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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대가 가장 많은 건설 현장…외국인 노동자, 필수 vs 불필요 [주기자의 시시비비]

주현태 기자

gun1313@

기사입력 : 2025-05-28 08: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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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기자의 시시비비는 우리 사회에서 일어나는 모든 부동산과 관련한 주거·정책·현안 등에서 장점과 단점을 살펴보는 코너다. 정치인·공무원·기자·사업가·직장인 등 솔직담백한 지인들과의 대화를 적나라하게 풀어 독자분들의 공감을 얻을 수 있는 주제를 다뤄 본다.<편집자주>
60대가 가장 많은 건설 현장…외국인 노동자, 필수 vs 불필요 [주기자의 시시비비]이미지 확대보기
[한국금융신문 주현태 기자] 올리는 족족 회사 홈페이지 트래픽 1위를 이어가던 ‘주기자의 시시비비’, 지난 3회차 때는 3위를 기록했다. 다만 괜찮다. 이미 주 기자가 들어간 주식으로 하락의 떨어짐을 충분히 경험했기 때문이다.

문재인 정부 시절, 집값이 더 오를까봐 어렵게 마련한 내 집 시세도 하락했다. 또 괜찮다. 실거주용이면서도 무럭무럭 자라나는 딸들이 있기 때문이다.
정주고 마음 주고 사랑도 다줬던 장모 후배가 다른 부서(금·융·부)로 지원해서 떠났다. 역시 나 괜찮다. 더! 잘하고, 더! 훌륭한 ‘한상현 기자’가 밑으로 왔기 때문이다.

그러니 정말로 괜찮다. 네 번째 시시비비는 적적한 주기자의 마음을 달래줄 단비가 되리라 기대한다.

이번 코너에서는 정부에 정책을 제안하는 교수와 일선에서 건설현장에서 일하는 건설 전문가 두 분을 모셨다. 먼저 박모씨는 오랜시간 동안 건설업계 교수로서 활동한 인물로 “건설업계가 살아야 대한민국 경제가 산다”를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박 씨는 “외국인 노동자를 잘 활용해야 건설업계가 좋아진다”고 주장한다.

또 최모씨는 38년간 건설 밥을 먹은 현장 전문가로, 작은 건설회사를 운영하고 있다. 그는 “외국인 노동자는 근근히 고용하긴 하지만, 실질적으로 도움이 되지는 않는다”고 강조한다.

외국인 건설노동자를 활용해야 한다고 말하는 박모씨(69세·남/대학교수)와 외국인 노동자 기피한다(66세·남/건설업 종사자)를 만나 외국인 노동자에 대한 사회적 평가를 들어봤다.
서울  한 대학교 건축학과 교수인 박씨(오른쪽)와 소통하는 모습./사진=주현태 기자

서울 한 대학교 건축학과 교수인 박씨(오른쪽)와 소통하는 모습./사진=주현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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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각자 생각하는 건설업계 상황에 대해서 말하자면.

박모씨 “경기침체 장기화와 만성적인 인력난 속에서 업계 상황은 좋지 못하다. 신축아파트에서는 수많은 하자가 빈번해지면서, 건설산업 자체가 약화되고 있다. 시공품질 관리가 느슨해졌고, 입주 초기부터 누수, 균열, 층간소음 등 각종 민원이 쏟아지는 사례도 늘어나고 있다. 대형 건설사고도 이어지면서 신뢰감도 떨어지고 있다. 현재 건설업계는 위기상황이다.”

최모씨 “원청과 하청·재하청으로 이어지는 다단계 구조는 건설업계 품질을 최악으로 만들고 있다. 대부분 이런 구조가 사라지고 있다고 하지만, 실상은 다르다. 여전히 재하청에 재하청을 주고 있고, 최종적으로는 불법외국인 근로자가 쓰이는 경우도 많다. 내국인 가운데, 안전모를 쓴 대부분은 중년층이고, 청년층에 외면당하고 있는 것은 굳이 통계가 아니더라도 확인 할 수 있다. 건설업계는 크게 바뀌어야 한다.”

- 건설업계 고령화는 과거서부터도 유명했다. 현재는 어떤 상황인지.
박씨 “한국건설인정책연구원에 따르면, 올해 2월 기준 한국건설인협회에 등록된 건설 기술인 103만5724명 가운데 60대 이상은 27만7432명(26.8%)으로, 40대(25만 8143명·24.9%)를 넘어섰다. 20대·30대는 전체 인력의 15% 수준에 그치면서, 업계 평균 연령은 52.2세에 그쳤다. 이는 건설업계가 자체도 늙어가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높은 업무강도와 역알한 근로여건이라는 인식이 청년층에서 형성되면서, 사실상 원초적인 건축업과 관련해 취업을 하는 학생들이 적어지고 있다. 업계 청년 기술공이 부족해지면서, 외국인 인력을 동원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에 외국인 근로자들은 필수적인 상황이 됐다.

최씨 “고령화가 맞다, 젊은 사람들이 건설업계를 기피하는 만큼, 외국인 노동자로 빈자리가 대체되고 있다. (함께 일하고 있는) 내 사위에 따르면, 새벽 4시에 일어나서 현장 가는 것도 힘들고, 어디 지방 현장에 가면 조강지처랑 아이들 두고 가는 게 힘들다고 한다. 실질적으로 이 부분은 힘든 게 사실이다. 내 사위도 이러는데 다른 청년층이 어떨지 충분히 인지는 하고 있다. 다만 나이가 있는 인력과 기술력이 없는 외국인이 만나면서, 상황은 굉장히 나빠지고 있다고 본다. 기본적으로 몸이 자연스럽지 못한 중년층과 소통이 불가능한 외국인의 만남으로 건설사 사건·사고가 지속적으로 터지고 있다고 본다.”

- 외국인 노동자에 대한 평가가 갈리고 있다. 세부적인 평가를 알려줄 수 있는지.

최씨 “현장에서 만난 많은 외국인 노동자 수준은 정말 좋지 못하다. 이런 애들을 돈 10만~13만원 들여 돈을 다 주고 쓴다는 것 자체가 말도 안된다. 외국인 노동자도 노동자라고 잘못된 것을 배워서, 일을 하지도 않고 법을 타령하는 애들도 등장하고 있다. 가끔은 연말 연초나 장마시즌에 사람 빠질 때 사무실에서 인력사무소를 통해 노동자를 부를 경우가 있지만. 머릿수 채우기 용도일 뿐이다. 과거 외국인 노동자를 쓰는 이유가 적어도 말을 이해하고 잘 듣는 것인데, 최근에는 일을 내팽개치고 아예 꿈쩍도 안하는 경우를 경험하고 나니 고용할 용기조차 나질 않는다. 시공하는데 있어, 과정에 대한 이해·전문지식이나 시공요령도 없는 애들 데려다가 내국인 잡부들이랑 돈을 똑같이 주고 쓴다는 게 말이 안된다. 되려 그들의 일을 받아 일이 늘어나기도 한다.

한 예시로 조선족 근로자가 처음에는 외국인이라 조금 작게 임금 받는 척하고, 쉽고 물량 잘 나오는 것만 먹고, 갖은 핑계로 다른 현장으로 가버렸다. 험하고 물량 안 나오는 것은 결국 내국 근로자에게 넘어된다는 의미다. 내국근로자는 어려운 일 하면서 제대로 된 임금 못 받고, 조선족이 다 챙겨 먹으니 내국인 젊은이들이 건설업에 들어오려 할지 의문으로, 1군 업체에서 내국 근로자는 연령 제한에 걸려 취업조차 못하고 있다. 이 상황에서 외국인 근로자에 긍정적인 평가가 이어지는 것 자체가 이해가 가질 않는다”

-박씨 “건설분야는 인간이 생존할 때부터 시작해 우리가 상상도 못할 먼 미래까지도 존재해야 하는 산업이다. 원초적인 잠을 책임을 지고 있기 때문이다. 청년들이 필요한 이유도 바로 이 미래라는 점에 있다. 정부가 건설종사자의 연봉·환경·대우 등 젊은 층에서 관심을 가질 수 있는 특단의 조치를 세워 현 건설업계의 사회적인 분위기를 바꿔줘야 한다. 다만 이 과도기에 필요한 것이 바로 외국인 근로자다. 단편적으로 생각하면 외국인 노동자는 일용직이나, 결국 건축의 길로 들어선 외국인 노동자도 미래 인력으로 충분히 양성할 수 있다. 반본적인 단순 업무에 숙련된 외국인 근로자들도 굉장히 많아지고 있는 상황이다. 외국인이라고 기피한다면, 우리나라 건설산업은 한계가 명확하게 보이게 될 것이다. 한국 임금이 동남아시아·중국 등 보다 더욱 경쟁력이 있는 만큼, 다문화를 수용하고 이들을 통해 안정적인 제도를 만들어 나가야한다. 최씨 말은 사실상 소수만 보고 판단하고, 그것을 전체로 확대한 것으로 보인다.”

최씨 “나도 아예 반대하는 것은 아니다. 최근 울산시 한 배터리 공장현장에서 작업을 해본 결과, 이런 곳이라면 외국인을 고용해도 상관없다고 느꼈다. 이곳에선 기본적으로 중국·조선족·동남아시아 등 외국인 근로자가 일을 하고 있다. 다른 현장과 차이점은 근로자이 굉장히 총기가 있다는 점이다. 기본적으로 한국인들과 따로 행동하는 일이 없고, 곳곳에 통역사들이 있는 점이 신기했다. 현장 공지사항 때에도 통역사들이 직접 나서 외국인 근로자들에게 통역을 해줬다. 내·외국인을 떠나 이렇게 열정적인 현장도 처음이었다. 문제는 그 잘하는 근로자들도 결국 나간다는 점이다. 비자조건, 체류 기간 등 법적 문제로 떠나는 상황이 있다는 의미다. 통상적으로 일반 한국인이 13~15만원이라면, 외국인은 10~13만원이다. 외국인 노동자가 저임금이라고 하지만, 그렇게 큰 차이도 나지 않는다. 문제는 결국 잘하는 외국인 노동자를 위해 투자를 한다고 해도 결국 나갈 사람이라는 의미다. 이럴 바에는 양성의 개념이 아니고, 정말 일용직 노동자처럼 식비 포함해서 8만원인게 적당하다고 생각한다. 국가가 현장을 몰라도 너무 모른다. 이런 내 판단을 나쁘게 보는 사람이 있다면, 건설업계에서 일해보지도 못한 감정에만 호소하는 멍청이라는 점을 꼭 밝힌다.”

GS건설 아파트 건설현장에서 ‘자이 보이스’를 활용해 외국인 근로자에게 작업 내용을 설명하는 모습./사진제공=GS건설

GS건설 아파트 건설현장에서 ‘자이 보이스’를 활용해 외국인 근로자에게 작업 내용을 설명하는 모습./사진제공=GS건설

- GS건설 AI기반 번역 프로그램인 ‘자이 보이스’를 아는지. 120여개 언어를 텍스트로 해석해주는 프로그램이다. 소통의 문제는 이런 식으로 해결할 수 있지 않나?

박씨 “가장 좋은 예시이기도 하다. 외국인 근로자를 대상으로 의사소통이 자유로워지는 첫걸음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현재는 글로 번역하는 수준에 머물러 있지만, 이를 끊임없이 살피고 개발한다면, 음성으로 번역해주는 기술도 탄생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대형건설사가 시공하는 곳 위주로 진행될 것으로 보이는 만큼, 정부가 이를 확대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씨 “아직까지 이런 프로그램을 현장에서 본적은 없다. 다만 건설에는 전문 용어와 신호를 주고받는 고유 언어가 있다. 예를 들어, 타워크레인을 운행하는 사람은 한국사람인데 신호수는 보통 외국인 노동자가 하게 된다. 이때 이 두 사람의 잘못된 신호로 사고가 많이 일어난다. 이에 이를 보완할 수 있는 수단도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 외국인 노동자를 사회적으로 수용하기 위해서 정부는 어떤 노력을 하는지.

박씨 “나이든 국내 근로자와 소통이 안되는 외국인 노동자로 인해 안전사고가 끊임없이 발생하고, 이를 알면서도 똑같이 반복할 수밖에 없는 악순환이 펼쳐지고 있다. 이를 방지하기 위해서는 당연히 저임금 현장 구조 자체를 탈피해야한다. 저임금에 기반한 외국인 고용은 필연적으로 품질 리스크를 수반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특히 언어 소통 부족, 비전문적인 시공 등을 해결할 수 있는 해법이 필요하다. 소구 대형건설사가 진행하고 있는 다국어 매뉴얼, 외국인도 통제할 수 있는 강화된 현장시스템 등 제도적으로 보완을 해야 한다. 제도적 변화 없이 외국인 노동자를 안고, 청년층을 유입한다는 것은 이상에 불과하다.”

최씨 “현장은 책임감이 필요하다. 통상적으로 외국인 노동자들은 잡부로 고용이 된다. 이에 그들도 자신들이 잡부라는 부분을 알고 대충일하고 결국 날림공사를 치게 되는 요인이 된다. 우리 직원들은 건설업계가 살아나기 위해서는 세대 소통이 이어져야 한다고 말하고, 외국인 동료를 맞이하기 위해서는 지속적으로 함께 할 수 있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건설업은 나이를 불문하고 쉽게 들어설 수 있는데, 이게 장점이자 단점이 된다. 쉽게 들어온 만큼 쉽게 나간다. 이에 국가가 직접 나서, 기본적인 처우를 올려주면서, 경력관리를 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면, 막연한 외국인 기피증도 사라지게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 종합

외국인 건설노동자 활용을 두고 시각은 극명히 엇갈린다. 박 씨는 인력난과 고령화 속에서 외국인은 필수적이며, 제도 개선을 통한 양성이 가능하다고 봤다. 반면, 건설 현장 경험이 풍부한 최 씨의 경우 외국인의 책임감 부족을 우려하며, 이로 파생된 현장 품질 저하와 건설업계 전반적인 우려의 시선을 보냈다. 무분별한 외국인 노동자 양성보다는 실질적 관리 시스템이 먼저라고 주장했다.

다만 두 사람 모두 정부의 통역·경력관리 시스템 정비와 청년층 유입을 위한 근로 여건 개선에는 공감대를 이뤘다. 결국 외국인 노동자 문제는 단순 고용을 넘어, 한국 건설산업의 구조와 품질을 함께 돌아봐야 할 과제다.

주현태 한국금융신문 기자 gun1313@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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