문에 대해선 “회생절차는 제가 권한이 없다”며 “회사의 이사회가 정하는 것”이라고 답했다. 롯데카드 해킹 사태에 대해서도 민 의원이 “어떤 사회적 책임을 지겠느냐”고 질의하자 김병주 회장은 “롯데카드는 제가 잘 모르는 사항”이라고 말했다.
김 회장은 롯데카드와 홈플러스에 대한 의사결정 참여 여부에 대한 민주당 박상혁 의원 질의에는 “저희(MBK)는 대기업이 아니고 저는 총수가 아니다”라며 “13명의 파트너들이 각각 자기 분야를 담당해서 관여를 하는데 제가 담당하는 파트는 펀드레이징, 자금을 일으키는 것이고 그 자금을 받은 투자처들을 관리하는 것”이라고 답변을 내놓기도 했다.
이같은 김 회장의 태도에 일부 의원은 “기업 의사결정에는 젼혀 참여하지 않느냐”는 질책과 함께 언성을 높이기도 했다.
김 회장이 MBK에 대해 ‘제 회사’라고 표현하며 사회적 책임을 거론하면서도 구체적인 사안에 대해서는 관여하지 않거나 잘 모르는 사항이라는 답변을 지속적으로 내놓자 의원들의 질타는 MBK 김광일 부회장에게로 쏠리기도 했다.
추가로 사재를 출연할 가능성에 대해서는 김 회장은 “법인과 개인의 자금여력이 현재로선 부족하다”며 부정적인 입장을 내놨다.
한창민 사회민주당 의원은 “무책임한 거짓말로 국민을 기만하면서 사회적 책임을 다한다고 하는데, 무슨 책임을 졌나”고 따지면서 “다른 기업으로 매각할 경우 입점 업체가 피해를 입지 않도록 사재출연을 하든 어떤 계획을 내놓아야 한다”고 질타했다.
한편 김 회장을 대한 검은머리 외국인 논란과 자본시장법, 특정 경제 가중처벌법상 사기 등 혐의에 대한 수사당국의 엄중 조치를 요구하는 의원들의 발언도 이어졌다.
민주당 김현정 의원은 김병주 회장에 대해 “이중 국적도 아니다. 검은머리 외국인이다, 그래서 이름이 마이클 병주 김”이라며 “외국인이기 때문에 출국 금지가 아니라 출국 정지를 당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출입국 관리법 11조 4호에 경제 질서를 해치는 행동을 할 염려가 있다고 인정할 만한 상당한 이유가 있는 외국인에 대해서는 입국 금지를 할 수 있도록 돼 있다며 국민연금의 9천억 손실 위기와 함께 투자 기업은 파산으로 몰아가고, 노동자를 길거리로 내모는 행태를 지적하며 입국 금지 조치를 신청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무위에 출석한 주병기 공정거래위원장은 “MBK가 한국 경제에서 누린 수익에 상응하는 사회적 책임은 상당히 중요하다”며 “공정위는 사회적 책임의 중대성을 충분히 반영해 위법행위에 대해 엄정히 제재하겠다”고 입장을 밝혔다.
박슬기 한국금융신문 기자 seulgi@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