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태원 SK 회장.

5일 재계에 따르면 최태원 회장은 오는 7일 SK그룹 인사를 앞두고 조대식 SK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 장동현 SK㈜ 부회장, 김준닫기


글로벌 경영환경 불확실성이 갈수록 커지고 있는 데다가 사업전환을 위한 투자 성과가 더딘 상황에 조직쇄신을 위한 세대교체 필요성이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최 회장은 지난 10월 SK CEO 세미나에서 "급격한 환경 변화에 빠르게, 확실히 대응하지 않으면 생존할 수 없다"며 '서든데스(돌연사)'를 언급했다. 최 회장이 이 말을 꺼낸 것은 지난 2016년말 이후 7년 만이다. 당시 인사에서 기존 고위임원들이 대거 퇴진하고 조대식 의장이 SK추구협의회 의장으로 오른 것을 포함해 현재 부회장들이 핵심 계열사 대표직에 임명됐다.
조 의장은 SK그룹 최고 의사협의기구인 수펙스추구협의회를 이끌고 있다. 지난해 인사에서 위원장이 대거 교체됐음에도 자리를 지켰다. 그는 1960년생으로 최태원 회장과 동갑이자 초등·대학교를 함께 다녔다. 2010년대 중반 최 회장이 구속되어 자리를 비웠을 때도 그룹 경영 전반을 챙길 정도로 각별한 사이다. 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은 'SK 2인자'로 불린다. 그룹내에선 조 의장을 대체할 정도로 무게감 있는 인사가 거의 없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최창원 SK디스커버리 부회장
이번 인사에서 조 의장이 물러난다면 후임 의장 자리엔 최창원 SK디스커버리 부회장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 부회장은 SK 창업주 최종건 회장의 셋째 아들로, 최태원 회장의 사촌동생이다. 최태원 회장은 1998년 SK 2대 회장이자 아버지 최종현 회장이 갑작스럽게 타계하면서 회장직을 물려받았다. 가족회의를 열어 최윤원 전 SK케미칼 회장, 최신원 전 SK네트웍스 회장, 최창원 부회장, 최재원 SK온 부회장 등 형제들이 경영권을 양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태원 회장은 이 일을 마음에 담아뒀는지 20년이 지난 지난 2018년 SK㈜ 주식 일부를 친족들에게 증여하기도 했다.
최창원 부회장은 중간지주사격인 SK디스커버리를 통해 사실상 독자 경영을 펼치고 있다. 계열분리 가능성이 꾸준히 제기됐지만 SK 브랜드를 유지하는 게 낫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그룹에서도 '따로 또 같이'라는 경영 이념을 표방하며 이들 계열사 독자 경영을 인정하고 있다. 다만 SK디스커버리 계열사들이 SK㈜가 하고 있는 에너지, 반도체소재, 바이오 등에서 겹치는 사업 영역이 많다. 최 부회장이 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에 오른다면 정리가 필요한 부분이다.
한편 SK㈜, SK이노베이션 대표 자리가 교체되면 후임에는 장용호 SK실트론 사장, 박상규 SK엔무브 사장 등이 거론된다. SK하이닉스는 곽노정 사장이 각자대표로 회사를 이끌고 있다.
곽호룡 기자 horr@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