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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수 체계 큰 폭 손질…주주가 임원 성과급 감시한다 [은행 영업·경영 대수술]

한아란 기자

aran@fntimes.com

기사입력 : 2023-03-06 00:00 최종수정 : 2023-03-06 15:02

경영진 보수 주주투표권 도입 검토
회사에 손해 끼치면 보수 환수·삭감

보수 체계 큰 폭 손질…주주가 임원 성과급 감시한다 [은행 영업·경영 대수술]이미지 확대보기
[한국금융신문 한아란 기자] 윤석열 대통령과 금융당국이 은행의 공공적 성격을 강조하며 돈 잔치와 과점 폐해에 대한 대책 마련이 본격화된 가운데 은행권의 성과급·퇴직금 등 보수체계와 금리체계가 전면 개선된다.

금융당국은 상생 금융 확산 차원에서 금리 변동 리스크를 소비자에게 전가하는 구조개선을 추진하고 고금리 부담 완화를 위해 예대금리차 관리 강화, 금리인하요구권 개선, 대환대출·예금 중개 플랫폼 시행 등도 검토한다.

이와 함께 보상위원회 운영 및 성과보수 체계 실태 점검, 대손충당금 적정성 관련 결산 검사 실시, 사회공헌 실적 점검 등 감독도 강화한다.

금융당국은 은행권 손실흡수 능력 확충을 위한 자본건전성 제도 정비도 검토한다. 올해 하반기 중 ‘스트레스 완충 자본’이나 ‘경기 대응 완충 자본 적립’ 등이 도입될 예정이다.

성과급 산정 적정성 점검…세이온페이·클로백 검토

금융당국은 경영진 보수에 대한 주주 투표권인 ‘세이온페이(Say-on-pay)’ 제도와 금융사 수익 변동 시 임직원 성과급을 환수·삭감하는 ‘클로백(Claw-back)’, 보수위원회 기능 강화 등 제도적 측면에서 성과 보수 개선을 추진한다.

또 이달 중 ‘은행권 경영·영업관행·제도개선 태스크포스(TF)’ 실무작업반에서 성과급 지급과 관련해 은행별로 성과지표와 성과 측정 방법의 적정성을 은행권과 함께 점검해 개선 사항을 발굴할 계획이다.

KB·신한·하나·우리 등 4대 금융지주의 지난해 당기순이익(지배기업 지분 기준) 총 15조8506억원으로 사상 최대치였던 2021년(14조5429억원)보다 8.9%(1조3077억원) 늘었다.실적 호조는 이자이익이 견인했다. 4대 금융지주가 지난해 거둬들인 순이자이익은 39조6735억원으로, 전년 대비 20.04% 증가했다.

역대급 실적을 기반으로 은행 직원이 받는 성과급 규모도 커졌다.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황운하 의원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5대 시중은행의 성과급 총액은 1조3823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2021년(1조193억원)보다 35.6%(3629억원) 늘어난 수치다.

은행별로는 NH농협은행이 6706억원으로 가장 많았고 KB국민은행 2044억원, 신한은행 1877억원, 하나은행 1638억원, 우리은행 1556억원 순이었다. 5대 시중은행의 성과급은 ▲2017년 1조78억원 ▲2018년 1조1095억원 ▲2019년 1조755억원 ▲2020년 1조564억원 ▲ 2021년 1조709억원으로 5년간 줄곧 1조원 이상을 기록했다. 2022년 성과급은 2021년 당시 올린 최대 실적을 바탕으로 더 늘었다.

당해연도 발생 성과급은 이듬해 성과평가 확정 후 지급되는 만큼 2022년 실적에 따른 5대 시중은행의 2023년도 성과급은 사상 최대 규모일 것으로 추정된다. 이미 5대 시중은행은 기본급의 300~400% 수준의 성과급을 작년 연말부터 올해 연초에 지급했다.

주요 시중은행은 연말 연초 희망퇴직을 실시하면서 평균 3억∼4억원의 특별퇴직금을 지급해 법정퇴직금까지 합한 금액은 6억∼7억원에 달한다.

은행의 성과급 등에 대한 여론의 비난은 해마다 불거져왔지만 최근에는 정부와 금융당국이 잇달아 문제를 제기하고 있는 데다 개선 의지를 보이면서 분위기가 달라졌다.

여기에는 최근 고금리로 서민과 취약계층의 금융 부담이 늘어나는 가운데 은행들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후 급증한 대출과 기준금리 상승에 따른 이자 이익을 바탕으로 사상 최대 실적을 올리면서 내부 임직원의 성과급·퇴직금 잔치와 주주 배당 확대에만 몰두하고 있다는 문제의식이 자리 잡고 있다.

이복현닫기이복현기사 모아보기 금융감독원장은 지난달 14일 내부 임원 회의에서 “은행 성과보수 체계가 금융회사의 지배구조에 관한 법률의 취지와 원칙에 부합하게 운영되고 있는지에 대해 점검하겠다”며 “은행의 성과 평가 체계가 단기 수익지표에만 편중되지 않고 미래 손실가능성 및 건전성 등 중장기 지표를 충분히 고려토록 하는 등 미흡한 부분은 개선해 나갈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금감원은 은행 경영진의 성과보수 체계 적정성을 점검할 계획이다. ‘성과급 이연 지급제’가 제대로 실시되고 있는지도 점검한다. 현행법은 금융사 임원과 금융투자업무 담당자에 대해 성과보수의 40% 이상을 3년 이상 이연 지급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금융사가 단기 실적만 보고 고액의 성과급을 지급하는 관행을 해소하기 위한 제도다. 앞으로 이연 지급제의 대상과 이연 기간이 확대될 가능성이 제기된다.

미래 위험에 대비해 손실흡수능력 확충도 유도한다. 금감원은 지난달 12일 카카오뱅크를 시작으로 국민·신한·하나·우리·농협 등 5대 시중은행과 지방은행 등 10개 은행에 대한 결산 현장검사에 돌입했다. 결산 검사는 매년 초 주요 은행의 자본건전성을 들여다보는 정기 검사다. 이번 결산 검사에서는 은행권의 대손충당금 적립 수준과 대출채권의 자산건전성 분류 적절성 등을 예년보다 면밀히 살필 것으로 보인다.

금융당국은 손실흡수능력 제고 차원에서 스트레스 완충자본 도입, 경기대응완충자본 적립 등을 논의할 계획이다. 이달 중에 개최될 ‘은행권 경영·영업·관행 제도 개선’ 실무작업반 제3~4차 회의에서는 성과 보수와 관련된 은행권 현황을 집중 점검·논의한다.

금융위원회는 금융사 임직원의 보수 투명성을 강화하는 내용의 법안을 발의해 놓은 상태다. 2020년 6월 정부안으로 발의한 ‘금융회사 지배구조법 개정안’에 따르면 임원은 보수와 성과급의 총액, 그리고 그에 대한 산정기준을 연차 보고서에 공시해야 한다. 자산총액이 일정 규모 이상인 상장 금융사의 경우 개별 임원에 대한 보수지급계획을 주주총회에 설명해야 한다.

예대금리차 공시 확대…대출금리 상승 폭 완화 지표·상품 개발

금융당국은 금리 산정 체계의 경우 시중 금리의 과도한 상승 시 대출금리의 상승 폭을 완화할 수 있는 지표나 상품의 개발을 검토하고, 현행 금리산정체계에 경쟁 제한적인 요소가 있는지 점검할 예정이다.

최근 공정거래위원회의 은행권 현장조사와 약관 심사, 금감원의 금리 점검 등을 통해 지적되는 문제 제기에 대해서는 즉시 개선 방안을 마련해 나가기로 했다.

은행권 금리 정보 공시도 개선한다. 지난 2일 열린 은행권 경영·영업관행·제도개선 TF 실무작업반 1차 회의에서는 은행권 금리경쟁 촉진을 위한 예대금리차(예금 금리와 대출 금리의 차이) 공시확대 방안이 보고·논의됐다.

이에 따라 은행권은 예대금리차 공시에 현행 신규취급액 기준 금리차 이외에 잔액기준 금리차도 함께 공시해야 한다. 예대금리차와 함께 대출금리(가계대출·기업대출), 예금금리 등 상세금리정보도 모두 잔액기준으로 공개해야 한다. 금융위는 “은행의 수익성을 보여주는 잔액기준 예대금리차가 공시되지 않아 은행권 경쟁 촉진에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은행별 전세대출금리도 비교공시 항목에 포함한다. 현재 가계대출의 경우 주택담보대출, 신용대출, 마이너스대출로 구분해 예대금리차가 공시되고 있지만, 전세대출금리는 은행별로 공시되지 않고 있다.

은행별 가계대출금리 공시는 기준금리, 가산금리, 우대금리로 세분화해 비교 공시해야 한다. 현재 주담대·신용대출 등 대출상품별로는 금리를 세분화해 공시하고 있지만 전체 가계대출금리의 경우 금리정보가 세분화되지 않아 은행별 금리산정의 특성 등에 대한 확인·비교가 어려운 상황이다.

은행별 특수성 설명을 위한 ‘설명 페이지’도 신설된다. 은행 자율적으로 중저신용자 대출 확대, 단기조달 비중 증가 등 금리변동 요인 등을 설명할수 있게 된다.

금융당국은 오는 7월 예대금리차 확대 시행을 목표로 ‘은행업감독업무시행세칙’을 개정하고 은행연합회와 은행 간 전산구축 등을 추진할 계획이다.

한아란 기자 aran@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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