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철동 LG디스플레이 사장은 올해 신년사에서 "턴어라운드를 넘어 경영정상화 초석을 다질 것"이라고 말했다.
LG디스플레이는 코로나 특수를 받은 2022년을 제외하면 2019년부터 거의 매년 대규모 적자를 내고 있다. 정 사장은 LG이노텍 대표이사로서 성과를 인정받아 지난 2024년 친정인 LG디스플레이에 7년 만에 복귀했다. 그가 재임 2년차를 맞아 진정한 흑자전환을 이루겠다는 포부를 밝힌 것이다.

정철동 LG디스플레이 대표이사 사장
업계에서는 LG디스플레이가 연간 흑자를 낼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회사는 핵심 고객사인 애플 스마트폰 신제품이 출시되는 하반기 실적이 크게 뛰어왔기 때문이다.
이번주 공개될 아이폰17에도 LG디스플레이 패널이 탑재된다. 특히 아이폰16 패널 공급사였던 중국 BOE가 배제되거나 중국 내수 물량 일부만 가져갈 것으로 전망된다. 아이폰17은 최초로 전 모델에 저온다결정산화물(LTPO) OLED 패널을 탑재하는데, BOE는 아직 해당 패널 품질인증을 마치지 못했다. 해당 기술을 선제적으로 확보한 국내 디스플레이 업체에 수혜가 기대된다.
LG디스플레이는 흑자전환에 대한 자신감을 보여주는 과감한 투자도 결정했다. 지난 6월 파주 사업장에 7000억원을 포함해 앞으로 2년간 총 1조2600억원을 OLED 신기술에 투입하겠다고 이사회에서 의결했다. 투자 재원은 지난 4월 중국 가전업체 TCL에 매각한 광저우 LCD공장 매각 대금(2조2000억원)으로 확보했다.
나머지 1조원은 LG전자에서 빌린 차입금을 조기 상환하는 등 재무 구조 개선에도 힘쓰고 있다.

다만 애플에 의존하고 있는 수익구조는 해결해야 할 과제로 꼽힌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LG디스플레이의 전세계 OLED 시장 점유율(출하량 기준)은 2024년말 11%에서 올해 2분기 9%로 하락했다. 스마트폰용 OLED 패널 출하량이 작년보다 20% 하락한 게 원인이라는 분석이다.
전자업계 관계자는 "이전까지 스마트폰 프리미엄 경쟁력은 디스플레이에서 나왔지만 최근에는 AI 성능을 결정하는 반도체칩이 중요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정철동 사장이 역점을 두고 있는 분야는 차량용(Auto) 디스플레이 패널이다. 자율주행차 시장이 커지면 정보 전달을 위해 더 크고 높은 화질의 디스플레이가 필요할 것이라는 판단이다. 회사는 정 사장 취임한 2024년부터 차량용 매출액을 별도로 집계해 공시하고 있다. 아직 전체 매출에 9~10% 수준에 불과하지만 앞으로 성장에 대한 자신감을 드러낸 조치로 해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