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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가 커피 위협에 ‘흔들’ 스타벅스, 손정현의 ‘소통 리더십’ 통할까

손원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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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 2024-11-11 00:00

스타벅스, 하반기에만 두 차례 가격 인상
영업이익률 하락에 일부 직원 ‘트럭 시위’
손정현, 고객·직원 소통으로 리더십 키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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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타벅스 사내 소통 프로그램.

▲ 스타벅스 사내 소통 프로그램.

[한국금융신문 손원태 기자] 스타벅스 손정현 대표이사가 취임 2년 차를 맞으면서 외형 성장에 가속 페달을 밟고 있는 가운데, 가격 인상과 직원 시위라는 이중고에 직면했다.

손 대표는 과거 ‘서머 캐리백’ 논란으로 얼룩졌던 스타벅스 기업 이미지를 특유의 소통 리더십으로 말끔히 씻어낸 바 있다. 이에 스타벅스 모회사인 신세계그룹으로부터 경영능력을 인정받아 이번 인사에서도 한 차례 더 유임됐다.

11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스타벅스는 이달 들어 아이스 음료 11종(블렌디드 2종, 프라푸치노 6종, 피지오 1종, 리프레셔 2종)의 톨(355㎖) 사이즈 가격을 200원씩 올렸다. 이는 스타벅스가 지난 8월 아메리카노 그란데(473㎖), 벤티(591㎖) 사이즈 가격을 각각 300원, 600원씩 인상한 것에 이은 3개월 만의 조치다.

스타벅스는 앞서 지난 2년 6개월 동안 고객 부담을 최소화하기 위해 가격 동결을 유지해 왔다. 그러다 올 하반기에만 두 차례나 가격 인상을 단행했다. 수익성 악화 탓이다.

메가MGC커피와 컴포즈커피, 빽다방 등 일명 노랑커피 삼총사가 저가 커피로 시장을 장악하면서 경쟁이 치열해 졌다. 이상 기후로 글로벌 커피 원두 가격이 치솟은 점도 영향을 미쳤다. 이에 스타벅스는 외형 성장과 무관하게 영업이익률이 5% 안팎에 갇혀 있다.

최근 3년간 스타벅스 매출 추이를 보면 2021년 2조3856억 원에서 2022년 2조5939억 원, 2023년 2조9295억 원으로 두 자릿수를 넘나드는 성장률을 보였다. 그러나 영업이익률은 2021년 10.0%에서 2022년 4.72%, 2023년 4.77%로 급격하게 줄어들었다.

스타벅스는 전 매장을 직영점으로 운영하고 있다. 커피 원두 가격 외에도 임대료나 인건비에 취약할 수밖에 없는 구조다.

이런 상황에서 저가 커피 업체는 빠르게 매장을 확대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메가MGC커피는 지난 2022년 572개였던 매장을 올해 2990개로 늘렸다. 이 기간 컴포즈커피는 626개에서 2612개로, 빽다방은 278개에서 1594개로 몸집을 키웠다.

스타벅스가 특화 매장이나 고객 프로모션에 집중할 수밖에 없는 이유다. 실제로 스타벅스는 최근 3년간 판매관리비가 2021년 1조547억 원에서 2022년 1조2047억 원, 2023년 1조3253억 원을 기록하면서 매해 꾸준히 불어났다.

이와 함께 바리스타들의 불만도 조금씩 터져 나오고 있다. 최근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인 ‘블라인드’에 스타벅스 바리스타로 추정되는 인물이 회사 정책을 비판하는 글을 올렸다.

이 게시글 작성자는 “복잡한 이벤트와 공지 운영으로 고객과 파트너 모두 혼란을 초래하고 있다”며 “무분별한 인력 감축과 동시에 음료 제공 시간 실적, 서비스 지표로 현장 파트너들을 압박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트럭 시위를 예고했고, 지난달 말 스타벅스 본사가 있는 서울 중구 퇴계로에서 규탄 시위를 벌였다.

앞서 스타벅스는 지난 2021년에도 바리스타들의 잦은 트럭 시위로 홍역을 치렀다. 여기에 고객 증정품이었던 ‘서머 캐리백’에서 발암 물질(‘폼알데히드’)이 검출됐다는 의혹이 나오면서 겹악재에 휘말렸던 터였다.

스타벅스는 국회 국정감사장에 불려가면서 여론의 뭇매를 맞기도 했다. 손정현 대표이사는 당시 혼란한 상황에서 스타벅스 경영 안정을 위해 투입된 인물이다.

1968년생인 손 대표는 고려대 무역학과를 나온 후 미국 펜실베니아대 와튼 스쿨에서 경영학 석사를 취득했다. 그의 첫 직장은 SK그룹이었다.

2007년 SK텔레콤에 입사해 SK홀딩스 등을 거쳤다. 신세계그룹과는 2015년 신세계아이앤씨(I&C)로 자리를 옮기면서 인연을 맺었다. 이후 2020년 신세계아이앤씨 대표이사로 취임했다. 손 대표는 취임 전인 2019년 185억 원이었던 신세계아이앤씨의 영업이익을 2020년 300억 원, 2021년 355억 원으로 끌어올렸다. 손 대표가 지난 2021년 말 스타벅스 구원투수로 등장한 이유다.

스타벅스는 손 대표의 손을 거치면서 매장 수를 빠르게 부풀렸다. 2021년 1750개였던 매장은 현재 1937개로 200개 가까이 늘어났다. 특화 매장 도입도 앞당겼다.

저가 커피 시장에서 스타벅스만의 차별화된 고객 경험을 보여주기 위해서다. 최고 품질의 원두만을 취급하는 스타벅스 R점이 그 예다. R은 영어로 ‘Reserve’를 뜻하며, ‘오랫동안 숙성된 와인’이라는 의미로 통용되기도 한다. 스타벅스도 이러한 개념을 써 가장 좋은 커피를 내리겠다는 의미를 담았다. 손 대표는 이러한 리저브 매장을 강화해 ‘스페셜 스토어’로 새롭게 꾸몄다.

스페셜 스토어는 리저브 매장을 업그레이드한 버전이다. 기존 리저브 매장이 스타벅스 매장 내 ‘숍인숍’ 형태였다면 이를 개조해 아예 리저브 매장으로만 꾸린 형태다. 강가나 바닷가 등 자연경관을 조망하도록 만들거나 옛 고택을 리모델링해 특별한 느낌을 주기도 했다.

스타벅스 리저브 매장은 현재 전국 64곳이다. 이 중 스페셜 스토어는 더제주송당파크R점과 더북한강R점, 경동1960점, 장충라운지R점 등 10곳(더 매장 5곳, 콘셉트 매장 5곳)이다. 매장명에 ‘더’가 붙는 것은 자연경관을 조망할 수 있는 리저브 매장이며, 경동이나 장충동과 같은 마을이 붙는 것은 공간을 개조해 특별한 느낌을 주는 콘셉트 매장이다.

손 대표는 스타벅스 이익공유형 매장인 ‘커뮤니티 스토어’ 확대에도 힘을 줬다. 여기서는 점포에서 판매되는 모든 제품마다 300원씩 기부금을 적립해 파트너 기관(NGO)에 전달한다. 지역사회와의 상생을 도모하며, 장애인이나 양육시설을 떠나야 하는 자립 준비 청년들을 지원한다.

손 대표는 지난 2014년부터 시작된 커뮤니티 스토어를 계승, 매장을 9곳으로 늘려왔다. 현재까지 커뮤니티 스토어로 기부된 금액만 45억 원이 넘는다.

나아가 손 대표는 바리스타 직원들과 사내 소통 채널인 ‘디스커버리 프로그램’에 전회 참석할 정도로 열성이다. 전국에 있는 바리스타들을 초청해 대표이사와 편하게 대화를 나누는 자리다.

여기서 제의되는 의제나 아이디어가 실제 현장에 반영된 적도 있다. 예컨대 바리스타 임직원 할인 확대나 목디스크 방지용 앞치마 도입, 청각장애인 바리스타를 위한 진동 타이머 도입 등이다. 작년에는 총 21회가 열렸으며, 583명의 직원이 참석했다.

올해에도 11월까지 21회가 진행됐고, 535명이 함께 했다. 손 대표는 작년과 올해 모두 42차례 얼굴을 보였다.

장애인들을 바리스타로 채용하는 상생 행보도 이어갔다. 현재 스타벅스 장애인 바리스타 파트너 수는 517명(중증 436명, 경증 81명)으로 집계된다.

가격 인상과 직원 시위를 둘러싼 갈등 속에서 손 대표는 이처럼 소통 리더십으로 스타벅스의 경영 안정을 꾀하고 있다.

스타벅스 측은 “직·간접 비용이 지속 상승해 일부 음료 가격을 인상했다”며 “앞으로도 파트너들의 의견과 제안을 경청해 나가도록 노력하겠다”고 했다.

손원태 한국금융신문 기자 tellme@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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