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 업계에 따르면 쿠팡의 배송 자회사인 쿠팡로지스틱스서비스(CLS)는 지난 29일 택배영업점에 ‘노동단체 및 시민단체 요구에 따라 6월 3일 당일의 주간 배송 물량을 영업점에 위탁하지 않는다’고 이메일로 통보했다.
CJ대한통운과 한진, 롯데글로벌로지스, 로젠택배, 우체국택배 등 다른 택배사들이 택배기사들의 참정권 보장 요구를 받아들여 대선일 휴무를 결정하면서 쿠팡 역시 주간 로켓배송을 중단하기로 결정했다. 업계는 쿠팡 소속 인력과 택배영업점 소속 주간 배송기사 등 2만여 명이 이날 쉬게 될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앞서 쿠팡은 택배업계의 ‘택배없는 날’을 두고 업계 간 갈등을 겪은 적이 있다. 2023년 8월 ‘택배없는 날’ 시행 당시 쿠팡만 참여하지 않자 CJ대한통운이 이를 겨냥하는 듯한 기사를 냈다. 이에 쿠팡은 “다른 택배사에선 상상 못했던 8박 9일 휴가가 가능하다”며 “이는 쿠팡CLS만의 혁신적인 ‘백업 기사’ 시스템 때문에 가능한 일”이라고 입장을 밝혔다.
이처럼 여러 비판과 잡음에도 ‘로켓배송’만은 고집했던 쿠팡이 박 대표의 체제로 전환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이 같은 결정을 내리면서 업계가 주목하는 모습이다.
2012년 쿠팡에 합류한 박 대표는 ‘원조 쿠팡맨’으로 불린다. 그는 국회, 정부 등을 담당하는 정책 대관 분야를 맡아왔다. 특히 전국 30개 지역에 100곳이 넘는 AI 로켓배송 물류센터 투자를 이끌고, 국내 최초로 로켓배송 사업을 주도한 인물로 전해진다.
박 대표는 2019년 쿠팡 정책담당 부사장으로 승진한 뒤 2021년 신사업 부문 대표에 오른 그는 배달앱 쿠팡이츠와 OTT서비스 쿠팡플레이 등 사업을 이끌어왔다. 쿠팡의 최장수 임원이기도 하다.
누구보다 쿠팡을 잘 아는 인물인 데다 AI를 기반으로 한 로켓배송 물류센터 사업을 키워온 만큼 향후 쿠팡이 2026년 전국 100% 쿠세권 목표에 속도가 붙을 것으로 업계는 예상하고 있다.
쿠팡이 전개하는 AI 기술은 수천만 건의 상품 수요를 사전에 예측해 재고를 최적화하고, 소비자가 구매할 것으로 예상되는 상품을 주문이 들어오기 전에 가까운 물류센터로 미리 이동시킨다. 이를 통해 당일 배송과 익일 배송이 가능한 기반을 마련해 소비자에게 빠르고 편리한 배송 서비스를 제공한다.
이를 위해선 물류센터의 AI 및 자동화 기술이 핵심이 된다. 상품 입고 시 최적의 진열 위치와 작업자 동선을 안내하는 ‘랜덤스토우’, 상품이 진열된 선반을 작업자 앞으로 옮겨 편리하게 작업할 수 있도록 돕는 ‘AGV(무인운반로봇)’, 배송지에 따라 상품을 자동으로 분류하는 ‘소팅 로봇’ 등 첨단 기술이 물류 전 과정에 적용된다.
배송 단계에서도 AI는 배송차량 내 상품 적재 위치부터 가장 효율적인 배송 경로까지 추천하며 빠르고 정확한 배송을 실현한다.
이처럼 AI 기술 고도화에 힘을 주고 있는 쿠팡은 2026년까지 3조 원 이상을 투자해 신규 물류 인프라를 확충하고, 로켓배송 서비스를 전국으로 확대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쿠팡은 “이번 인사를 통해 쿠팡은 AI 물류혁신 기반의 전국 쿠세권 확장과 소상공인 판로를 더 강화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박슬기 한국금융신문 기자 seulgi@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