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 카니발
이미지 확대보기한국신용평가(이하 한신평) 기업평가본부 김영훈 수석애널리스트는 25일 미디어브리핑에서 현대차·기아가 앞으로도 피크아웃(정점 이후 하락)을 넘어 레벨업한 실적을 내놓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앞서 한신평은 지난 19일 현대차와 기아의 무보증사채 신용등급과 전망을 'AA+(안정적)'에서 'AA+(긍정적)'으로 상향했다. 한신평은 지난해 3월 전까지 기아 신용등급을 현대차보다 한 등급 아래로 평가해왔는데, 이번 신용등급 동시 상향은 현대차와 기아를 동등 수준으로 보고 있다는 점을 재확인한 것이다.
김 수석애널리스트는 "과거 현대차는 기아에 비해 판매량, 지역 다각화, 럭셔리 브랜드(제네시스) 차이가 있었다"면서 "하지만 기아 펀더멘탈이 크게 변화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출처=한신평
이미지 확대보기우선 양사간 판매량 격차가 크게 줄었다. 코로나 이전인 2018년 기아 글로벌 판매 대수는 281만5000대로, 현대차(458만9000대)의 61%다. 그러나 2020년 기아가 71%까지 따라붙더니 작년까지 4년째 이 같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김 수석애널리스트는 "글로벌 완성차그룹도 멀티 브랜드 전략을 쓰지만, 현대차·기아 차이가 가장 적다"고 분석했다. 예를 들어 미국 GM의 지난해 판매비중은 대중차 브랜드인 쉐보레가 46%로 가장 많고, 울링(중국) 20%, 뷰익 13%, GMC 11% 순이다. 토요타 그룹의 경우 토요타 비중이 86%나 된다.
기아는 판매량뿐만 아니라 질적 성장도 이뤄냈다. 대당 판매단가가 높은 SUV 이야기다.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기아 글로벌 판매량 가운데 SUV 비중은 63.9%로 산업평균(48.1%)을 15.8%포인트 상회했다. 같은해 현대차는 58.5%다. 최근 전기차 판매 촉진을 위해 미국 판매인센티브(딜러에게 지급하는 판매장려금)가 다시 높아지고 있는 와중에도, 기아는 여전히 산업평균보다 낮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는 힘이다.
출처=한신평
이미지 확대보기마지막으로 "기아는 상대적으로 투자부담이 적다"고 김 수석애널리스트는 지적했다.
현대차는 차량 R&D(연구개발), 미래투자, 금융 인프라 조성 등 그룹 공통투자가 필요하 더 많은 투자금을 조달하는 경우가 대다수다. 예를 들어 AAM(미래항공모빌리티) 사업 추진을 위해 2020년 설립한 미국 슈퍼널에는 현대차가 지분 44%, 현대모비스 33%를 투자했지만 기아는 22%만 부담했다.
이 같은 영향 등으로 기아는 지난 2020년 이후 매년 4조원 이상의 현금성자산을 쌓더니, 지난해 합산 순현금이 16조4000억원으로 현대차 차량부문(16조1000억원)을 역전했다.
출처=한신평
이미지 확대보기곽호룡 한국금융신문 기자 horr@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