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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 밸류업 프로그램’ 도입 앞두고 저PBR ETF 관심 지속…‘과열 현상’ 우려도

전한신 기자

pocha@fntimes.com

기사입력 : 2024-02-20 08:11

고배당·주주가치 관련 ETF 거래량 폭증
자산운용사, 저PBR 상품 홍보에 적극적
“국내 저PBR 테마, 상승분 초과 달성”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 도입 앞두고 저PBR ETF 관심 지속…‘과열 현상’ 우려도이미지 확대보기
[한국금융신문 전한신 기자] 정부가 코리아 디스카운트(한국 증시 저평가)를 해소하기 위해 ‘기업 밸류업(가치 제고) 프로그램’ 도입을 예고한 가운데, 시장에서는 고배당·주주가치 등의 종목들로 구성된 ‘저PBR(주가순자산비율)’ 상장지수펀드(ETF)가 주목받고 있다.

20일 한국거래소(이사장 정은보닫기정은보기사 모아보기)에 따르면 정부가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 구상을 밝힌 지난달 24일부터 저PBR 관련 ETF 거래량이 폭증하고 있다. 지난 19일 기준 ETF 거래량 상위 50개 종목 중에서는 ▲ARIRANG 고배당주 ▲KODEX 은행 ▲KODEX 배당가치 ▲KODEX 자동차 ▲TIGER 은행고배당플러스TOP10 등이 이름을 올렸다.

거래량 상위권에 이름을 올린 한화자산운용(대표 권희백)의 ‘ARIRANG 고배당주’ ETF의 최근 한 달 일평균 거래량은 125만주로 집계됐다. 이는 직전 한 달 동안의 일평균 거래량(16만주)보다 약 8배 늘어난 수준이다. 같은 기간 순자산총액은 2055억원에서 2720억원으로 32.36% 늘어났으며 이달 5일에는 3341억원까지 치솟기도 했다. 수익률도 21.25%로 양호한 흐름을 나타냈다.

‘ARIRANG 고배당주’ ETF는 유동 시가총액 상위 200종목 중 예상 배당수익률이 가장 높은 상위 30위 이내 종목을 선정해 투자하는 상품이다. 19일 기준 자산구성내역(PDF)에는 ▲하나금융지주(6.18%) ▲기아(5.63%) ▲기업은행(5.33%) ▲KB금융(5.12%) ▲우리금융지주(5.09%) 등이 편입됐다.

이 밖에 국내 자산운용사들도 각사가 보유한 저PBR 관련 ETF 홍보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미래에셋자산운용(대표 최창훈, 이준용)은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 수혜 ETF로 ‘TIGER 은행고배당플러스TOP10’과 ‘TIGER 지주회사’ 등을 소개했다.

미래에셋자산운용에 따르면 대형 은행주 중 3년 이상 연속 배당금을 지급한 기업에 투자하는 고배당 ETF인 ‘TIGER 은행고배당플러스TOP10’의 PBR은 지난 15일 기준 0.34배로 국내 전체 ETF 828종 중 가장 낮게 나타났다. 최근 국내 증시 시가총액 상위 기업 중 PBR이 가장 낮은 금융과 지주회사 등이 주목받고 있는 가운데, 해당 상품의 1·3개월 수익률은 각각 27.31%, 24.51%로 집계됐다. 구성 종목 상위권에는 ▲하나금융지주(16.66%) ▲KB금융(16.32%) ▲신한지주(14.69%) 등이 포함됐다.

‘TIGER 지주회사’는 국내에서 유일하게 지주회사로만 구성된 ETF로 15일 기준 PBR은 0.66배다. 정부 발표 이후 많은 기업이 자사주 매입·소각을 발표하는 등 주주 친화적 행보를 이어가면서 해당 상품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최근 1·3개월 수익률은 각각 16.86%, 21.75%로 나타났으며 PDF는 ▲LG(11.08%) ▲SK(10.52%) ▲HD현대(9.93%) 등으로 구성됐다.

삼성자산운용(대표 서봉균)도 PBR이 낮은 ▲KODEX 보험(0.41배) ▲KODEX 밸류PLUS(0.43배) ▲KODEX 은행(0.45배) ▲KODEX 고배당(0.46배) ▲KODEX 증권(0.49배) 등 5개 상품을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의 수혜 상품으로 제시했다.

실제 삼성자산운용이 제시한 해당 ETF는 최근 기업가치 제고 기대감에 우수한 성과를 거두고 있다. KODEX 보험은 최근 한 달 동안 31.48% 상승했고 KODEX 밸류PLUS도 12.52% 올랐다. 또한 KODEX 은행은 25.1%, KODEX 고배당과 KODEX 증권은 각각 15.65%, 24.31%의 수익률을 기록했다.

이같이 저PBR ETF에 자금이 몰리는 이유는 앞서 일본에서도 유사한 정책을 펼친 이후 관련 ETF가 우수한 성과를 낸 전례가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박유안 KB증권 연구원은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은 일본의 증시 부양책을 벤치마킹한 것으로 당시 일본 투자 ETF 중 배당수익률이 높은 기업들을 담은 ETF가 정책실시 이후 가장 우수한 성과를 거뒀으며 배당과 주주환원을 통한 저평가 해소에 초점을 맞춘 액티브 ETF들이 일본 주식시장에 등장했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한국도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을 통해 저PBR 종목에 관심이 집중되면서 관련 투자상품이 기획될 것”이라며 “특히 외국인 입장에서 한국 증시는 위험자산 선호 심리가 살아있는 국면에서 좋은 투자 대상인 데다 정책적으로도 긍정적인 수급 모멘텀이 존재하는 만큼 자금 유입을 기대해볼 수 있다”고 덧붙였다.

실제 저PBR 업종들의 강세는 전일 증시에도 나타났다. 조준기, 강재현 SK증권 연구원은 “19일 국내 증시는 다음 주 월요일 기업 밸류업 지원 방안 발표 예정 소식과 자사주 소각 시 법인세 감면 추진 관련 보도에 저PBR 업종을 중심으로 강세를 시현했다”며 “펀더멘털 변화보다는 기대감이 반영되고 있는 구간임은 부정할 수 없지만, 정부 정책이 뒷받침되는 곳에 대해 반대 포지션을 취하는 것은 분명히 위험 부담이 꽤나 크다”고 분석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저PBR주에 대한 과열 현상을 우려했다.

이재선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을 먼저 시행한 일본과 단순 비교했을 때 국내 저PBR 테마는 정책 기대감으로 오를 수 있는 상승분을 초과 달성했다”며 “밸류업 정책 발표 이후 저PBR 테마 관심을 재차 환기할 수 있는 요소는 수출 경쟁력을 높여 줄 원화 대비

강한 엔화”라고 진단했다.

이 연구원은 “그게 아니라면 수급은 다시금 이익 희소성에 초점을 맞출 것”이라며 “수출 경합도를 낮출 수 있는 또 다른 요인은 비교 우위를 높일 수 있는 경쟁력이 강조되는 생산성 혁신이기 때문”이라고 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최근 급등 국면에서 저PBR 주가가 동반 급등하며 테마화됐는데 다음 단계에서는 기업들의 주주가치 재고 정책에 집중해 자기자본이익률(ROE) 개선이 기대되거나 배당을 꾸준히 할 수 있는 이익 창출 능력이 유효한 종목과 업종으로 좁혀질 것”이라고 말했다.

전한신 한국금융신문 기자 pocha@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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