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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떠나 롯데로 간 이창엽의 ‘인도 승부수’

홍지인 기자

helena@

기사입력 : 2023-02-06 00:00

30년 경력 글로벌 마케팅 전문가
14억 인도 아이스크림 시장 공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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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금융신문 홍지인 기자] 롯데제과와 롯데푸드 통합 법인 ‘롯데제과 주식회사’가 지난해 7월 공식 출범했다. 제과·가공 유지 산업 국내 1위이자 식품업계 2위 규모 기업의 탄생이었다.

양사 통합에는 여러 이유가 있지만 그 중 대표적인 걸 꼽자면 단연 ‘글로벌 식품 기업 도약’이다. 합병으로 양사 거래선을 공유하게 됐고 이를 통해 해외 판로를 확대해 글로벌 확장을 할 수 있다고 봤기 때문이다.

롯데푸드는 롯데제과 해외 영업망을 활용해 보다 적극적인 해외 진출 전략을 펼칠 수 있다.

롯데푸드는 현재 약 20개국, 50개 거래선을 통해 해외 수출을 전개하고 있으나 롯데제과는 롯데푸드 4배에 달하는 70여개국, 200여개 거래선을 보유하고 있다. 해외 법인도 카자흐스탄, 인도, 파키스탄 등 8개에 달한다.

이 같은 롯데제과 해외 루트를 적극 활용하면 롯데푸드 캔햄, 분유 등의 글로벌 진출이 보다 활발해질 것으로 기대된다.

합병 발표 당시 롯데제과는 “합병은 양사가 보유한 인프라를 통해 개인 맞춤화, 디지털화 등 급변하는 식·음료사업 환경에 보다 적극 대응하고, 나아가 글로벌 식품사로 한 단계 도약하기 위함”이라고 밝혔다.

이영구 롯데 식품HQ 대표는 통합 롯데제과 출범식에서 ‘글로벌 식품기업으로의 도약’을 언급하며 전체 매출에서 수출 비중을 2021년 3.5%에서 2025년 최대 7.0%까지 확대하겠다는 비전을 제시했다. 출산율 저하, 고령화로 정체되고 있는 내수 시장에서 벗어나 해외 시장을 성장 동력으로 삼겠다는 복안이다.

이처럼 글로벌 식품기업 도약을 목표로 하고 있는 통합 롯데제과 첫 항해를 맡게 된 수장은 이창엽 롯데제과 신임 대표다. 이 대표는 롯데그룹 모태라고 할 수 있는 롯데제과의 첫 외부 출신 수장으로 지난해 11월 롯데그룹 정기 임원인사에서 대표로 선임됐다.

1967년생인 이 대표는 ‘글로벌 마케팅 전문가’로 통한다. 미국 텍사스 오스틴대학에서 회계학을 전공하고 콜럼비아 비즈니스 스쿨에서 MBA를 취득한 해외파다.

1993년 한국P&G를 시작으로 허쉬 한국법인장, 해태제과 마케팅 본부장, 농심 켈로그 대표, 한국코카콜라 대표, LG생활건강 미국 자회사 더에이본컴퍼니 최고경영자(CEO) 등을 역임했다. 30년 이상 이력 대부분을 한국과 북미를 오가며 글로벌 소비재 회사에서 쌓았다.

롯데그룹은 이 대표 선임 당시 “글로벌 마인드와 마케팅, 전략 역량을 바탕으로 롯데제과가 글로벌 종합식품회사로 나아가는 데에 필요한 해외 사업확장, 브랜딩 제고, 조직 혁신을 가져올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힌 바 있다.

이 대표 경력에서 가장 눈에 띄는 부분은 북미사업 성과다. LG생활건강에서 사업본부장(COO)과 미국 자회사인 더에이본컴퍼니 CEO를 맡았던 그는 롯데제과의 북미 포트폴리오 확장에 큰 역할을 한 것으로 평가받는다.

실제 이 대표는 LG생활건강 사업본부장 시절인 2019년 미국 더에이본, 2020년 피지오겔 아시아북미지역 사업권, 2021년 미국 헤어케어 브랜드 보인카 등을 인수했다.

지난해 LG생활건강을 그만두기 직전에도 미국 색조브랜드 더크렘샵 지분 65%를 확보해 북미 사업을 강화했다. LG생활건강은 이를 통해 중국 의존도를 낮추고 사업 리스크를 줄일 수 있었다.

업계에선 해외 전략통으로 불리는 이 대표 선임으로 롯데제과 글로벌 사업이 속도를 높일 것으로 보고 있다. 이 대표 과거 경력을 고려했을 때 해외 브랜드의 인수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이 대표는 지난달 2일 유튜브를 통해 발표한 신년사 겸 취임사에서 “국내 인구가 감소하는 상황에서 ‘K스낵’과 ‘K푸드’ 인기는 큰 기회가 된다”며 “전 세계 소비자에게 맛있고 신선하며 영양가 있는 제품을 제공해 사람들의 삶을 행복, 건강, 웰니스로 풍요롭게 하는 글로벌 식품 회사를 만들자”고 말했다.

직접 글로벌 식품 회사로의 도약 의지를 강조한 만큼 이 대표 향후 행보는 해외 시장 확대에 방점이 찍힐 것으로 보인다.

이런 이 대표가 처음 공략하는 해외 국가는 아이러니하게도 인도다. 인구 14억에 제과시장 규모가 무려 17조 원으로 미국, 중국 다음으로 큰 시장이다.

이미 엄청난 시장이지만 인구가 계속 늘어나는 추세라 성장성은 무궁무진하다. 유엔은 2019년부터 세계 인구 전망을 통해 2027년 인도 인구가 중국을 넘어설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인도는 인구 14억의 거대 국가지만 1인당 아이스크림 소비량은 다른 아시아 국가보다 적다. 그만큼 인도 시장 잠재력이 크다는 얘기다.

롯데제과는 1990년대말 선제적으로 인도 시장에 신출했다. 인도 첸나이와 하리아나 2곳에 공장을 설립했다. 인도 파이류 시장 90% 이상을 장악했으며 연간 400억원 규모 매출을 올리고 있다.

지난 2004년에는 90년 역사의 인도 대표 제과회사 패리스를 인수해 초코파이 생산을 확대하는 등 전략적으로 현지 시장 점유율을 확대하고 있다.

빙과 부문에서도 현지 회사 인수를 통해 경쟁력을 높이고 있다. 롯데제과는 2017년 인도 구자라트주에 위치한 아이스크림 제조·판매사 하브모어를 1670억원에 인수, 인도 아이스크림 시장 점유율을 높여가고 있다. 하브모어 매출은 지난해 상반기 매출 913억원을 올리며 전년 동기 대비 약 87% 신장했다.

이 같은 매출 신장은 코로나 상황에도 불구하고 하브모어 아이스크림 전문점 확대를 진행했고, 월드콘 생산 라인도 증설하며 투자를 아끼지 않은 덕분이다.

이 대표는 인도 투자 강화에 나선다. 롯데제과는 지난달 하브모어에 향후 5년간 45억 루피, 약 700억원 투자를 집행한다고 밝혔다. 2017년 롯데제과가 하브모어를 인수한 이래 4년 만이다.

롯데제과는 이번 투자를 통해 인도 마하라슈트라주 푸네시 MIDC(마하라슈트라 산업개발공사) 탈레가온에 6만㎡ 규모 새로운 빙과 생산 시설을 설립할 계획이다.

이는 기존 아마다바드, 파리다바드 공장에 이어 3번째다. 롯데제과 하브모어 인수 후 신규로 지어지는 첫번째 공장으로 각종 자동화 설비 등 한국 선진 식품제조 기술이 적용된다.

이번 투자는 하브모어의 빠른 성장으로 생산능력 확대 필요성이 높아짐에 따라 진행됐다. 하브모어는 지난 10년간 10배 성장을 기록했다. 현재 인도 전체 28개 주 중 20개 이상 주에서 강력한 인지도를 가지고 있으며, 총 216개의 아이스크림 가맹점을 운영하고 있다.

최근 수년 동안에도 두 자리 수 매출 신장을 이어가며 인도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아이스크림 브랜드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2021년에는 ‘월드콘’을 출시하고, 2022년 ‘설레임’을 선보이는 등 롯데제과 메가브랜드 도입을 지속하고 있다.

롯데제과 관계자는 “인도는 롯데에 중요한 시장이며 인도에 한국 제조 기술 기반 아이스크림 공장을 짓게 돼 매우 의미가 크다”며 “새로운 공장은 인도에서 브랜드 영역을 강화하고 성장시키는데 중요한 발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홍지인 기자 helena@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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