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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대형 고객이 곧 경쟁사” 삼성전자 해법은?

홍윤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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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 2024-04-2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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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홍윤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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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금융신문 홍윤기 기자] 경계현닫기경계현기사 모아보기 삼성전자 대표이사 사장(DS부문장)은 지난달 수원컨벤션센터에서 진행된 정기 주주총회에서 대규모언어모델(LLM)용 AI(인공지능) 칩 '마하(Mach)-1' 개발 소식을 깜짝 공개했다.

주총에서 경 사장은 마하-1 개발 배경에 대해 “삼성 반도체는 메모리 등 기존 사업만으로는 장기적으로 반도체 1등을 유지할 수 없다.

따라서 미래를 위해 다양한 신사업을 준비해야 한다”고 했다. 이어 “DS부문(반도체)은 앞으로 2~3년 안에 반드시 세계 1위의 위치를 되찾겠다”고 했다.

경 사장이 공개한 마하-1은 AI추론용 반도체다. 이 반도체는 특정 AI모델로 예측 결과를 출력하는 용도다. 현재 AI 서버는 많은 연산량을 감당하기 위해 그래픽처리장치(GPU)를 사용한다. AI용 GPU 시장 주도권은 점유율 80%를 점유한 엔비디아가 잡고 있다.

그러나 GPU는 태생적으로 게임이나 그래픽 작업을 위한 고성능 칩이라 전력 효율이 나쁘다는 단점이 있다.

삼성전자 AI칩은 이러한 지적에서 상대적으로 자유로울 수 있다. 개당 3만~4만 달러(약 4000만~5400만원)에 달하는 엔비디아 신제품 ‘DGX B200’에 비해 가격은 10분의 1 수준이다.

마하-1 개발 소식만 놓고 보면 훌륭한 사업계획이다. 그러나 삼성전자의 또 다른 사업 부문으로 시야를 조금만 넓히면 이런 계획은 ‘자충수’로 볼 수도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SK하이닉스에 HBM(고대역폭 메모리) 시장 주도권을 확실히 뺏겼다. 원인은 SK하이닉스가 세계 AI칩 시장 점유율 80%대 큰손인 엔비디아를 고객으로 확보한 반면, 삼성전자는 그렇지 못했기 때문이다.

엔비디아는 AI칩 시장을 자사 GPU로 글로벌 시장을 장악했고, 엔비디아 GPU에 HBM3(4세대)를 독점공급했던 SK하이닉스도 실적이 급상승했다.

삼성전자도 엔비디아에 자사 HBM을 공급하려 사력을 다하고 있다. 올해 2월 업계 최초로 12단 적층 HBM3E(5세대 HBM)을 개발 소식을 밝히며 자사 기술력을 과시하기도 했다.

그러나 삼성전자는 아직까지 엔비디아 공급 계약을 확정짓지는 못한 상태다. 이 같은 상황에서 엔비디아 AI칩과의 경쟁이 불가피한 마하 1~2, 개발 소식을 전한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엔비디아가 향후 경쟁 상대가 될 수 있는 삼성전자와 대규모 공급계약을 과연 ‘배포 있게’ 체결할 수 있을까.

엔비디아 입장에서 보면 삼성전자는 애매할 수밖에 없다. 한편으로는 HBM을 사달라고 낮은 자세로 엎드리고 있으면서 다른 한편으론 경쟁 제품 개발 소식을 전하고 있는 것이다.

삼성전자의 이러한 상황에 자주 비교되는 회사가 있다. 파운드리 분야 압도적 1위 기업인 대만 TSMC다.

TSMC는 ‘고객과 경쟁하지 않는다’는 원칙으로 유명하다. 어디까지나 ‘슈퍼을’ 입장을 고수하겠다는 것이다. 글로벌 반도체 기업들이 TSMC에 안심하고 제품 생산을 맡기는 이유다.

물론 삼성전자는 TSMC가 아니다. 종합 반도체 기업으로 TSMC와 가는 방향도 다르다. 반도체뿐만 아니라 모바일, 가전 등 주력 비즈니스도 훨씬 복잡하고 다양하다.

한 우물만 파는 TSMC가 맞을 때도 있지만 다양한 사업분야 시너지로 삼성전자가 압도적 경쟁력을 발휘할 수도 있다. 갈수록 치열해지는 글로벌 테크 시장에서 삼성전자가 현명한 전략으로 승전가 부르길 기대해 본다.

홍윤기 한국금융신문 기자 ahyk815@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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