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제공=각사
이미지 확대보기22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감독원은 국민은행, 신한은행, 우리은행, 농협은행, 카카오뱅크, 대구은행, 경남은행, 광주은행 등 8개 은행에 대손충당금 산정체계를 강화하라는 경영유의를 조처했다. 카카오뱅크를 제외한 은행들은 경영유의 각 1건으로 카카오뱅크는 2건이다.
경영유의와 개선사항은 금융회사의 주의 또는 자율적 개선을 요구하는 행정지도적 성격의 조치로 이를 통보받은 금융회사는 개선사항은 3개월, 경영유의는 6개월 이내에 개선 방안을 금감원에 제출해야 한다.
국민은행과 신한은행, 우리은행, 농협은행 등 주요 시중은행은 부실위험 확대에 따른 기대신용손실 추정방식을 강화하라는 지적을 받았다. 기대신용손실 추정 요소가 최근 실측치보다 낮게 나타나는 등 부실위험 확대 가능성을 충분히 반영하지 못하고 있어 기대신용손실에 기반한 대손충당금이 과소 산정될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금감원은 부실위험 확대 가능성에 대해 기대신용손실 추정 요소가 최근 부도율과 손실률 실측치를 하회하지 않도록 추정방식을 보완하도록 했다.
전체기간 부도 확률 추정을 강화하라는 지적도 받았다. 국민은행은 지난해 6월말 기준 전체기간 PD를 추정하면서 앞으로 경기가 개선된다는 충분한 근거가 없는데도 미래전망을 낙관적으로 반영하고 있어 대손충당금 산정시 신용위험이 유의적으로 증가한 여신에 대한 대손충당금이 과소 산정될 우려가 제기됐다.
경남은행과 광주은행은 비소매 익스포져의 전체기간 PD를 추정하면서 일부 신용등급의 만기 2년 이상 구간의 PD를 1년 PD와 동일하게 추정하는 등 전체기간 PD를 불합리하게 추정한 것으로 나타났다. 금감원은 이들에 대해 전체기간 PD 추정시 기간별로 미래전망정보가 합리적으로 반영될 수 있도록 추정 방식을 보완하도록 했다.
또한 신한은행과 대구은행, 경남은행 등은 PD 추정을 위한 부도정보 인식을 강화할 것을 지적받았다.신한은행은 대손충당금을 산정하기 위한 비소매 익스포져의 예측PD를 추정하면서 과거 실측 부도율에 신규부도를 반영하지 않아 예측 PD가 과소 추정될 우려가 제기됐다.
대구은행과 경남은행은 소매 익스포져의 PD를 추정하면서 기준 시점에는 존재하지 않았으나 부도를 관측하는 기간 중 신규로 발생하는 부도를 반영하지 않아 은행이 경험한 신용손실을 충분히 반영하지 못할 우려가 제기됐다. 금융당국은 이들에 대해 대손충당금 산정을 위한 예측PD를 추정할 시에 신규부도 데이터를 반영하도록 했다.
손실위험 확대에 따른 부도 시 손실률(LGD) 추정방식에 대한 지적도 이어졌다. 우리은행은 회수금액에서 현재가치 담보부 회수금액을 차감하고 부도 시 잔액에서는 명목금액을 차감하고 있어 신용여신의 LGD가 왜곡될 우려가 제기됐으며 대구은행에 대해서는 부동산 담보여신에 대한 LGD 추정시 경매낙찰가율 등 외부 경매정보를 활용하면서 은행의 부동산 담보여신 관련 운영리스크를 반영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금감원은 우리은행에 대해 신용여신 LGD 추정시 부도 시 잔액에서 현재가치 담보부 회수금액을 차감하는 등 합리적으로 신용여신의 LGD를 추정하도록 했으며 대구은행에 대해서는 대손충당금을 산정하기 위한 부동산 담보여신의 LGD를 추정하는 경우 운영리스크를 반영하도록 했다.
카카오뱅크에 대해서는 대손충당금 산정을 위해 신용대출의 LGD를 재추정했으나 LGD 수준이 낮은 시기를 추가로 반영하면서 최근의 신용대출 LGD 증가 등 손실위험 확대 가능성을 반영하지 못하고 오히려 낮아진 LGD를 적용하는 등 대손충당금 과소 적립 우려가 있어 대출금리의 신용원가 산정을 위한 LGD 추정시 유효이자율 등을 할인율로 반영하도록 했다.
또한 금감원은 우리은행, 농협은행, 카카오뱅크, 경남은행, 광주은행 등에 대해 미래전망 예측모형 적정성을 강화하도록 했다. 우리은행과 농협은행, 경남은행은 전체 소매 익스포져 대상으로만 미래전망 예측모형을 개발해 예측PD를 추정하고 있어 소매 익스포져별 실측부도율 수준 등 리스크특성을 고려하지 않아 예측PD의 신뢰성이 저하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이에 미래전망 예측모형 개발시 소매 익스포져의 리스크 특성에 따라 예측PD를 세분화해 추정하도록 했다.
카카오뱅크의 경우 통합 위기상황분석의 시나리오별 GDP 전망치를 토대로 거시경제 변화에 따른 PD 증감효과를 모형화해 활용하고 있으나 통합 위기상황분석의 다양한 거시경제변수 중 GDP 증가율 영향만을 고려하고 있어 미래 거시경제변화에 따른 대손충당금 영향을 다각도로 분석할 수 있도록 통합 위기상황분석의 다양한 거시경제변수를 미래전망 예측모형에 적극 활용하도록 했다.
또한 경남은행은 미래전망 예측모형의 예측PD 결과를 과거 실측부도율과 비교하면 과거로 갈수록 예측 PD 수준이 실측부도율보다 크게 낮아지는 등 은행의 예측PD가 과소 추정될 우려가 제기돼 미래전망 예측모형 개발시 실측부도율 사용기간 확대 등을 통해 예측력을 개선하도록 했다.
이와 별도로 카카오뱅크에 대해 대손충당금 산정을 위한 은행연합회의 ‘기대신용손실 측정 미래전망 반영 실무지침’ 개정안을 내규에 반영해 대손충당금 산정 절차를 체계화하도록 했으며 신용평가모형과 신용등급에 따른 자산군 분류기준을 개선하고 최근 실측 부도율의 초과 현상에 비추어 상위등급 자산군별 PD가 적정하게 상향 조정되도록 PD 추정 절차를 정비하도록 했다.
대구은행에 대해서도 최근 급격히 증가하고 있는 비대면 가계대출을 서민지원대출 자산군이 아닌 별도의 자산군으로 분류하고 최근 실측부도율 증가 추세를 대손충당금 PD에 반영하는 등 비대면 가계대출의 부실확대 가능성에 대비하도록 했다.
아울러 금융당국은 오는 5월부터 은행과 금융지주회사의 경기대응완충자본(CCyB) 적립 수준을 기존 0%에서 1%로 상향하기로 했다. 경기대응완충자본과 함께 금융당국은 은행별 리스크관리 수준, 스트레스테스트 결과 등에 따라 차등적으로 추가자본 적립의무를 부과하는 스트레스 완충자본(Stress Capital Buffer) 제도와 경기상황을 감안한 특별대손충당금 적립요구권 도입도 추진하고 있다.
은행자본비율이 규제자본 대비 5~6%p의 여유가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추가자본 적립의무가 당장 은행의 자본확충 부담이 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국내외적으로 자본확충 의무가 강화되는 여건 속에서 은행과 금융지주는 위험가중자산의 과도한 증가 억제, 신중한 배당정책을 통한 자본여력을 보강할 것으로 전망된다.
김경찬 한국금융신문 기자 kkch@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