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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이노, 몸값 높아진 ‘엔무브’ 마침내…

곽호룡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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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 2024-02-19 00:00 최종수정 : 2024-02-19 10:56

배터리·그린 갈길 먼데 석유 ‘적자 쇼크’
비용절감 압박↑…매각 카드도 ‘만지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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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이노, 몸값 높아진 ‘엔무브’ 마침내…
[한국금융신문 곽호룡 기자] 박상규 총괄사장 체제로 전환한 SK이노베이션의 올해 경영목표 중 하나가 비용 절감이다.

차세대 먹거리로 육성하고 있는 배터리와 친환경 에너지 분야에서 성과 실현이 더디게 진행되고, 캐시카우 역할을 하던 석유 사업 변동성이 커지고 있는 상황을 견뎌야 하기 때문이다.

SK이노베이션은 지난해 영업이익이 전년보다 51.4% 줄어 1조9039억원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매출은 1% 감소한 77조2885억원으로, 이에 따른 영업이익률은 5.0%에서 2.5%로 절반 수준으로 줄었다. 특히 작년 4분기 영업이익이 726억원으로 시장 전망치(3100억원)를 77%나 밑도는 ‘어닝 쇼크’를 기록했다.

수익성 감소의 가장 큰 원인은 석유 사업 부진이다. 3분기 1조1100억원 영업이익을 벌어들인 석유 부문은 4분기 영업손실 1652억원으로 적자전환했다. 9~12월 사이 20%나 급감한 국제유가 영향으로 대규모 재고손실이 났다.

정제마진 하락은 화학 사업에도 악영향을 미쳤다. 화학 부문은 4분기 영업이익이 전분기 대비 2366억원 줄어든 4억원으로 겨우 적자를 면했다.

올해는 OPEC(석유수출국기구) 감산, 중국 부양책 가능성 등으로 업황 회복을 기대하고 있다. 다만, 석유 호황기 구상한 배터리, 탈탄소 그린 사업 등이 아직 본궤도에 오르지 못한 상황에서 재무 부담이 가중되는 모습이다.

특히 배터리 사업을 담당하는 SK온은 당초 2022년 분기 흑자 달성을 자신했는데, 그 계획이 올 하반기 이후로 미뤄질 것으로 보인다. LG와 배터리 소송 합의금, 사업 초기 수율 문제, 최근 전기차 수요 둔화세 등 부정적 영향이 잇따르고 있다.

시장은 다소 실망스럽다는 반응이다. 실적 발표 직후 국내 주요 증권사들은 SK이노베이션 목표주가를 10~30% 가량 내렸다. 삼성증권 조현렬 연구원은 “배터리 사업 이익 창출 능력에 대한 의구심을 반영해, 사업 가치를 ‘0’으로 하향한다”며 이례적으로 부정적 의견을 포함한 보고서를 냈다.

체질 개선을 위한 그린 사업도 본격 성과가 나오기 전이다. SK지오센트릭이 추진하는 플라스틱 재활용 클러스터 ‘울산ARC’는 2025년말 완공해 2026년 본격 가동이 목표다. 바이오 에너지 사업도 관련 기업에 발 빠른 투자를 단행하고 있지만, 아직까지 메인스트림에 올라올 정도로 사업성을 확보하지는 못했다는 평가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SK이노베이션은 당장 허리띠를 졸라매 위기를 극복하자는 방향으로 전략을 선회한 모습이다. 김진원 SK이노베이션 재무본부장은 “올해 설비투자 집행계획은 약 9조원”이라며 “이 가운데 7조5000억원이 배터리 투자”라고 말했다. 이어 예정된 북미 배터리 투자가 어느 정도 마무리되는 2025년부터는 설비투자 규모가 “현저한 수준으로 축소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비효율 사업 정리를 통한 자금 확보 작업도 속도를 내고 있다. 지난 7일 자원개발 자회사 SK어스온은 페루 LNG(액화천연가스) 생산플랜트 지분 20%(약 3400억원)를 미국 미드오션에너지에 매각하는 계약을 체결했다고 발표했다.

배터리 소재 자회사 SKIET는 최근 스마트폰용 FCW(플렉서블커버윈도우) 사업을 중단한다고 선언했다. 폴더블폰 등 새로운 형태의 스마트폰 수요 증가를 노리고 지난 2019년 진출한 신사업이었으나, 예상보다 더딘 시장 성장과 누적되고 있는 적자를 고려한 판단이다.

탈탄소를 미래 비전으로 제시한 만큼 아직 정리할 법한 석유 기반 사업도 많이 남았다. 특히 현재 우수한 현금창출 능력을 보여주고 있는 SK엔무브를 어떻게 할지 여부가 관심사다. SK이노베이션은 2013~2018년 SK엔무브 IPO(기업공개)를 세 차례나 추진했다가 실패하고, 지분 40%를 사모펀드에 매각했다.

SK엔무브는 최근 전기차 배터리, 데이터센터용 윤활유 등 블루오션을 개척하며 새로운 가치를 인정받고 있다. 아직 구체적 움직임은 없지만 IPO 재도전, 지분 추가 매각 등으로 자금 확보원으로 활용할 수 있다.

올해부터 SK이노베이션을 진두지휘 하는 박상규 총괄사장도 포트폴리오 효율화 작업에 최적화한 인사다.

박 총괄사장은 작년까지 SK엔무브 대표이사를 맡아 체질 개선을 이끌었다. 이전에는 SK이노베이션에 입사해 SK㈜ 투자회사관리실, SK네트웍스 등에서 전략기획을 담당했다.

곽호룡 한국금융신문 기자 horr@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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