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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승부수’ 던졌는데…‘펨토셀(초소형 기지국)’ 걸려 넘어진 KT [Z-스코어 : 기업가치 바로 보기]

정채윤 기자

cy@fntimes.com

기사입력 : 2025-12-08 05:00 최종수정 : 2025-12-10 16:00

MS 등 빅테크 제휴 기대에 못미쳐
ROE 10% 중기 목표 달성 절실한데
새 CEO 선출 ‘외풍’ 트라우마 우려

‘AI 승부수’ 던졌는데…‘펨토셀(초소형 기지국)’ 걸려 넘어진 KT [Z-스코어 : 기업가치 바로 보기]이미지 확대보기
[한국금융신문 정채윤 기자] 기업 가치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은 다양하다. 객관적 평가를 위해서는 다양한 변수를 고려해야 한다. 한국금융신문은 ‘알트만 Z-스코어’를 통해 기업이 현재 처한 상황과 대응, 재무건전성 등을 입체적으로 바라보고 그 속에 숨어있는 의미를 심층적으로 다뤄보고자 한다. <편집자 주>

KT가 인공지능(AI) 시대를 맞아 공격적 투자로 사업 외형을 키웠지만, 그에 따른 부채 증가 속도도 가팔라지고 있다. 내년에 새 최고경영자(CEO)가 선임되면 통신사 치명적 리스크인 개인정보 유출 사태를 수습하고, 신사업에서 회사 규모에 걸맞은 수익 구조를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KT 외형은 커지고 있다. 지난 5년간 매출이 꾸준히 성장했다. 지난해 매출은 2020년 대비 약 8.6% 증가했다. 통신 본업(5G·기가인터넷)은 물론 미디어, AI·클라우드, B2B 특화 사업 등 신사업이 동시에 성장한 영향이다.

KT는 2017년 AI 기기 ‘기가지니’를 선보인 뒤 AI 기반 서비스 확장에 속도를 내왔다. 2022년 이후 AI 클라우드 기반 플랫폼과 AI·디지털전환(DX) 인프라를 본격 상용화하면서 AI·클라우드 사업 확대 단계로 진입했다.

KT가 공개한 2025년 기업가치 제고 계획에 따르면 올해 3분기 누적 AI·IT 매출은 9,000억 원으로, 별도 기준 서비스 매출 대비 약 7% 수준이다. AI·IT 매출이 ▲2023년 1조 원(6%) ▲2024년 1조 1,000억 원(7%) 규모인 점을 감안하면, 마이크로소프트(MS)·팔란티어 등 글로벌 빅테크와의 협업이 시장 기대만큼 성과를 내지는 못했다는 평가다.

KT는 지난해부터 MS와 전략적 파트너십을 유지해왔으며, 향후 5년간 AI·클라우드·IT 분야에서 총 2조 4,000억 원을 공동 투자하기로 했다.

올해 3월에는 팔란티어와도 협력에 나서는 등 인공지능 전환(AX) 시장에 공격적으로 진입했다.

그러나 이 같은 글로벌 협업이 이어질지 여부가 불확실해졌다. 이를 진두지휘하는 김영섭닫기김영섭기사 모아보기 KT 대표가 ‘무단 소액결제’ 악재로 연임을 포기했기 때문이다. 김 대표는 내년 3월 임기 종료를 앞두고 있다.

애초 MS와의 협력 성과가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는 지적도 나온다. 양사는 한국어 특화 AI 모델(SOTA K) 개발, 한국형 클라우드 서비스 구축, AX 전문기업 설립 등을 내걸었지만, 공개된 결과물이 시장에서 그다지 반향을 일으키지 못했다.

특히 별도 AX 전문 법인 설립 계획은 실제 이뤄지지 않았고, 대신 지난달 KT 광화문 사옥 웨스트 빌딩 내 ‘KT 이노베이션 허브’라는 형태로 축소 개소했다.

대규모 투자에도 불구하고 글로벌 협력 효과가 뚜렷하게 나타나지 않으면서 KT 재무 부담은 커지고 있다. 지난해 KT 총부채는 23조 8,834억 원으로 2020년 대비 약 23% 증가했다.

한국금융신문이 AI 데이터 플랫폼 딥서치를 통해 확인한 KT 알트만 Z-스코어는 ▲2020년 1.61 ▲2021년 1.61 ▲2022년 1.54 ▲2023년 1.48 ▲2024년 1.44로 지속 하락했다.

데이터센터 등 인프라 투자와 AI·클라우드 매출은 증가했지만, 응용 서비스 매출(IT·AI 서비스 등) 성장 속도가 상대적으로 더뎌 자산 대비 수익성과 유동성이 악화된 영향이다.

세부 항목을 보면, ‘총자산 대비 운전자본’은 2020년 0.07에서 지난해 0.01까지 떨어져 유동성 지표가 크게 약화됐다. ‘영업이익/총자산’ 역시 2020년 0.12에서 지난해 0.06으로 반 토막 나며 수익성 악화 흐름을 확인할 수 있다.

2021~2023년 KT는 AICT(인공지능+정보통신기술) 사업구조로 전환을 추진하며 대규모 투자로 비용이 증가했고, 이는 유동부채와 총부채 증가로 이어졌다. 2023년 매출과 이익잉여금은 전년 대비 각각 약 2.8%, 1.7% 증가했지만, 부채 증가 속도를 따라가지 못했다. 같은 기간 총부채는 약 7% 늘었다.

지난해 4분기 대규모 희망퇴직에 따른 일회성 비용이 반영되며 연결 기준 영업이익이 전년 절반 수준인 8,095억 원에 그쳤다. 이익잉여금도 13조 7,798억 원으로 전년 대비 약 12% 감소했다.

다만 KT는 핵심 사업 확대에 따른 총자산 및 시가총액 증가세는 유지하고 있다.

총자산은 AI·클라우드, 데이터센터, 부동산 등 주요 사업군 투자와 자산 취득이 지속되며 꾸준히 늘었고, 금융·부동산·DX·콘텐츠 등 다각화된 포트폴리오가 자산 성장에 기여했다.

시가총액은 KT의 AICT 기업 전환 기대감, 지난해 기록한 역대 최대 매출(26조 4,312억 원), AI·IT 신사업 성장 전망, MS와의 전략적 파트너십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며 확대됐다.

자사주 매입 및 소각을 통한 주주환원 강화도 기업가치 제고에 영향을 준 것으로 평가된다. KT는 오는 2028년까지 자기자본이익률(ROE) 9~10% 달성을 목표로 제시했다.

이를 위해 KT는 누적 1조 원 규모 자사주 매입·소각, 영업이익률 9% 달성, IT 매출 내 AI 비중 19%까지 확대, 비핵심 자산 유동화 등을 추진하겠다고 했다. KT 관계자는 “AI·클라우드를 성장 엔진으로 삼아 AI 데이터센터 확장 및 인프라 공급을 강화해 미래 경쟁력을 확보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문제는 최근 발생한 무단 소액결제 해킹 사태다. 이로 인한 이용자 번호 이동 위약금 면제 등 비용이 올 4분기에 반영될 예정이다. 새 CEO 선임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외풍 트라우마’도 KT를 짙누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KT 새 대표는 부임 직후 시장 신뢰 회복과 함께 AI·클라우드 등 중장기 신사업 강화를 통해 재무 건전성 개선에 집중해야 할 것”이라면서 “실제 금전 피해 보상을 위한 지출뿐 아니라 이용자 신뢰 회복에 필요한 잠재적 비용도 고려해야 할 과제”라고 말했다.

정채윤 한국금융신문 기자 chaeyun@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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