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서 네이버는 ‘네넷(네이버-넷플릭스)’ 정식 출시 전 영상 유통 플랫폼 ‘시리즈온’ 서비스를 종료했던 터라 바이브 역시 이번 기회에 시리즈온처럼 자연스럽게 퇴장시키는 것 아니겠느냐는 분석이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네이버와 스포티파이는 양사 간 제휴 등 협력에 관해 논의하고 있다.
네이버는 지난해 OTT(온라인동영상서비스) 업계 1위 넷플릭스와의 제휴를 통해 네이버 멤버십 신규 가입자를 1.5배 늘리며 톡톡히 재미를 봤다. 넷플릭스 협력 사례처럼 입증된 성공 모델을 음원 시장에도 적용할 수 있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스포티파이는 글로벌 1위 음원 플랫폼이다. 지난달 기준 국내 음원 스트리밍 시장 점유율은 14%, 월간활성 이용자수는 377만명으로 국내 음원 플랫폼 업계 3위를 기록하고 있다. 1위는 유튜브 뮤직(42%∙979만명), 2위가 멜론(26%∙601만명)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업계 일각에서는 바이브 지위가 축소되는 것이 아니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네이버가 지난 2023년 하반기부터 실적이 저조하거나 성장성이 낮은 사업을 본격적으로 정리하고 있는 것도 이런 추측에 무게를 더하고 있다.
실제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지난달 기준 바이브 국내 음원 스트리밍 시장 점유율은 2.6%에 불과하다. 주요 음원 플랫폼 중 하위권이다. 월간활성이용자수도 약 60만7368명으로 지속 감소 추세를 보이고 있다.
네이버 관계자는 “그 당시 바이브 상품성이나 소비자에 대한 영향력 등을 종합적으로 판단한 결과 멤버십에서 빠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스포티파이 관련해선 “스포티파이와의 협력과 바이브를 멤버십에서 제외한 것은 전혀 무관하다”며 “현재 스포티파이와 관련해 구체적으로 논의된 바는 없다”고 말했다.
바이브 종료 가능성에 대해서도 부정했다. 네이버 관계자는 “과거 멤버십을 통해 바이브를 사용하던 많은 유저가 현재도 꽤 많아 서비스는 계속될 것”이라면서도 “지금 당장 바이브에서 극적인 개편이나 서비스 상 발전이 보이지 않을 순 있지만 이용자와 접점을 확대하기 위해 AI 추천 기능, ‘파티룸’(음악 스트리밍과 실시간 음성 대화, 채팅이 결합된 소셜 음악 공간)이라는 다른 스트리밍에서 볼 수 없는 서비스를 선보이고 있다”고 덧붙였다.

네이버 사옥 전경. / 사진=네이버
하지만 현재 바이브 행보를 보면 이미 사라진 네이버 시리즈온과 많이 닮아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시리즈온은 단건 구매 방식 VOD(주문형 비디오) 서비스였는데, 구독형 OTT가 스트리밍 시장을 주도하자 고전을 면치 못했다.
결국 지난해 11월 네이버는 시리즈온을 네이버플러스 멤버십에서 제외했다. 한 달 후 네이버는 시리즈온 종료와 함께 네이버플러스 멤버십 회원에게 넷플릭스 광고형 스탠다드 요금제 혜택을 제공하기 시작했다.
당시 아직 서비스를 이용하던 고객에게 남아있던 유상 캐시는 환불 조치했고, 이후에도 기존에 구매한 콘텐츠는 별도의 보관함 기능을 통해 감상할 수 있도록 했다.
이는 자사 VOD 상품 대신 인기 OTT를 멤버십 혜택으로 편입해 변화한 소비 트렌드에 맞춰 멤버십 경쟁력을 강화하고 사업을 확대하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네이버 관계자는 “넷플릭스와의 협업과 시리즈온 서비스 종료는 무관하다”며 “OTT 중심으로 변화한 콘텐츠 소비 트렌드에 대응하기 위해 시리즈온을 종료했고, 네이버 자체 스트리밍 서비스 ‘치지직’과 숏폼 영상 서비스 ‘클립’에 집중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정채윤 한국금융신문 기자 chaeyun@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