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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한화그룹,‘오해’라는 본 모습

이성규 기자

lsk0603@fntimes.com

기사입력 : 2025-04-14 00:00 최종수정 : 2025-04-14 10:43

▲ 이성규 기자

▲ 이성규 기자

[한국금융신문 이성규 기자] 최근 국내 자본시장에서 가장 큰 이슈는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3조6000억원 규모 유상증자 발표다.

규모 자체도 역대급이었지만 앞서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한화에너지 등이 보유한 한화오션 지분매입에 1조3000억원에 달하는 자금을 쏟아부은 것이 화근이었다.

한화에너지는 한화그룹 3세 경영자들이 합산해 지분 100%를 소유한 기업이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승계 재원을 마련코자 한화에너지의 곳간을 채우고 빈 곳간은 주주로부터 충당한다는 비판이 거세진 이유가 됐다.

결국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유증 규모를 2조3000억원으로 줄이고 축소분 1조3000억원은 한화에너지 등을 대상으로 제3자 배정 유증으로 결정했다. 일반주주들의 부담을 줄이겠다는 취지다. 또 승계 의혹에 대해선 전면 부인했다.

사건의 전말을 보면 한화에어로스페이스로선 억울할 수 있다. 한화에너지는 한화오션 인수 당시 재무적투자자(FI)로 참여했다. 해당 지분은 언젠가 시장에 풀리거나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매입해야 했다.

수주산업은 여타 산업 대비 신용등급이 중요하다. 자금조달이 사업의 시작이자 끝이기 때문이다.

한화오션 신용등급은 BBB+다. 자금조달력이 충분하다고 볼 수 없는 수준이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입장에선 통합 방산효과는 물론 수주경쟁력 강화를 위해서 한화오션 지분을 확대한 것이다.

하지만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한화오션 지분 인수와 대규모 유상증자는 신용등급을 움직일 정도가 아니다.

표면적으로는 현금흐름이 충분하면서도 유증을 해 의혹을 샀다. 핵심은 신용등급에 즉각적인 영향이 없음에도 논란이 될만한 사안을 추진해야 하는 다른 이유가 있었는지 여부다. 선제적 자금조달 명분을 시장이 받아들일 수 없는 이유다.

이번 유상증자 결정 이후 주가는 일시적으로 상승했으나, 시장의 의구심은 여전히 해소되지 못했다.

특히 금융감독원이 증권신고서 정정을 요구하며 제동을 건 점도 회사의 신뢰 회복 과제임을 보여준다.

한편, 한화그룹은 계열 분리를 통해 3세 경영자 승계가 이뤄질 전망이다. 한화에너지 외에도 김승연닫기김승연기사 모아보기 한화그룹 회장 차남인 김동원닫기김동원기사 모아보기 사장이 이끌고 있는 한화생명의 금융계열사 한화리츠도 빼놓을 수 없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와 한화리츠 모두 승계와 연관된 것이 우연의 일치는 아니다. 한화에너지 전신인 H솔루션이 등장했을 때부터 승계 관련, 여러 이슈들이 존재했다.

그동안 숱하게 불거진 승계 의혹이 사실이 아닌 오해라고도 할 수 있다. 그러나 오해를 산 것도 문제다. 시장과의 소통 면에서나 전략적 결정에서 많이 부족했다는 뜻이다. 어쩌면 '오해'가 한화그룹이 가진 본 모습일 수도 있다. 다만, 진짜 오해라면 그 생명은 길지 않을 것이다.

이성규 한국금융신문 기자 lsk0603@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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