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현동진 현대차그룹 로보틱스랩장(상무)

정의선 회장 로봇 철학을 실현할 핵심 인물로 현동진 현대차·기아 로보틱스랩장(상무)이 거론된다. 로봇 기술 개발뿐만 아니라 소프트웨어, 사업화 등 미래 로봇 사회 밑그림을 차근차근 그리고 있는 현대차그룹 로봇 총책임자다.
1987년생인 현동진 랩장은 현대차그룹 ‘젊은피’로 통한다. 서울대 기계공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미시건대 석사, UC버클리 박사, MIT 박사 후 과정 중 현대차 입사 제의를 받았다. 현대차 관계자는 “정의선 회장이 그리는 미래 로보틱스 사회와 ‘사람을 위한 로봇’을 연구해 온 현동진 랩장 철학은 일맥상통”이라고 말했다.
현동진 랩장은 의왕중앙연구소 인간편의연구팀에서 ‘현대차 생활’을 시작했다. 이후 융합기술개발팀장, 로봇플랫폼팀장 등을 거쳐 2018년 정의선 회장 직속 전략기술본부 산하 로보틱스랩장을 맡아 현재까지 팀을 이끌고 있다.
로보틱스랩은 현대차·기아 로봇 연구를 전담하는 조직이다. 자동차 생산에 활용되는 로봇뿐만 아니라 웨어러블, 서비스, 소형 모빌리티 등 다양한 분야 로봇 기술을 연구한다. 로봇 소프트웨어, AI(인공지능) 등 로봇 사회 구현을 위한 미래 모빌리티 기술까지 총망라한다.
현대차그룹은 최근 중국에 로보틱스랩 상표권을 출원했다. 상표권을 확보한 분야는 ▲기계장비 ▲과학기기 ▲의료기기 ▲운송수단 ▲광고·판매 ▲건설·수리 등 총 6개 분야다. 단순 개발뿐만 아니라 사회 전방위 분야로 로봇 사업을 확대하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현동진 랩장 철학을 잘 나타내는 제품이 2024년 판매를 시작한 웨어러블 로봇 ‘엑스블 숄더(X-ble Shoulder)’다. 근골격계 부담을 낮춰 현장 작업자들 부상과 능률을 높여주는 착용형 로봇이다. 현동진 랩장은 짐 운반 시 허리를 보조하는 ‘엑스블 웨이스트(X-ble Waist)’와 보행 약자 재활을 위한 ‘엑스블 멕스(X-ble MEX)’ 등도 개발 중이다.
현동진 랩장은 엑스블 숄더 공개 행사에서 “엑스블 숄더 프로젝트는 2018년 현대차 앨라배마 공장 근로자 피드백으로부터 시작됐다”며 “이후 기술 개발 및 성능 개선 과정에서 현장 의견을 지속 반영해 완성할 수 있었다”고 전했다.
그는 “웨어러블 로봇은 사람을 대체하지 않고 사람과 함께하는 기술”이라며 “더 많은 사람들이 웨어러블 로봇 가치를 누릴 수 있도록 제품군을 확대해 나갈 예정”이라고 강조했다.
현동진 랩장은 특히 현대차그룹 로보틱스 사업 또 다른 축인 보스턴다이내믹스와의 협력도 책임지고 있다. 현동진 랩장이 외부에 알려진 시기도 현대차그룹이 보스턴다이내믹스 인수를 선언한 2020년이다.
보스턴다이내믹스는 정의선 회장이 미래 로봇제작 기술 확보를 위해 인수한 글로벌 로봇제조업체다. 보스턴다이내믹스가 휴머노이드, 관절형 로봇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면, 로보틱스랩은 관련 소프트웨어, AI 등 기술 협력을 추진한다.
현동진 랩장 미래 로봇 청사진은 지난 18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리는 인공지능 엑스포 ‘MARS 2025’에서 모습을 드러냈다.
이날 행사에서 로보틱스랩은 AI를 결합한 혁신적 로보틱스 기술력과 로보틱스 토털 솔루션을 통한 다양한 서비스 제공 방안을 제시했다.
특히 눈길을 끈 전시는 자율주행 모듈을 상단에 결합한 보스턴다이내믹스 대표 로봇 ‘스팟(SPOT)’과 지능형 CCTV를 통합한 안전 관리 솔루션이었다.
AI 기반 영상 분석 기술로 설계된 지능형 CCTV를 통해 스팟은 스스로 주위 상황을 파악하는 등 더 고도화된 지능을 얻게 됐다.
이밖에 로보틱랩스는 ▲카메라로 인식한 정보를 사람의 언어로 바꿔주는 ‘온 디바이스 VLM’ ▲안면인식 시스템 ‘페이시’ ▲AI 기반 배송 로봇 ‘달이 딜리버리’ ▲서비스 안내 로봇 ‘달이’ ▲로봇 관제 시스템 ‘나콘’ 등 미래 로봇 청사진을 공개했다.
현동진 랩장은 “로보틱스랩은 로봇 기반 AI 소프트웨어 기술을 활용해 영업 거점, 오피스, 병원 등 많은 공간에서 서비스를 제공한다”며 “건물, 인프라 등에도 AI 소프트웨어 기술을 적용하는 등 경계를 뛰어넘은 총체적 고객 경험을 제공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재훈 한국금융신문 기자 rlqm93@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