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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냉동만두 시장 연 ‘해태 고향만두’의 추락

손원태

tellme@

기사입력 : 2024-06-24 00:00

소극적 마케팅·과도한 내수의존 한계
‘30년 1위’ 옛말…3위에 쫓기는 신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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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금융신문 손원태 기자] 해태제과(대표 신정훈) 고향만두는 요즘 전 세계적으로 화제가 되고 있는 K만두 효시격인 제품이다. 지난 1987년 ‘최초 냉동만두’ 타이틀과 함께 등장한 이후 국내 냉동식품 시장을 주도했다.

하지만 근래 들어 명성은 퇴조한 지 오래다. 10년 넘도록 CJ제일제당 비비고 만두에 밀리면서 맥을 못추고 있다. 마케팅, 연구개발에 대한 소극적 투자와 과도한 내수 의존 사업 구조가 고향만두를 경쟁에서 뒤처지게 했다는 분석이다.

출발은 산뜻했다. 해태제과 고향만두는 1988년 서울 올림픽을 앞두고 냉장고를 갖춘 가정이 많아지면서 빠르게 대중화했다. 해태제과는 대규모 투자로 냉동만두 대량생산 체제를 구축했다. 만두소 배합기, 자동성형기 도입 등 맛과 모양을 동일하게 구현했다. 고향만두는 출시 첫해 매출 200억원을 기록하는 등 인기를 끌었다.

이듬해 해태제과는 고향만두 배합비를 공개했다. 국내 냉동만두 시장을 키우고, 소비자 신뢰를 쌓기 위함이었다. 20가지 원재료로 구성된 만두소 배합비와 수분함량 등을 중점적으로 다뤘다. 당시 고향만두 중량은 13.5g이었고, 이는 냉동만두 표준 중량으로 자리 잡았다. 해태제과가 고향만두 배합비를 공개한 후 CJ, 롯데, 대상 동종업계도 냉동만두 시장에 뛰어들었다.

해태제과는 급성장하는 냉동만두 시장을 겨냥해 고향만두 생산량을 기존 150만 개에서 250만 개로 늘렸다. 해태제과는 냉동만두 전용 밀가루도 개발했으며, 다양한 조리에도 탄성과 수분이 유지되도록 고안했다. 국내 최초 0.65mm 얇은 만두피 기술 개발 등 고향만두는 30년 넘게 국내 냉동만두 시장 1위를 지켰다.

하지만 지난 2013년 CJ제일제당 비비고 왕교자가 등장하면서 고향만두는 소비자들 시선에서 차츰 멀어지기 시작했다.

CJ제일제당은 냉동만두 품질을 강화하면서 가격도 기존 제품보다 10% 이상 올리는 승부수를 던졌다. 고기와 채소를 갈아서 만두소를 만들지 않고 칼로 썰어 제조하는 공정(깍둑썰기)을 도입했다. 비비고 만두 중량을 기존 13g에서 35g으로 대폭 늘렸다. 비비고는 출시 1년 만에 매출 300억원을 돌파하면서 고향만두와 점유율 각축전을 벌였다.

식품산업통계정보(FIS) 소매점 판매 통계에 따르면 해태제과는 냉동만두 경쟁사 등장에도 2013년까지 점유율 23.72%로 왕좌를 수성했다. 그 뒤로 CJ제일제당이 19.74% 점유율로 바짝 뒤쫓았다.

그러다 CJ제일제당이 비비고 만두를 공개하면서 판도가 뒤집혔다. 2014년 CJ제일제당 냉동만두 점유율이 28.74%를 기록하며 1위로 올라섰고 해태제과 점유율은 21.71%로 떨어졌다. 작년 기준 국내 냉동만두 점유율은 CJ제일제당이 48.84%로, 2위 해태제과(14.72%)와 압도적 1위를 차지하고 있다.

CJ제일제당은 비비고 만두를 론칭하면서 마케팅도 이전과 다르게 접근했다. 2015년 5월 공개한 ‘왕맥(왕교자+맥주)’ 마케팅이 한 예다. 만두를 사시사철 맥주와 먹을 수 있는 안주로, 이미지를 탈바꿈한 것이다.

당시 홈술, 혼술 트렌드가 유행하면서 CJ 전략이 맞아떨어졌다. 반면 해태제과는 고향만두 마케팅에 이렇다 할 행보를 보이지 않았다. TV CF도 지난 2005년 코미디언 김신닫기김신기사 모아보기영과 선보인 이후 현재까지 진행하지 않고 있다. CJ제일제당이 가수 싸이, 배우 박서준에 이어 최근까지 글로벌 TV CF를 전개하는 것과 비교하면 소극적이다.

CJ제일제당은 2016년 비비고 만두를 들고 미국 시장에 진출했다. 이후 비비고 만두는 미국에서도 점유율 40%대를 유지하는 등 글로벌 만두 최강자로 올랐다. 그 사이 해태제과는 냉동만두 3위 주자인 풀무원(점유율 9.84%)에도 쫓기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CJ제일제당은 비비고만두로만 연매출 1조를 달성하는 기염을 토했다”면서 “1987년부터 현재까지 37년간 누적 매출액 1조8000억원인 고향만두와 비교되지 않을 정도로 차이가 벌어졌다”고 말했다.

손원태 한국금융신문 기자 tellme@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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