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남정 동원그룹 부회장.
14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하림그룹, LX인터내셔널(대표 윤춘성)과 함께 HMM 숏리스트에 선정된 동원그룹은 이들 중 유일하게 항만터미널(동원 부산 컨테이너 터미널)을 보유 중이다. 동원그룹은 이는 여타 숏리스트 대비 매우 큰 장점이라고 강조한다.
특히 올해 들어 급락한 해상 운임지수에 대한 발빠른 대비가 가능하다고 강조한다. 한국관세물류협회에 따르면 상하이 컨테이너 운임지수(SCFI)는 지난 8일 999.25를 기록했다. 1년 전인 지난해 9월 9일(2847.62)의 약 1/3 수준이며, 작년 1월 7일(5109.6) 대비 1/5 수준으로 급락했다. 동원그룹은 항만 터미널을 통해 해상 운임 하락에 대한 대비와 여타 사업을 진행할 수 있다고 말한다.
자료=한국관세물류협회.
이미지 확대보기그는 이어 “항만 터미널을 보유하고 있다는 것은 최근 2년간 급락을 거듭하고 있는 해상 운임 변화에 따라 운항횟수를 효율적으로 관리할 수 있다”며 “그뿐만 아니라 예측할 수 있는 또 다른 사업 또한 펼칠 수 있는 장점이 있다”고 덧붙였다.
시너지뿐만 아니라 인수 자금 마련에도 자신감을 드러냈다. 매각이 본격화된 후 HMM의 주가는 소폭 하락했지만, 여전히 7조 원 내외의 인수자금이 필요한 것으로 파악된다. 다른 숏리스트와 마찬가지로 김남정 동원그룹 부회장도 인수에 성공하기 위해서는 일명 ‘백기사’가 필요하다.
실제로 올해 상반기 기준 동원그룹 지주사인 동원산업은 현금성 자산 5169억 원(연결 기준)을 가지고 있다. 부채비율은 136.30%, 유동비율은 116.99%로 자금 조달에 다양한 고민이 필요한 상황이다.
동원그룹 관계자는 “동원뿐만 아니라 HMM 매각에 참여한 숏리스트들은 인수 자금 마련을 위한 외부 자금 조달이 필요하다”며 “아직 구체적으로 말하기 어렵지만 동원그룹은 충분히 자금을 마련할 수 있다”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동원 부산 컨테이너 터미널 전경. 사진제공=동원그룹.
이미지 확대보기양 그룹이 모두 부인했지만, 현재 HMM 인수를 위해서 동원그룹은 한투지주로부터 도움을 받을 것이라는 언론 보도가 적지 않다. 이는 수장들의 관계에 기인해서 나오는 주장으로 보인다.
김남구닫기김남구기사 모아보기 한투지주 회장(1963년생)과 김남정 동원그룹 부회장(1973년생)은 10살 차이가 나는 형제다. 김남구 회장은 김재철닫기김재철기사 모아보기 동원그룹 명예회장의 장남이며, 김남구 부회장은 차남이다. 과거 금융 산업의 성장성을 내다본 김 명예회장이 김남구 회장에게 해당 산업 육성 기회를 줬고, 금산분리 원칙에 따라 현재의 한국투자금융지주와 동원그룹으로 분리돼 경영 중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최근 HMM 인수에 대해서 한투지주의 지원 얘기가 나오는 것은 동원그룹과의 혈연 관계에 기인한 것도 있다”며 “김남구 회장과 김남정 부회장간의 사이가 나쁘지 않은 것도 해당 주장에 힘을 싣고 있다”고 언급했다.
서효문 기자 shm@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