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세익 체슬리투자자문 대표
박세익 체슬리투자자문 대표는 ‘2024 한국금융투자포럼’에서 ‘美 대선 이후 국내외 주식시장 전망’ 주제발표에서 이같이 밝혔다.
한국금융신문은 9월 24일 오후 1시 30분(13시 30분) 명동 은행연합회 국제회의실(2층)에서 ‘2024 한국금융투자포럼’을 개최한다. 이번 포럼의 타이틀은 ‘AI 혁명 시대 투자전략’으로, AI를 키워드로 미래 성장 모멘텀을 찾는 데 집중할 예정이다.
먼저 박 대표는 “지난 수십 년간 미국 대통령은 첫 취임 이후 연임에 성공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며 “연임을 두고 치러지는 선거 때와 새 대통령을 뽑기 위한 선거 때의 경제 흐름은 약간의 차이가 있었다”고 짚었다.
실제 지난 2000년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의 당선 때는 ‘닷컴버블’이, 2008년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이 당선될 때는 리먼브라더스 파산 사태로 ‘글로벌 금융 위기’가 몰아치면서 증시가 폭락했다.
이들이 연임을 도전하던 시기인 2004년과 2012년에도 각각 ‘차이나쇼크’, ‘남유럽 재정위기’를 겪었지만, 잠시 주춤했을 뿐 금방 반등했다.
박 대표는 “시장에서는 정권이 교체될 때 발생하는 정책 변화에 대한 불확실성을 두려워하는 것”이라며 “올해 치러지는 미 대선은 지난 2012년과 유사한 모습”이라고 말했다.
지난 2012년 뉴욕 증시는 남유럽 재정위기 확산으로 조정 국면을 맞았지만, 애플을 중심으로 스마트폰·모바일 혁명이 일어나면서 회복한 바 있다.
올해도 미국 고용 시장둔화에 따른 경기침체 우려가 제기되고 있지만, AI 시장 헤게모니를 쥐고 있는 마이크로소프트(MS), 엔비디아 등 ‘대어’들이 여전히 건재하다는 설명이다.
박 대표는 “최근 국내 증시의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의 주가가 조정받고 있는 것은 경기침체에 대한 우려를 이미 선반영한 것”이라며 “금리는 내려가고 있으며 유가 하락에 따른 가처분소득은 증가하고 있어 ‘하드랜딩(경착륙)’에 대한 우려는 기우”라고 분석했다.
이어 “이번 대선에서 해리스 부통령이 승리한다면 바이든 행정부의 정책을 계승할 가능성이 높아 불확실성은 낮아질 것”이라며 “트럼프 전 대통령이 당선되더라도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피벗(통화정책 전환)으로 올해 연말부터 내년 상반기까지 상승 랠리가 펼쳐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할로윈 전략’이 유효하다고 강조했다. 할로윈 전략은 10월 말 조정 국면에서 주식을 매수해 이듬해 5월에 매도(셀 인 메이)하는 것이다. 박 대표는 “증권가의 오래된 격언인 ‘셀 인 메이’ 전략을 구사하는 글로벌 헤지펀드들이 상당히 많다”며 “이들의 자금은 10월 말 기계적으로 유입되는 경향이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금리는 가장 민감한 매크로(거시경제) 변수 중 하나”라며 “특히 바이오는 금리에 따라 주가 변동 폭이 큰 편”이라고 밝혔다.
대부분의 바이오 기업들은 신약 개발, 임상시험, 라이센싱, 인수·합병 등에 필요한 자금을 자체 영업보단 외부에서 조달받는 경우가 많다. 때문에 고금리 시기에는 자금 조달에 부담이 클 수밖에 없다는 설명이다.
박 대표는 “이차전지 섹터도 최근 수년간 CAPA(생산능력) 확장을 위한 막대한 투자금을 외부에서 조달해 부채가 크게 증가했다”며 “SK온과 LG에너지솔루션의 물적분할도 이 같은 이유”라고 말했다.
이어 “올해 금리인하가 시작되면 고금리로 고통받던 바이오와 이차전지 기업들의 숨통이 트이면서 안도 랠리도 올 것”이라며 “이차전지의 경우 트럼프 전 대통령이 대선에서 승리할 경우 주가가 하락할 것이란 우려가 있지만, 전 세계가 환경규제에 동참하고 있고 민주당이 미국 상원 다수를 점하고 있어 정책을 변경하기가 쉽지 않다”고 했다. 엔터주도 반등을 시작할 것으로 전망했다.
박 대표는 “엔터는 선거와 스포츠 빅 이벤트에 영향을 크게 받는 섹터”라며 “올해는 미국 대선뿐만 아니라 대만, 인도 등 전 세계적인 ‘슈퍼선거’와 파리올림픽으로 힘을 쓰지 못 했다”고 밝혔다.
또한 미 연준의 고금리 정책으로 심화했던 강달러 현상도 점진적으로 완화되면서 내수 우량 기업들의 주가가 강세를 나타낼 것으로 내다봤다.
박 대표는 “네이버가 올해 역대 최대 실적을 이어가고 있음에도 주가가 부진한 이유는 강달러 현상으로 수출 우량 기업이 부상했기 때문”이라며 “달러 약세 국면에서는 내수에 독보적인 네이버, 카카오 등이 수혜를 입을 것”이라고 말했다.
전한신 한국금융신문 기자 pocha@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