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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날개 펴는 국산 슈팅게임, 서구권 공략 게임체인저 될까

김재훈

rlqm93@

기사입력 : 2024-08-02 06:00

넥슨 ‘퍼스트 디센던트’ 북미 시장 호응…서구권 공략 이정표
서구권 문턱 넘지 못한 국산 슈팅게임, 현지 맞춤형으로 재도전
넥슨 비롯해 엔씨, NHN 등 슈팅게임 앞세워 서구 시장 공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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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퍼스트 디센던트 대표이미지. / 사진=넥슨게임즈

퍼스트 디센던트 대표이미지. / 사진=넥슨게임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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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금융신문 김재훈 기자] 국내 게임업계가 슈팅게임을 앞세워 서구권 공략을 가속화 하고 있다. 그동안 많은 국산 게임이 서구권 문턱을 넘지 못했지만, 넥슨의 ‘퍼스트 디센던트’ 성공 이후 다시 한번 유럽, 북미 공략을 전략 타이틀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1일 개발사 넥슨게임즈에 따르면 정식 출시 한 달이 지난 퍼스트 디센던트(7월 2일 정식 출시)가 글로벌 PC 게임 플랫폼 스팀(Steam)의 각종 지표 최상위권에 랭크되는 등 여전한 인기를 이어가고 있다. 특히 국내 게임업계의 최대 숙원사업인 북미 시장의 이용자가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넥슨게임즈의 매그넘 스튜디오가 야심차게 선보인 퍼스트 디센던트는 출시 하루 만에 스팀에서 동시 접속자 22만 명 돌파, 최다 플레이 게임 5위, 글로벌 최다 매출 게임 1위를 기록했다. 출시 6일 차인 7월 8일에는 스팀 최고 동시 접속자 26만 명 이상을 기록하며 최고치를 경신했으며, 출시 7일 차에는 캐릭터 생성 1000만 회를 돌파하고 스팀 주간 매출 글로벌 전체 1위를 기록하는 등 화제를 이어갔다.

7월 11일 적용된 업데이트 패치(핫픽스 1.0.2)도 화제다. 출시 이후 이용자가 요청한 개선 사항의 상당 부분을 발 빠르게 반영해 국, 내외 이용자로부터 큰 호평을 받았다.

퍼스트 디센던트의 이 같은 흥행은 수치적, 재무적 측면은 물론 국산 슈팅게임이 서구권에서 성과를 거둔 사례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국내 게임시장도 2000년대 후반부터 2010년대 초반까지 넥슨의 ‘서든어택’, 크래프톤 ‘배틀그라운드’, 스마일게이트 ‘크로스파이어’, 드래곤플라이 ‘스페셜포스’ 등이 등장하며 큰 인기를 끌었다. 다만 국내를 비롯해 아시아권에서는 영향력을 발휘 했지만 서구권에서는 고전을 면치 못했다. 현재 국산 슈팅게임 중 가장 큰 글로벌 인기를 자랑하는 크래프톤의 배틀그라운드마저 대부분의 매출이 중국과 인도에서 발생한다.

하지만 서구권 이용자들 사이에서 슈팅게임 호응도가 높은 만큼 국내 게임사들 입장에서는 반드시 풀어야 하는 숙제였다. 이를 위해 국산 게임사들은 다양한 장르와 혼합하는 등 현지 맞춤형 전략으로 새로운 시도에 나섰다.

대표적으로 넥슨의 퍼스트 디센던트는 국내에서는 생소한 루트슈터 장르로 전통적인 슈팅게임에 RPG(역할수행게임) 요소를 융합한 장르다. 특히 이 장르는 개발 난이도가 높아 글로벌 시장에서도 신작 출시가 매우 드문 영역이다. 넥슨게임즈가 퍼스트 디센던트 개발을 발표했을 당시에도 국내 게임 개발사가, 자체 IP로 루트슈터 게임을 개발한다는 점에서 엄청난 도전으로 평가받았다.

NHN이 출시 예정인 다키스트 데이즈. / 사진=NHN

NHN이 출시 예정인 다키스트 데이즈. / 사진=NH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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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스트 디센던트 개발을 총괄하는 이범준 PD도 최근 북미의 비디오게임 전문 매체 ‘게임인포머’와의 인터뷰에서 ‘한국에는 루트슈터나 콘솔 쪽 개발 경험이 있는 개발자가 많지 않아서 여기저기서 수소문해서 팀을 꾸려야 했다“고 말하기도 했다.

퍼스트 디센던트 성공 이후 서구권 시장을 겨냥한 슈팅게임들이 속속들이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또 자체 개발뿐만 아니라 현지 슈팅게임 전문 개발사에 투자를 단행하는 등 게임사들의 숨 가쁜 행보도 포착되고 있다.

먼저 퍼스트 디센던트로 성공을 거둔 넥슨은 연내 또 다른 슈팅게임 ‘아크 레이더스’를 선보인다. 넥슨의 유럽 자회사 ‘엠바크스튜디오’에서 개발 중인 이 게임은 공상과학(SF)을 소재로 한 PvPvE 서바이벌 익스트랙션 장르를 표방한다. 이용자는 물론 시스템 캐릭터와 사투를 벌이며 생존해가는 게임이다. 특히 AI 기술을 활용해 반복작업을 줄이는 등 새로운 시도가 집약된 전략 타이틀이다.

모태 사업인 게임을 강화해 글로벌 게임사로 도약을 준비 중인 NHN(대표 정우진)도 첫 글로벌 공략 타이틀로 루트슈터 ‘다키스트 데이즈’를 선보인다. 이 게임은 지난달 25일부터 2차 CBT를 시작하는 등 출시 전 마지막 담금질이 한창이다.

김상호 NHN 게임사업본부장은 “2차 CBT를 통해 게임의 존재 의의이자 본질인 ‘재미’와 전체적인 게임의 완성도를 확인하고 연내 정식 출시를 준비할 예정”이라며 “다키스트 데이즈의 후반 플레이의 중심이 될 멀티플레이를 비롯해 새로운 콘텐츠를 공개하고, 이용자분들의 피드백을 통해 더욱 재밌는 게임으로 만들어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장르 다각화에 나선 엔씨소프트(공동대표 김택진닫기김택진광고보고 기사보기‧박병무, 이하 엔씨)는 지난달 30일 북유럽 개발사 ‘문 로버 게임즈’에 초기(Seed Round) 투자를 진행했다. 총 투자 금액은 350만 달러(한화 약 48억원)다. 엔씨가 해외 게임사에 투자한 것은 약 8년 만이다.

문 로버 게임즈는 2022년 스웨덴 스톡홀름에서 설립된 게임 개발 스튜디오다. 창립 멤버는 전원 EA DICE 출신의 슈팅게임 베테랑으로, ‘배틀필드’ 시리즈, ‘파 크라이’, ‘톰 클랜시의 더 디비전’ 등 전 세계적으로 큰 흥행을 거둔 유명 FPS 게임 제작에 참여했다. 현재 PC·콘솔 기반의 새로운 IP(지식재산권)로 협동 FPS 장르 신작 ‘Project Aldous(프로젝트 올더스)’를 개발 중이다.

박병무 엔씨 공동대표는 “엔씨는 새로운 시장 창출을 위해 장르적 전문성과 개발력을 갖춘 기업을 적극 물색 중”이라며 “첫 투자 대상인 문 로버 게임즈는 슈팅 장르 게임에 대한 전문성을 기반으로 새로운 시도를 이어가는 잠재력 높은 회사”라고 말했다.

김재훈 한국금융신문 기자 rlqm93@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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