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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B하이텍 김준기 회장 ‘반도체 뚝심’빛났다

곽호룡 기자

horr@fntimes.com

기사입력 : 2026-05-18 00:00

삼성·TSMC 떠난 ‘8인치 시장’ 공략
일회성 비용 제외한 영업이익률 29%
81세 김준기 회장 영향력 변함 없어

DB하이텍 김준기 회장 ‘반도체 뚝심’빛났다이미지 확대보기
[한국금융신문 곽호룡 기자] DB하이텍이 인공지능(AI) 틈새시장에서 고공성장을 준비하고 있다.

DB하이텍(대표 조기석)은 올해 1분기 연결기준 매출 3746억 원, 영업이익 637억 원(영업이익률 17%)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각각 26%, 21% 증가한 수치다. 특히 영업이익은 전망치(530억 원)를 20% 상회하는 ‘어닝 서프라이즈’를 냈다.

회사는 이번 분기에 사내근로복지기금 등을 위한 자기주식 출연 비용 221억 원이 반영됐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일회성 비용과 자회사 실적을 제외하고 산출한 별도 영업이익률은 29.2%에 달했다. 높은 수익성을 달성한 것이다.

DB하이텍은 중국을 중심으로 진행된 전력반도체 판매가격 인상이 본격 반영된 2분기 이후 실적 상승세가 더욱 가팔라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시장도 이러한 기대감을 반영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지난달 초 7만8500원으로 시작한 주가는 이달 11일 한때 18만6700원까지 치솟았다. 불과 한 달 사이 2.4배 급등한 것이다.

이는 AI ‘광풍’이 DB하이텍 같은 레거시(구형) 파운드리 기업까지 확산된 결과로 풀이된다. DB하이텍은 8인치 웨이퍼 기반으로 가전, 스마트폰, TV, 자동차 등에 들어가는 전력반도체와 이미지센서, 디스플레이 구동칩(DDI)을 생산한다. CPU·GPU·AP 등 고성능 반도체를 만드는 12인치 공정 대비 생산 난이도가 낮아 과거엔 수익성에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적지 않았다.

그런데 TSMC·삼성전자 등 대형 파운드리 기업들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AI 수요 폭증에 대응하기 위해 8인치 비중을 줄여가며 12인치 공정에 집중했는데, 이런 시장 상황이 DB하이텍에 서광을 비췄다.

그 덕분에 8인치 전문기업 DB하이텍이 반사이익을 거두고 있다는 분석이다. 시장조사 업체 옵디아에 따르면 글로벌 8인치 업계 월간 생산능력은 올해 303만6000장에 달했으나 2028년에는 302만2000장으로 단계적으로 축소될 전망이다. 이에 따른 판가 상승 효과가 올해 하반기부터 본격 나타날 것이라는 전망이다.

DB하이텍은 김준닫기김준기사 모아보기기 DB그룹 창업회장이 뚝심으로 일궈낸 기업으로 평가받는다. 김 창업회장은 1983년 실리콘 웨이퍼 생산 기업 코신(현 SK실트론)을 설립해 반도체 사업에 진출했으나 7년 뒤 유동성 확보를 위해 경영권을 LG에 넘겼다.

그럼에도 김 창업회장은 1997년 DB하이텍 전신인 동부전자를 설립해 반도체 사업에 다시 진출했다. 당초 메모리 사업 진출을 계획했으나 외환위기가 닥치며 비메모리 사업으로 선회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어 김 전 창업회장은 2002년 글로벌 경제 위기 상황 속에서도 아남반도체 인수를 성사시켜 사업 확장 승부수를 걸었다.

그러나 DB하이텍은 그룹 ‘미운오리’ 취급을 받았다. 2001년부터 13년 연속 적자를 내며 그룹 재무구조 악화 주범으로 지목됐다. 김 창업회장은 2009년 사재 3500억 원을 투입하는 등 여러 위기 상황에서도 DB하이텍을 지켜냈다. 이후 꾸준한 기술 개발과 스마트폰 등 IT기기 시장 성장으로 극적인 반등에 성공했다.

1944년생으로 올해 81세인 김 창업회장 사내 영향력은 여전히 막강한 것으로 전해진다. 김 창업회장 장남 김남호닫기김남호기사 모아보기 명예회장은 지난해 불과 50세 나이에 회장직에서 물러났는데, DB하이텍 매각을 추진하다가 김 창업회장과 갈등을 빚었기 때문으로 알려졌다.

김 창업회장은 2017년 경영 일선에서 물러났지만, 여전히 지주사 DB INC와 DB하이텍 상근 미등기임원으로서 경영자문 역할을 맡고 있다. 특히 김 창업회장은 지난해 DB하이텍에서 34억 원을 급여로 지급받았다. 대표이사인 조기석 사장(5억4100만 원)을 뛰어넘는 최다 연봉자에 이름을 올렸다.

곽호룡 한국금융신문 기자 horr@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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