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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격의 크래프톤 “내년엔 AI 게임 진수 보일것”

김재훈 기자

rlqm93@

기사입력 : 2024-11-25 00:00 최종수정 : 2024-11-25 14:41

한발 앞선 AI 투자…“남들과 다른 행보”
AI 실적 발표·지스타 체험 이벤트 ‘화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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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스타 2024 렐루게임즈 AI 게임 마법소녀 루루핑 야외 부스. 사진 = 크래프톤

▲ 지스타 2024 렐루게임즈 AI 게임 마법소녀 루루핑 야외 부스. 사진 = 크래프톤

[한국금융신문 김재훈 기자] 크래프톤(대표 김창한)은 시장과 기술 변화를 누구보다 정확하게 읽는 게임 회사다. 메타버스, 블록체인과 같은 트렌드가 일시적 유행에 그칠 것이란 것을 간파했고, 그 다음 단계인 인공지능(AI)에 진작부터 투자했다.

이 회사가 내년부터 성장 비전 ‘스케일업 더 크리에이티브’ 핵심 전략 중 하나인 AI 사업을 본격화한다. 게임과 AI를 결합할 뿐만 아니라 게임 특화 소규모 언어모델(SLM) 개발 등 신사업으로 영역을 확장해 간다는 구상이다.

크래프톤 자회사 렐루게임즈에서 개발한 ‘마법소녀 카와이 러블리 즈·도·바·부· 루루핑(마법소녀 루루핑)’은 올해 지스타 2024에서 가장 화제를 모은 게임 중 하나다. 이 게임은 AI를 활용한 음성인식 게임으로 이용자가 실제 음성으로 마법주문을 외치며 즐기는 게임이다.

특히 게임 내 AI가 이용자 목소리 세기나 발음을 분석해 데미지를 계산한다. 정확한 발음과 목소리가 클수록 더 큰 데미지가 적용되는 것이다. 이러한 점 때문에 마법소녀 루루핑은 올해 지스타 야외 부스에서 실제 플레이뿐만 아니라 보는 재미로도 방문객들의 눈길을 끌었다.

이 게임을 개발한 렐루게임즈는 크래프톤이 지난해 설립한 AI 게임 전문 개발사다. 렐루게임즈는 올해 지스타 2024 전야에 행사인 ‘2024 대한민국 게임대상’에서 AI 기술력을 통한 혁신성을 인정받아 ‘스타트업기업상’을 수상했다. 렐루게임즈의 또 다른 AI 게임 ‘언커버 더 스모킹건’도 ‘굿게임상’을 수상하는 등 크래프톤 AI 게임 전략의 성과를 입증했다.

크래프톤의 또 다른 지스타 출품작 인생 시뮬레이션 게임 ‘인조이’도 크래프톤 AI 기술이 적용돼 큰 관심을 받았다. 인조이는 3D 프린터 기술과 모션 생성 기술 등 다양한 AI 기반 기술이 활용됐다. 특히 3D 프린터 기술은 게임에 최초로 적용된 기술로 유저가 2D 이미지를 입력하면 단순히 앞면을 3D로 구현하는 것을 넘어 보이지 않는 뒷면까지 AI가 예측해 자동으로 생성하는 방식이다.

이 같은 크래프톤 AI 게임 전략은 선택과 집중 결과라 의미가 크다. 지난 2022년 게임업계가 블록체인, 메타버스를 신사업으로 육성한 것과 달리 크래프톤은 딥러닝본부를 신설하는 등 AI 원천 기술을 연구했다. 크래프톤에 따르면 딥러닝본부 연구·개발(R&D) 비용으로만 누적 1000억원을 투자했다.

딥러닝본부는 자연어 처리(NLP), 비전·애니메이션, 음성인식(STT/TTS), 강화학습(RL) 등 다양한 AI 핵심 기술을 확보했다. 뉴립스(NeurIPS), ACL, COLT 등 세계적 AI 학회에 다수 논문을 등재하는 성과도 거뒀다. 올해와 내년을 기점으로 그동안 쌓아온 AI 기술을 실제 게임에 적용하는 데 주력한다는 방침이다.

AI 원천 기술에 대한 크래프톤 자신감은 상당하다. 특히 크래프톤은 올해 초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배동근 최고재무책임자(CFO) 목소리를 학습한 TTS AI가 실적 프레젠테이션을 진행했다.

배동근 CFO는 올해 3분기 컨퍼런스콜 말미에 “올해 초 부터 실적 발표 중 프리젠테이션은 TTS가 맡고 있다. 오늘도 마찬가지”라며 “앞으로 크래프톤 AI 기술에 많은 관심 부탁드린다”며 현장 모두를 놀라게 했다.

크래프톤은 나아가 유저와 상호작용할 수 있는 ‘CPC(Co-Playable Character)’를 비롯해 게임 특화 SLM 개발 등 기술 상용화를 선도해 게임을 잇는 사업부문으로 육성해 간다는 방침이다.

이중 가장 가시권에 있는 것은 CPC다. CPC는 기존 NPC와 달리 유저와 대화하고 협력하며 게임을 즐길 수 있는 캐릭터로 사람처럼 상황을 파악해 유연하게 대응하는 특징이 있다. 크래프톤은 이 CPC 기술을 배틀그라운드와 인조이를 비롯한 다양한 게임에 확대 적용할 예정이다.

이강욱 딥러닝본부장은 3분기 컨퍼런스콜에서 “인조이 내 조이(주인공 캐릭터)는 보다 사람처럼 행동하고 대처할 수 있게 하고, 배틀그라운드에서는 유저를 더 깊게 이해하고 대응할 수 있도록 만들 것"이라고 밝혔다.

배동근 CFO도 “블록체인 등 P2E(돈 버는 게임) 게임이 뜰 당시 우리 행보를 기억해 달라”며 “현재 실용적 AI 기술을 담아 게임을 개발하고 출시하는 회사는 크래프톤이 유일하다. 가까운 미래에 더 큰 계단식 성장을 보여줄 것”이라고 자신했다.

김재훈 한국금융신문 기자 rlqm93@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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