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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자장사로 1조 넘는 성과급 잔치…보수체계 들여다본다 [당국, 은행 정조준]

한아란 기자

aran@

기사입력 : 2023-02-15 14:58

작년 5대 시중은행 성과급만 1.3조…전년比 35%↑
농협·국민·신한·하나·우리 순…배당 규모는 7조원대
성과급 이연 지급 등 은행 성과보수 체계 적정성 점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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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지난 6일 서울 여의도 금융감독원에서 진행된 ‘2023년도 업무계획 브리핑 및 기자간담회’에서 업무계획을 발표하고 있다./사진=금융감독원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지난 6일 서울 여의도 금융감독원에서 진행된 ‘2023년도 업무계획 브리핑 및 기자간담회’에서 업무계획을 발표하고 있다./사진=금융감독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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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금융신문 한아란 기자]
고금리 기조 속 이자 이익에 기대 사상 최대 실적을 올린 은행들이 역대급 돈 잔치를 벌이고 있다는 비판이 커지고 있다. 지난해 5대 시중은행 임직원에 지급된 성과급만 1조3823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윤석열닫기윤석열기사 모아보기 대통령이 '은행의 돈 잔치'로 사회적 위화감이 조성되지 않도록 금융위원회에 대책을 마련할 것을 주문한 가운데 금융당국은 보수 산정에 합리적 근거가 있는지 들여다보기로 했다.

15일 국회와 금융권에 따르면 최근 은행권 성과급 체계를 정비해 은행의 사회적 책임을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황운하 의원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5대 시중은행의 성과급 총액은 1조3823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2021년(1조193억원)보다 35.6%(3629억원) 늘어난 수치다.

은행별로는 NH농협은행이 6706억원으로 가장 많았고 KB국민은행 2044억원, 신한은행 1877억원, 하나은행 1638억원, 우리은행 1556억원 순이었다.

5대 시중은행에서 가장 많은 성과급을 받은 임직원은 국민은행 임원으로 최고 15억7800만원을 수령했다. 임원 1인 최고 성과급은 국민은행에 이어 하나은행(3억5800만원), 신한은행(3억3800만원), 우리은행(3억2600만원), 농협은행(1억9900만원)이었다,

은행 임원 1명의 평균 성과급은 국민은행이 2억1600만원으로 가장 많았고 하나은행(1억6300만원), 신한은행(1억7200만원), 우리은행(1억400만원), 농협은행(4800만원)이 뒤를 이었다.

은행 직원 성과급은 우리은행 한 직원이 1억7200만원을 받아 최고액을 기록했다. 농협은행에서는 7500만원을 성과급을 받은 직원이 있었다. 신한은행(2800만원), 하나은행(2500만원), 국민은행(2300만원)은 비슷한 수준이었다.
직원 1명의 평균 성과급의 경우 농협은행(3900만원)이 1위를 차지했다. 신한은행(1300만원), 하나은행(1300만원), 국민은행(1100만원), 우리은행(1000만원) 모두 1000만원을 넘었다.

농협은행은 이와 관련해 “기본급을 제외한 정기 상여금 등이 포함된 수치”라며 “은행별 급여체계 차이에 따라 상여금이 많은 것으로 집계됐을 뿐, 총급여 수준은 다른 은행들보다 낮다”고 설명했다.

5대 시중은행의 성과급은 ▲2017년 1조78억원 ▲2018년 1조1095억원 ▲2019년 1조755억원 ▲2020년 1조564억원 ▲ 2021년 1조709억원으로 5년간 줄곧 1조원 이상을 기록했다. 2022년 성과급은 2021년 당시 올린 최대 실적을 바탕으로 더 늘었다.

지난해 인터넷전문은행인 카카오뱅크와 케이뱅크, 토스뱅크도 전년보다 각 139%, 105%, 78% 많은 258억원, 138억원, 34억원을 성과급으로 지급했다.
당해연도 발생 성과급은 이듬해 성과평가 확정 후 지급되는 만큼 2022년 실적에 따른 5대 시중은행의 2023년도 성과급은 사상 최대 규모일 것으로 추정된다. 이미 5대 시중은행은 기본급의 300~400% 수준의 성과급을 작년 연말부터 올해 연초에 지급했다.

성과급뿐 아니라 은행들의 주주 배당 규모도 늘고 있다. 금감원이 양정숙 의원(무소속)에게 낸 자료에 따르면 2021년 기준 국내 17개 은행의 배당(현금·주식배당)은 총 7조2412억원으로, 2020년(5조6707억원)보다 28% 증가했다.

은행 배당 규모는 ▲2017년 4조96억원 ▲2018년 5조4848억원 ▲2019년 6조5446억원 ▲2020년 5조6707억원으로, 코로나19가 터진 2020년을 제외하면 해마다 크게 늘고 있다.

양 의원은 “2021년에는 7조2000억원이 넘는 배당금을 60∼70%의 외국인을 포함한 주주들에게 나눠줬고, 최근 5년간(2017∼2021년) 현금지급기처럼 뿌린 배당금만 29조원에 육박한다”며 “은행이 거둔 이익을 임직원 성과급과 배당금 지급에만 모두 소진할 것이 아니라, 자본금 확충을 통한 투자은행(IB) 활성화와 국민들 이자 부담 경감을 위해 사용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자장사로 1조 넘는 성과급 잔치…보수체계 들여다본다 [당국, 은행 정조준]이미지 확대보기


은행의 성과급 및 배당 확대에 대한 여론의 비난은 해마다 불거져왔지만 최근에는 정부와 금융당국이 잇달아 문제를 제기하고 있는 데다 개선 의지를 보이면서 분위기가 달라졌다.

여기에는 최근 고금리로 서민과 취약계층의 금융 부담이 늘어나는 가운데 은행들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후 급증한 대출과 기준금리 상승에 따른 이자 이익을 바탕으로 사상 최대 실적을 올리면서 내부 임직원의 성과급·퇴직금 잔치와 주주 배당 확대에만 몰두하고 있다는 문제의식이 자리 잡고 있다.

이복현닫기이복현기사 모아보기 금융감독원장은 전날 내부 임원 회의에서 “고금리와 경기둔화 등으로 국민의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는 상황에서 은행권이 사상 최대 이자 이익을 바탕으로 거액의 성과급 등을 지급하면서도 국민과 함께 상생하는 노력은 부족하다는 비판이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은행 성과보수 체계가 금융회사의 지배구조에 관한 법률의 취지와 원칙에 부합하게 운영되고 있는지에 대해 점검하겠다”며 “은행의 성과 평가 체계가 단기 수익지표에만 편중되지 않고 미래 손실가능성 및 건전성 등 중장기 지표를 충분히 고려토록 하는 등 미흡한 부분은 개선해 나갈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는 윤석열 대통령의 '은행 돈 잔치' 발언의 연장선상이다. 앞서 윤 대통령은 지난 13일 수석비서관 회의에서 “은행 고금리로 인해 국민들 고통이 크다”며 “'은행의 돈 잔치'로 인해 국민들의 위화감이 생기지 않도록 금융위는 관련 대책을 마련하라”고 지시했다.

금감원은 은행 경영진의 성과보수 체계 적정성을 점검할 계획이다. '성과급 이연 지급제'가 제대로 실시되고 있는지도 점검한다. 현행법은 금융사 임원과 금융투자업무 담당자에 대해 성과보수의 40% 이상을 3년 이상 이연 지급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금융사가 단기 실적만 보고 고액의 성과급을 지급하는 관행을 해소하기 위한 제도다. 앞으로 이연 지급제의 대상과 이연 기간이 확대될 가능성이 제기된다.

미래 위험에 대비해 손실흡수능력 확충도 유도한다. 금감원은 지난 12일 카카오뱅크를 시작으로 국민·신한·하나·우리·농협 등 5대 시중은행과 지방은행 등 10개 은행에 대한 결산 현장검사에 돌입했다. 결산 검사는 매년 초 주요 은행의 자본건전성을 들여다보는 정기 검사다. 이번 결산 검사에서는 은행권의 대손충당금 적립 수준과 대출채권의 자산건전성 분류 적절성 등을 예년보다 면밀히 살필 것으로 보인다.

이 원장은 “최근 대내외 경제 불확실성 확대로 향후 부실가능성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으므로 은행은 증가한 이익을 바탕으로 손실흡수능력을 보다 적극적으로 확충할 필요가 있다”며 “결산검사 등을 통해 대손충당금・자본여력 등의 적정성을 면밀히 점검하고 손실흡수능력을 확충토록 유도하여 향후 위기상황에서도 본연의 자금공급기능을 충실히 수행할 수 있도록 해달라”고 말했다.

금융위원회는 금융사 임직원의 보수 투명성을 강화하는 내용의 법안을 발의해 놓은 상태다. 2020년 6월 정부안으로 발의한 '금융회사 지배구조법 개정안'에 따르면 임원은 보수와 성과급의 총액, 그리고 그에 대한 산정기준을 연차 보고서에 공시해야 한다. 자산총액이 일정 규모 이상인 상장 금융사의 경우 개별 임원에 대한 보수지급계획을 주주총회에 설명해야 한다.

한아란 기자 aran@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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