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3월 6일(현지 시간) 정기선 HD현대 수석부회장(왼쪽)과 알렉스 카프 팔란티어 창업자 겸 CEO가 미국 워싱턴 D.C.에 위치한 팔란티어 사무실에서 환담을 나눈 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 사진=HD현대
이미지 확대보기5일 업계에 따르면 HD현대는 차세대 해양 전력 핵심으로 꼽히는 AI 기반 미래형 함정 개발에서, LIG넥스원은 사이버·무인 자율·우주 분야 등 무기체계 전반에서 팔란티어와 호흡을 맞추고 있다.

정기선 HD현대 수석부회장(오른쪽)과 알렉스 카프 팔란티어 창업자 겸 CEO. / 사진=HD현대

AI 조선소 프로젝트는 HD현대가 팔란티어와 2021년부터 동행하고 있는 사업이다. 이들은 당시 ‘미래형 조선소(FOS)’ 프로젝트를 공동 추진하기로 했다. FOS는 가상·증강현실, 데이터, 로보틱스, 자동화, AI 등 디지털 기술이 구현된 미래형 첨단 조선소를 말한다.
2023년 12월 프로젝트 1단계인 ‘눈에 보이는 조선소’ 구축이 완료됐다. 현재는 AI가 빅데이터를 학습해 인력과 설비 등 공정관리에 대한 최적의 운용 조건을 도출하는 2단계 ‘연결-예측 최적화된 조선소’ 구축 작업을 2026년 목표로 진행하고 있다.
향후 HD현대는 2030년까지 ‘지능형 자율 운영 조선소’를 구축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통해 선박 건조 현장 생산성을 30% 향상시키고, 선박 건조 기간도 30% 단축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팔란티어는 자사 데이터 플랫폼 ‘파운드리’를 활용해 설계부터 생산까지 모든 공정에 디지털 트윈, 자동화, 로보틱스, 가상·증강 현실 등을 적용할 예정이다.
양사는 지난해 9월부터 무인수상정(USV) ‘테네브리스’도 공동 개발 중이다. 테네브리스는 경하중량 14t, 전장 17m 규모의 고성능 선체에 고도화된 팔란티어 AI 플랫폼을 적용한 것이 특징이다.
HD현대는 팔란티어의 AI와 데이터 분석 기술을 통해 조선과 방산 분야에서 업무 효율성을 극대화하고 데이터 중심 업무 문화 정착을 목표로 한다.
팔란티어는 HD현대와의 파트너십을 통해 조선과 방산 분야 디지털전환(DX)을 목표한다. 팔란티어는 자사 AI 기술 적용 범위를 각 산업별로 확장해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미래형 조선소 생태계 구축과 한국 내 입지 강화를 기대하고 있다.
HD현대와 팔란티어는 공통적으로 이번 협력이 한미 양국의 안보 역량 강화로 이어질 수 있다고 평가한다. 특히 AI 기반 방산 솔루션은 향후 안보 전략에 중요 요소가 될 수 있다는 점에 공감대를 형성했다.
업계 관계자는 “HD현대는 팔란티어 기술과 결합해 미래 해전의 경쟁우위를 확보하고 게임체인저 역할을 기대하고 있다”며 “팔란티어가 HD현대와 협력해 스마트 조선소와 방산 솔루션 등 첨단 산업에서 자사 플랫폼 성능과 가치를 입증한다면 국내외에서 추가적으로 사업 창출 기회가 생길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8월 8일 LIG넥스원은 경기도 성남시 LIG넥스원 판교하우스에서 팔란티어와 ‘미래 무기체계 빅데이터 플랫폼 활용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협약식을 마친 양사 관계자가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 사진=LIG넥스원
이미지 확대보기LIG넥스원은 해상 무인화 플랫폼 ‘무인수상정(해검)’ 시리즈를 비롯한 무인체계, 우주, 전자전 등 체계종합 분야에서 쌓아온 기술력에 팔란티어 데이터 인프라 기술과 AI 솔루션을 접목해 미래 전장 연구개발(R&D) 역량을 강화하고자 한다.
최종진 LIG넥스원 미래전장사업부문장은 “국방데이터 확보 및 관리·통합 역량 확보는 미래 무기체계의 AI 알고리즘 고도화를 위해 더없이 시급한 과제”라며 “팔란티어와의 협력이 진화하는 전장 환경에 최적화된 솔루션을 함께 주도하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팔란티어는 LIG넥스원과의 파트너십을 통해 미래 무기체계에 자사 빅데이터 플랫폼과 AI 알고리즘을 적용해 국방 데이터 역량을 고도화하고, 나아가 첨단 방산 분야에서 시너지까지 기대하고 있다.
다만 일각에서는 국가 보안 정보가 유출될 가능성이 있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팔란티어는 미국 국방부 등과 오랜 협력을 이어오며 글로벌 군사 데이터 중심 플랫폼을 구축해 온 기업인 만큼, 국내 방산기업은 국제 협력 과정에서 국가 안보와 직결된 수많은 데이터 보안 이슈에 대비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군사용 AI 기술 도입에 대해 국내외 정치권과 시민권에서는 법적・윤리적 논란도 있다. 업계 관계자는 “AI 무기체계를 군사적으로 활용하는 점과 개인정보 등 민감 정보를 활용하는 방식에 대한 사회적 수용성 검토가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채윤 한국금융신문 기자 chaeyun@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