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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정현의 1만km, 스벅은 그만큼 고객과 가까워졌을까

홍지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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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 2023-04-17 00:00

5개월간 전국 80여 매장 돌며 직원 소통
“초심으로 가자” …다채로운 이벤트 성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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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금융신문 홍지인 기자] ‘1만 km’ 손정현 스타벅스코리아 대표가 지난해 10월 취임 후 이동한 거리다. 짧지 않은 거리다. 아니, 엄청난 거리다. 약 5개월여 동안 1만 km를 움직였다는 거다. 한 달 평균 약 2000 km. 그는 왜 그렇게 분주하게 돌아다녔을까. ‘캐리백 논란’으로 떨어진 신뢰를 하루 빨리 복구하고 싶은 마음이 간절했기 때문이었을 것이다. 지난해 10월말 취임한 손 대표에게 주어진 당면 과제이기도 했다.

스타벅스코리아는 지난해 캐리백 논란 이후 전례 없던 위기를 맞았다. 불매운동 여파에다 캐리백 리콜 비용 등으로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66% 떨어지는 등 직격탄을 맞았다.

그 어려운 상황에서 구원투수로 손 대표가 등판했다. 그런데 놀랍게도 그는 식품 특히 커피 프랜차이즈 관련 이력은 전무했다. 손 대표는 1968년생으로 고려대 무역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펜실베니아대 와튼스쿨에서 MBA를 취득했다.

2007년 SK텔레콤 입사 후 SK홀딩스 서울·싱가포르 오피스 팀장을 거쳐 2015년 신세계아이앤씨 지원담당 상무를 맡으며 신세계그룹에 합류했다. 이후 2017년 신세계아이앤씨 IT사업부장을 역임하다 2020년부터 신세계아이앤씨 대표를 맡았다. 아무래도 그의 전문은 IT 쪽인 거 같다.

그래서였을까. 손 대표는 소통을 통해 하나씩 배워나가기로 다짐한 듯 보였다. 특히 현장에 있는 파트너(스타벅스 임직원을 부르는 표현)들과의 소통에 집중했다. 이 과정에서 손 대표는 스타벅스를 일으켜 세운 하워드 슐츠가 지난 2008년 다시 최고경영자(CEO)로 복귀하면서 내세운 모토 ‘원점으로 돌아간다’를 떠올렸는지 모르겠다.

그는 취임 후 스타벅스 국내 1호점인 ‘이대R점’으로 첫 출근해 임직원들에게 보낸 첫 메시지에서 ‘초심’을 강조했다. 메시지에서 손 대표는 “파트너들의 의견을 경청하며 초심으로 돌아가겠다”는 비전을 밝혔다.

손 대표는 또 “The darkest nights produce the brightest stars(가장 어두운 밤은 가장 밝은 별을 만들어낸다)”라며 “스타벅스가 처한 위기를 현명하게 하나씩 하나씩 기본과 본질적 가치로 돌아가서 해결하면 늘 그랬듯이 찬란한 별로 다시 태어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이후 손 대표는 어떤 상황과 일정 속에서도 격주로 매월 2회 이상 전국 파트너들을 직접 만나기 위해 현장으로 출근했다.

손 대표는 취임 후 약 5개월 동안 제주, 부산, 여수, 순천, 강원, 수도권 등 현재까지 전국 80여 매장을 방문해 현장 파트너들 의견을 경청하고 경영에 반영했다.

이를 거리로 환산하면 대략 1만 km에 달한다. 지구 둘레가 약 4만 km이므로 지구 둘레의 4분의 1에 달하는 거리를 반년도 되지 않아 움직인 것이다.

파트너 의견을 경청하는 손 대표 행보는 이뿐만이 아니다. 주 1회 이상 회사 경영상황이나 주요 의사 결정사항들을 대표 명의로 직접 사내 인트라넷에 게시해 파트너들 공감을 얻고 있다. 일방적 전달이 아닌 댓글과 개인 이메일 등을 통해 파트너들 의견을 듣고 즉시 반영해 보완하기도 한다.

스타벅스코리아 관계자는 “손 대표의 이러한 적극적 소통을 통해 개진된 의견은 현재 음료나 푸드, MD 등 제품을 개발하는데 반영되고 있으며, 운영 효율성을 높이는데 기여하고 있다”고 밝혔다.

손 대표는 ‘스타벅스 디스커버리 프로그램‘을 통해 파트너들과 대담하는 시간도 갖고 있다. 이 프로그램은 스타벅스 파트너들이라면 누구나 신청 가능한 사내 소통 프로그램이다.

이 가운데 가장 인기가 좋은 코너가 바로 손 대표와의 대화 시간이라고 한다. 말하자면 경계 없는 간담회로, 파트너들이 현장에서 근무하면서 느꼈던 궁금증이나 제안 사항 등을 손 대표에게 직접 질문하고 답변을 받는 시간으로 구성돼 있다.

실제로 이 자리에서 임직원 할인 제도 혜택 확대, 매장 운영시 애로사항 해결, 블랙 컨슈머 대응 방안, 중장기적 비전 공유, 파트너 복장 제언 등 이야기가 나왔다고 한다.

손 대표는 이런 시간을 확대하기 위해 기존 월 1회 진행하던 ‘스타벅스 디스커버리 프로그램’을 월 2회로 늘리고 참여 인원도 올해부터 기존 20명에서 30명으로 확대했다. 프로그램 참여 신청 경쟁률은 평균 15대 1 수준으로 회를 거듭할수록 경쟁률이 치솟으며 큰 호응을 얻고 있다.

이런 소통의 결과가 아마도 올해부터 펼쳐지고 있는 스타벅스의 다채로운 이벤트일 것이다.

스타벅스코리아 관계자는 “파트너들과의 소통을 통해 ‘초심’에 다가가고 있는 손 대표는 다양한 마케팅을 통해 이를 소비자들에게 어필하고 있다”며 “스타벅스를 방문하는 즐거움을 되찾아 주기 위한 다양한 마케팅을 직접 챙기고 있다”고 말했다.

대표적인 것이 지난 2월 진행한 ‘응답하라 1999’이벤트다. 스타벅스는 지난 2월 리워드 회원 1000만명 돌파를 기념해 카페 아메리카노 톨 사이즈를 1999년 1호점 오픈 당시 숏 사이즈 가격인 2500원에 제공하는 고객 사은 행사를 진행했다.

이어 3월에는 카페 라떼 주문 시 에스프레소 샷 추가를 무료로 제공하는 ‘러브 유어 라떼’ 이벤트를 진행했다.

스타벅스 카페 라떼는 카페 아메리카노에 이어 연중 가장 높은 판매 비중을 차지하는 대표 커피 음료다. 대중적 카페 라떼를 대상으로 이벤트를 진행해 본래 스타벅스가 갖고 있던 커피 헤리티지 경험을 더 많은 사람들이 체험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이달 초 부터는 저녁 7시 이후 스타벅스 푸드를 최대 50% 할인하는 ‘이브닝 푸드 아워’ 이벤트를 진행하고 있다.

아메리카노를 2500원에 제공한 ‘응답하라 1999’에 많은 고객들이 좀 더 오래 진행되면 좋겠다는 의견을 제시했는데, 이를 받아들여 푸드 제품으로 대상을 바꿔 이벤트를 진행하게 된 것이다.

고객 피드백을 반영한 이벤트라 그런지 반응은 즉각적으로 나타났다. ‘이브닝 푸드 아워’는 시행 첫 날 해당시간대 판매량이 평년 대비 130% 증가했다.

이벤트에 참가하기 위해 저녁 7시를 기점으로 일부 매장에서 푸드 구매 대기줄이 발생하기도 하는 등 동시간대 판매량이 2배 이상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초심과 소통을 위한 손 대표의 1만 km 행군으로 스타벅스는 고객과 더 많이 가까워졌을까?

손 대표는 “스타벅스는 1999년부터 지난 24년 동안 파트너, 고객, 지역사회와 함께 성장해 오면서 다양한 커피 경험을 전달해 오고 있다”며 “스타벅스가 첫 번째 매장에서 고객님을 처음 만났을 때 초심을 기억하며 감사의 마음을 나눌 수 있도록 하겠다”며 초심을 거듭 강조했다.

홍지인 기자 helena@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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