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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나지 않는 가상 자산 ‘겨울’… 거래량 급감에 투자자들 해외로

임지윤 기자

dlawldbs20@

기사입력 : 2023-08-30 14:00 최종수정 : 2023-08-30 15:33

하루 거래액 100만원 이하 코인 ‘수두룩’

전 세계 유동성 급감 등으로 위험자산 회피↑

NFT 등으로 수익 다각화 나섰지만 ‘난항’

“신뢰 회복 필수… 파생 상품 허용 고려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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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립토 윈터’(Crypto winter). 이른바 가상 자산 겨울이 길어지자 국내 가상 자산 투자자들이 해외 거래소로 눈을 돌리고 있다./사진=통로이미지 주식회사(대표 이철집)

‘크립토 윈터’(Crypto winter). 이른바 가상 자산 겨울이 길어지자 국내 가상 자산 투자자들이 해외 거래소로 눈을 돌리고 있다./사진=통로이미지 주식회사(대표 이철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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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금융신문 임지윤 기자] ‘크립토 윈터’(Crypto winter). 이른바 가상 자산 겨울이 끝나지 않고 있다. 전 세계적 각국 중앙은행이 기준금리를 인상하면서 유동성이 급감해 위험자산 회피 성향이 뚜렷해진 탓이다.

국내 5대 가상 자산 거래소는 곧바로 타격을 받았다. 하루 거래액이 100만원도 안 되는 사례가 수두룩하고 올 2분기엔 이례적으로 업비트(Upbit) 운영사인 두나무(대표 이석우닫기이석우기사 모아보기)를 제외하고 모두 적자를 냈다. 시장점유율 1위인 두나무도 지난해보다 영업이익이 70% 가까이 줄었다.

거래량이 급감하자 투자자들은 해외로 발을 돌렸다. 국내보다 신규 코인이 많고 유동성이 활발한 해외 거래소로 향한 것이다. 이에 각종 서비스를 내놓으며 수익 다각화 길을 모색하는 국내 가상 자산 업계에 파생 상품 거래 허용 등 정책 지원이 필요한 시점이란 의견이 나온다.

거래소들의 실적 악화는 거래량 급감에 따라 수수료 수익이 크게 줄어들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30일, 국내 5대 거래소인 ▲업비트 ▲빗썸(Bithumb‧빗썸 코리아 대표 이재원닫기이재원기사 모아보기) ▲코인원(Coinone·대표 차명훈) ▲코빗(Korbit·대표 오세진) ▲고팍스(GOPAX·스트리미 대표 이중훈)의 하반기 신규 상장 코인과 거래금액을 분석한 결과, 일 거래액이 100만원도 안 되는 코인이 코인원 14개, 고팍스 2개, 코빗 1개로 드러났다. 하반기 새롭게 선보인 코인 30개 중 17개가 투자자로부터 외면받은 것이다.

연초 이후 비트코인(BTC‧Bitcoin)이 반등하며 시황 개선 기대감이 형성될 땐 가상 자산 시장에 봄이 오나 싶었다. 하지만 계절을 바꾸기엔 힘겨웠다. 비트코인은 지난달 14일 3만1474달러(약 4160만원)로 정점을 찍고 내림세로 전환했고, 이달 들어 미국의 추가 긴축정책 우려로 10% 급락했다.

투자자들은 해외 거래소로 몸을 틀고 있다. 빅데이터 플랫폼인 아이지에이웍스(IGAWorks‧대표 마국성)에 따르면, 국내 가상 자산 투자자들의 월간 활성 사용자 수(MAU‧Monthly Active Users)는 올해 2월 대비 지난달 코빗을 제외하고 모두 급감했다. 바이낸스 인수 문제로 시끄러운 고팍스는 해당 기간 22.3% 낮아졌고, △코인원 –20% △빗썸 –14.8% △업비트 –6.8%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세계 최대 가상 자산 거래소인 바이낸스(Binance·대표 창펑 자오) 9.5% 떨어졌지만, 올 4월 24만명으로 정점을 찍은 바 있어 작년 대비론 점유율을 높인 상황이다. 현재 바이낸스는 한국에서 중국 다음 가장 많은 이용자를 보유하고 있다. 멕스씨(MEXC‧대표 아론 저우)와 오케이엑스(OKX‧대표 제이 하오) 등도 올 상반기 동안 MAU를 각각 11.6%, 0.2% 끌어올리며 국내 투자자들을 유인했다.

이에 국내 가상 자산 거래소들은 메타버스(Metaverse‧3차원 가상 세계)‧대체 불가능 토큰(NFT‧Non-Fungible Token)을 연계하는 등 수익 다각화에 나섰다. 시장 하락기 투자자들을 더 놓치지 않기 위한 발버둥이다.

업비트는 지난달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더 보기’ 기능을 추가해 NFT, 스테이킹(Staking·암호화폐 일정량 지분 고정), 실험실 기능을 이용할 수 있도록 만들었다. 또한 ‘패밀리 서비스’를 선보이면서 두나무에서 운영하는 여러 플랫폼을 통해 고객이 유입될 수 있는 통로를 열었다.

빗썸은 ‘수수료 무료’라는 파격적인 카드를 꺼냈다. 지난 2021년 6월 이후 2년 만에 수수료 무료 혜택을 적용하면서 시장점유율을 높였다. 지난해 10월 출시한 거래 수수료 3% 적립 서비스 ‘빗썸 마일리지’도 지속하고 있다.

이 밖에도 코인원은 신규 거래 지원을 대폭 늘리고 로보어드바이저(Roboadviser‧로봇+자산운용) 업체 ‘뉴지스탁’(대표 문경록‧문호준)과 제휴해 가상 자산 자동 매매 서비스 ‘코인 젠포트’를 내놓는 등 수익 모델 다각화로 승부를 보고 있으며 코빗과 고팍스 역시 자체 서비스를 강화하는 쪽으로 활로를 찾는 중이다.

문제는 가상 자산 시장 겨울이 도대체 언제 끝나냐는 점이다. 현재 신규 상장도 투자자로부터 외면받는 상태고 지난해 루나(LUNA) 사태 이후 신뢰도 많이 떨어졌다.

더군다나 빗썸과 코인원 등은 ‘뒷돈 상장’ 관련 사법 리스크(Risk‧위험)까지 안고 있다. 빗썸의 경우, 실소유주로 알려진 강종현 씨가 빗썸 관계사 주가조작 혐의로 재판받고 있으며 이상준 빗썸홀딩스 대표는 29일 코인 상장 청탁 의혹으로 구속영장이 청구됐다. 코인원은 상장 담당 임원 전 모 씨가 브로커 4명과 함께 재판에 넘겨졌다.

업계에선 투자자 신뢰 회복을 위한 각 거래소의 자정 노력이 필요하단 의견이 줄곧 제기된다. 5대 원화거래소는 이러한 지적을 받아들여 디지털 자산 공동 협의체 ‘DAXA’(Digital Asset eXcahnge Alliance·의장 두나무 대표 이석우)를 통해 가상 자산 경보제 등을 시행 중이다.

기관투자자 진입이나 파생 상품 거래 허용 등 제도적 지원이 필요하단 목소리도 나온다. 최근 전 세계 가상 자산 시장에서 현물 거래량보다 선물 거래량이 앞서는 지표가 나오고 이달 들어 미국에서 코인베이스(Coinbase·대표 브라이언 암스트롱)가 현지 최초 선물 서비스 제공 지위를 획득하는 등 시장 변화에 발맞춰야 한다는 지적이다.

특히 이날 미국 암호화폐 자산 운용사인 그레이스케일 인베스트먼트(Grayscale Investment LLC‧대표 마이클 소넨샤인)은 현물 상장지수펀드(ETF‧Exchange Traded Fund) 전환 승인을 두고 벌어진 미국 증권 거래 위원회(SEC‧Securities and Exchange Commission)와의 소송에서 승소하며 현물 ETF 상장 길을 열었다.

한 업계 관계자는 “디지털 자산 관련 입법이 마련되는 등 제도권에 편입되는 시점이 빨라진 만큼 투자자 신뢰를 회복하는 게 출발점”이라며 “블록체인(Blockchain‧분산원장) 기술 등이 계속 발전하는 데다 가상 자산 관련 논의도 활발해지고 있어 앞으론 충분히 시장이 회복할 수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국제 정합성에 부합하지 않는 규제로 더 혁신적인 서비스를 내놓지 못하는 게 없는지 당국과 국회에서 잘 살펴주길 바란다”며 “디지털 자산을 미래 화폐이자 유망 산업이라 보고 가상 자산 파생 상품 거래 허용 등을 추진한다면 시장에 새로운 바람이 생길 수 있을 것”이라 덧붙였다.

황석진 동국대학교 국제 정보보호 대학원 교수는 “가상 자산을 둘러싼 그림자 규제부터 완화하고 시장이 건전하게 운영될 수 있도록 기반을 마련하는 게 시급하다”며 “1 은행 1 거래소 탈피, 법인 계좌 개설 허용, ETF와 같은 파생 상품 연계 등을 추진해 많은 참여자가 시장에 뛰어들 수 있도록 돕는 게 바람직하다”고 전했다.

임지윤 기자 dlawldbs20@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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