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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팔아야 이득”…금융지주 주가 뛰자 글로벌 사모펀드 차익실현 나섰다 [금융이슈 줌인]

한아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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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 2024-02-16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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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금융지주 주가 추이./자료=한국거래소

KB금융지주 주가 추이./자료=한국거래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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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금융신문 한아란 기자]
국내 금융주에 투자한 사모투자펀드(PEF)가 보유하고 있던 지분을 매각하고 있다. 정부가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을 추진하면서 대표적인 ‘저PBR(주가순자산비율)’ 업종으로 꼽히는 주요 금융지주 주가가 급등하자 차익 실현에 나선 것이다.

16일 금융권에 따르면 글로벌 PEF 운용사 칼라일그룹 계열사인 킹스맨앤인베스트먼트는 지난 14일 장 마감 후 보유한 KB금융 지분 500만주(1.2%) 전량에 대한 매각을 대량매매(블록딜) 방식으로 진행했다. 매각가는 할인율 3.1%를 적용한 6만5200원으로, 총 매각 규모는 3260억원이다.
앞서 KB금융은 지난 2020년 6월 이사회를 통해 2400억원 규모의 교환사채(EB·주식으로 바꿀 수 있는 회사채)를 발행해 칼라일에 넘기는 내용의 투자협약안을 의결한 바 있다. 당시 KB금융은 자사주 500만주를 교환 대상으로 제시하고, 올해 1월까지를 보호예수 기간으로 정했다. 푸르덴셜생명보험 인수자금 등을 마련하기 위해 대규모 자금조달을 추진했던 것이다.

칼라일은 보호예수기간이 끝난 올해 초 교환사채를 주당 4만8000원어치의 KB금융 주식으로 바꿔 1.2%의 지분을 확보한 뒤 KB금융 주가가 급등하는 시점에 맞춰 골드만·모건스탠리·UBS를 통해 전량 매도하는 데 성공했다.

앞서 글로벌 PEF 운용사 어피너티에쿼티파트너스는 지난달 25일과 이달 2일 두 차례에 걸쳐 각각 530만여주, 520만여주씩 총 1050만여주의 신한금융 지분을 블록딜을 통해 매각했다. 어퍼니티가 보유한 것으로 추정되는 지분 2044만주의 절반에 해당하는 규모다. 이번 매각에 따라 어피너티가 보유한 신한금융 잔여 지분은 994만주(약 1.8%)로 추정된다.

어피너티는 지난 2020년 또 다른 PEF 운용사인 베어링PEA와 함께 신한금융이 실시한 1조1582억원(약 3913만주) 규모의 3자 배정 유상증자에 참여한 바 있다. 이 투자로 어피너티는 신한금융 지분 3.96%, 베어링PEA는 3.62%를 각각 보유하게 됐다.

어피너티와 베어링의 유증 참여 당시 신한금융 주가는 2만9600원이었다. 당시 신주 인수 가격은 주당 2만9600원, 매각 제한 기간은 2년이었다. 함께 투자했던 베어링은 아직 투자금을 회수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진다.
글로벌 사모펀드들이 투자금을 거둬들이는 건 오랜 기간 부진했던 국내 금융주 주가가 크게 오르자 차익 실현에 나선 것으로 분석된다. 대표적인 PBR 종목으로 꼽히는 금융주 주가는 정부가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을 발표한 데다 배당 기대감이 더해지면서 올해 들어 급등세를 보이고 있다.

“지금 팔아야 이득”…금융지주 주가 뛰자 글로벌 사모펀드 차익실현 나섰다 [금융이슈 줌인]이미지 확대보기


KB금융 주가는 지난 13일 종가(6만9700원) 기준 지난해 말과 비교해 28.8% 뛰었다. 이날 KB금융은 장중 7만1100원까지 치솟으며 52주 신고가를 쓰기도 했다. 하나금융(27.9%), 신한금융(10.8%), 우리금융(10.6%) 등 4대 금융지주 주가가 모두 올랐다. 이들 금융지주도 이달 들어 52주 신고가를 갈아치웠다.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은 코리아 디스카운트(한국 증시 저평가)를 해소하기 위해 상장사 이사회가 스스로 기업가치가 저평가된 이유를 분석해 대응전략을 수립하고, 이를 투자자들에게 적극 설명·소통하는 것을 지원하는 방안이다. 정부는 이달 중 프로그램 세부 방안을 확정할 예정이다. 상장사들이 한국거래소의 가이드라인에 따라 기업가치 개선 계획에 주가순자산비율(PBR), 자기자본이익률(ROE) 목표치를 포함하도록 권고하는 방안이 유력한 상황이다.
금융주 주가가 고공행진하자 다른 국내외 PEF의 차익 실현 가능성도 높아졌다. 베어링은 현재 신한금융 지분 1869만주(약 3.6%)를 보유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 PEF 운용사인 IMM PE는 2019년 7500억 규모의 신한금융 전환우선주(CPS)를 매입해 지분 3.7%를 확보했다. 이듬해 오렌지라이프(현 신한생명)가 보유하고 있던 신한지주 보통주 1000억원치도 사들였다. 전환우선주는 지난해 5월 매각 가능한 보통주로 전환됐다.

최정욱 하나증권 연구원은 “취득단가가 주당 4만2900원으로 다소 높기는 하지만 2019년에 IMM PE에 발행한 1748만주(약 3.4%)의 전환우선주는 보통주로 전환돼 있는 상태”라며 “주주구성 다변화 측면이기는 했지만 PE의 경우 일정 기간 내 엑시트(exit)가 수반된다는 점에서 오버행 우려는 한동안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고 내다봤다.

금융주 주가 상승에 대한 기대감은 여전히 남아있는 상황이다. 설용진 SK증권 연구원은 “한국 은행들의 경우 ROE가 큰 변동 없이 비교적 안정적으로 유지되는 상황에서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 등과 함께 주주환원 확대 추세가 지속적으로 나타나고 있는 만큼 현재 밸류에이션 기준으로는 여전히 긍정적 관점으로 접근할 여지가 있다고 판단한다”며 “다만 궁극적으로는 현재 수준의 ROE를 지속적, 안정적으로 유지할 수 있을지 여부와 주주 환원의 지속적인 확대를 확인할 수 있을지 여부가 관건이 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한아란 한국금융신문 기자 aran@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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