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구독신청
  • My스크랩
  • 지면신문
FNTIMES 대한민국 최고 금융 경제지
ad

[기자수첩] 자동차 옵션을 ‘구독’하는 시대

곽호룡 기자

horr@fntimes.com

기사입력 : 2023-08-07 00:00

▲ 곽호룡 기자

▲ 곽호룡 기자

[한국금융신문 곽호룡 기자] 기아 대형 전기SUV EV9에는 자동차 구매 이후에도 온라인 스토어에서 옵션을 살 수 있는 ‘FoD(Feature on Demand)’ 서비스가 시도됐다. 차량 그릴과 헤드램프 모양이 달라지는 라이팅 패턴이 18만원, 차량 밖에서 스마트키 버튼을 누르면 스스로 주·출차하는 원격스마트주차보조2(RSPA2)가 50만원이다. RSPA2는 1개월 1만2000원, 1년 12만원으로 구독 형식으로 구입해 일정 기간만 이용할 수도 있다.

지난해 운전대·시트 열선 기능을 구독 서비스로 내놓았다가 여론의 뭇매를 맞은 BMW와 같은 판매 방식이다. 특히 대부분 열선 기능을 필수로 구입하는 국내에선 반발이 더욱 거셌다.

이같은 초기 반발에도 자동차 기업들은 다양한 유료 옵션 구독 서비스를 내놓고 있다. 벤츠는 전기차 EQS에 바퀴를 10도 더 꺾을 수 있는 후륜 조향 구독 서비스를, 테슬라는 자율주행기능 FSD을 구독으로 판매하고 있다.

소비자들의 싸늘한 반응에도 기업들이 이처럼 잇달아 구독 서비스를 선보이는 이유가 뭘까. 구독 서비스가 새로운 수입 창출원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기 때문이다. GM은 커넥티드카와 관련한 소프트웨어·구독 서비스로 2030년경 연 매출 250억 달러(32조5000억원)를 벌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현재 매출 6분의 1에 해당한다.

해당 사업에서 영업이익률은 기관마다 상이하나 20~30%로 예측하고 있다. 이는 IT 기술 기업에 준하는 수준으로, 자동차 제조사 영업이익률이 10% 안팎인 것을 감안하면 2~3배 가량 높은 수익성이 예상된다.

일반적으로 소비자가 신차를 예약하면 제조사는 트림·옵션에 따라 필요한 부품을 주문해 조립하는 형태로 이뤄진다. 트림과 옵션을 촘촘하게 구성해 소비자에게 선택권을 준다면 더 많은 시간과 비용이 드는 것이다.

하지만 SDV(소프트웨어로 정의되는 차) 시대가 오면서 모든 차를 똑같이 만들어 판매한 이후, 추가 구매 요청이 있는 옵션만 무선 통신으로 ‘언락’할 수 있다. 회사 입장에서는 더 많이 남기는 장사를 하는 셈이다.

앞으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되는 렌탈 시장에 대비하는 차원에서도 구독형 구매는 활성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소비자도 편익을 누릴 수 있는 부분이 있다. 현재 자동차 옵션은 대부분 여러 기능이 모인 패키지 형태로 사야한다. 앞서 지적한 것과 같이 제조 비용 문제 때문이다.

하지만 SDV 시대에서는 필요한 옵션만 원하는 기간 만큼 구매해 쓰면 그만이다. 스마트폰에서 꼭 필요한 기능이 있는 앱이라면 유료 구매해 사용하는 것 처럼 말이다.

그럼에도 구독 서비스에 대한 반발이 큰 이유는 상품 구성과 가격이 합리적으로 결정됐는지 신뢰할 수 없기 때문일 것이다. 회사가 이익을 극대화하는 만큼 소비자들은 불이익을 받을 것이라는 고정관념도 작용한다. ‘신차를 깡통으로 사고 필수 옵션은 따로 돈 내고 사야한다’는 우려는 충분히 이해가 간다.

기아가 국산차 최초로 EV9에 FoD를 도입하며 디자인 옵션이나 선호도가 아직 많지 않은 최신 기능을 넣은 것도 일단 시장 반응을 살피기 위한 시험으로 보인다.

실제 미국에서 판매되는 EV9에는 순간 출력을 올려주는 ‘부스트’ 모드를 구독 형태로 내놓았다. 차량 성능을 옵션으로 사야 한다는 국내 소비자 반발을 고려했을 것이다.

기아 관계자는 “타사 열선 논란도 있고 첫 사업인 만큼 고객 목소리를 적극적으로 듣고자 한다”면서 “앞으로도 안전사양이나 사용빈도가 높은 기본 기능은 FoD로 제공할 생각이 없다”고 말했다. 전기차 시대를 앞두고 자동차 회사들이 새롭게 선보이는 수익 모델이 시장에 안착할 수 있을 지 지켜볼 일이다.

곽호룡 기자 horr@fntimes.com

데일리 금융경제뉴스 FNTIMES - 저작권법에 의거 상업적 목적의 무단 전재, 복사, 배포 금지
Copyright ⓒ 한국금융신문 & FNTIMES.com

가장 핫한 경제 소식! 한국금융신문의 ‘추천뉴스’를 받아보세요~

오피니언 다른 기사

1 정승회 코람코 대표, 리츠 넘어 개발·데이터센터로 확대 경영…‘종합 투자 플랫폼’ 승부 코람코자산신탁이 투자와 개발, 신탁을 아우르는 종합 부동산금융회사로 체질을 바꾸고 있어 눈길을 모으고 있다. 이 같은 변화는 정승회 코람코자산신탁 대표이사가 투자 전문성을 앞세워 리츠 중심의 사업 기반을 넓히는 동시에 대형 개발과 기업 부동산 유동화, 데이터센터 등으로 투자 영역을 확장하면서 시작됐다.정 대표는 삼성생명과 삼성자산운용 등에서 투자 업무를 담당한 뒤 2015년 코람코에 합류했다. 이후 리츠사업본부장과 리츠부문장 등을 거치며 코람코의 리츠 경쟁력 강화에 힘을 보탠 이물이다.최근 코람코가 보여주는 성장세는 정 대표의 투자 경험과도 맞닿아 있다. 코람코는 ▲리츠 ▲부동산펀드 ▲부동산신탁을 통해 약 62 2 국책銀 지방이전, 누구를 위한 것인가 지난달 29일 서울 광화문에 농협 직원들이 모였다. 농협중앙회와 주요 계열사의 지방 이전 가능성이 거론되면서 열린 집회였다. 불과 2주 뒤인 지난 11일에는 여의도 산업은행 본점 앞 도로가 다시 사람들로 찼다. 산업은행과 IBK기업은행, 수출입은행 등 3대 국책은행 노동조합이 처음으로 한자리에 모여 지방 이전 반대 공동집회를 열었다.두 집회를 바라보는 시선이 곱지만은 않다. 안정된 직장을 가진 금융공기업 직원들이 자신들의 생활권과 기득권을 지키기 위해 국가 균형발전이라는 대의를 외면한다는 비판도 있다.실제로 지역소멸을 막고 수도권과 지방의 격차를 줄이는 것은 국가적으로 필요한 일이다. 이를 위해 어느 정도의 사회적 비 3 돈 모이는 홍콩, 돈 불리는 싱가포르…한국은? 코스피가 한때 8000이라는 상징적 고지를 밟았다. 증권사 창구와 ETF 시장으로 뭉칫돈이 몰리고 개인 투자자의 자본시장 참여도 일상이 됐다.그러나 축포를 터뜨리기 전에 물어볼 것이 있다. “그래서 한국 자본시장은 무엇을 가장 잘하는가?”주가지수가 9000, 1만을 찍는 것과 자본시장이 국가 경제의 체질을 바꾸는 것은 전혀 다른 문제다. 숫자가 커졌다고 시장의 근육까지 단단해진 것은 아니다.아시아를 보면 더욱 선명하다. 홍콩은 돈을 모으고, 싱가포르는 돈을 관리하고, 대만은 돈을 산업으로 연결했다.세 곳의 모델은 다르지만 공통점이 있다. 돈과 사람, 정보와 기업을 국경 너머로 연결하는 네트워크와 이를 뒷받침하는 제도와 산업
ad
ad
ad

한국금융 포럼 사이버관

더보기

FT카드뉴스

더보기
[그래픽 뉴스] ISA 대개편! 나에게 유리한 계좌는?
[그래픽 뉴스] 미국 증시 새로운 키워드 'MANGOS'
환전·로또·육아휴직까지 하반기부터 달라지는 제도 TOP11
[그래픽 뉴스] 은퇴후 30년 부모님 세대의 생존전략
[그래픽 뉴스] 퇴근 후 주차했는데 수익 발생? V2G의 정체

FT도서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