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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쟁률 0.1대 1 수준 전락한 지방 청약시장…할인분양·경품 물량공세 고육지책

장호성 기자

hs6776@

기사입력 : 2023-02-01 12:24

서울 규제 풀리니 지방은 '고사' 직전...지방 시행사들 울상
주택건설협회, '탄력적 주택 공급시기 조절' 요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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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1월 청약에 나선 주요 단지들의 면적별 1순위청약 결과 / 자료제공=직방

2023년 1월 청약에 나선 주요 단지들의 면적별 1순위청약 결과 / 자료제공=직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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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금융신문 장호성 기자]

서울조차 대규모 미분양 사태에서 자유롭지 않은 상황에서, 지방 시장을 둘러싼 분양 환경은 날이 갈수록 악화되는 모양새다.

이미 지난해부터 대규모 미분양을 양산했던 대구는 물론 다른 지방 도시에서 분양하는 대단지·1군 브랜드 아파트들도 일제히 고배를 마시며 빙하기를 면치 못하고 있다. 명품 가방이나 자동차 등의 경품을 내거는가 하면, 최후의 카드로 여겨졌던 ‘할인분양’까지 단행해도 좀처럼 힘을 쓰지 못하는 단지들도 발생했다.

이 같은 상황에서 정부가 서울 강남·서초·송파·용산 등 4개구를 제외한 전국의 규제지역을 전면 해제하면서, 서울과 지방 간의 격차는 더욱 커질 수밖에 없다는 진단이 나오고 있다. 가뜩이나 소멸 위기에 놓인 지방 부동산이 규제 해제로 인한 역 풍선효과를 받을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분석이다.

한국부동산원 청약홈에 따르면 이달 청약을 진행한 11개 단지 중 1대 1의 경쟁률을 넘어선 단지는 3곳에 불과하다. 아파트 10곳 중 7곳이 한 자릿수 경쟁률도 채우지 못하고 미달됐다. 청약 접수를 받은 아파트의 1·2순위 경쟁률을 조회한 결과 11개 단지 중 72.7%인 8곳이 1대 1을 밑돌았다. 1순위 기준으로는 81.8%인 9곳이 미달됐다.

청약홈 기준으로는 더더욱 결과가 암울하다. 올해 1월 단지별 1순위 청약경쟁률는 0대 1~0.6대 1로 모든 단지, 모든 면적이 매우 부진한 청약결과를 기록했다.

특히 1순위 기준으로 충남 '서산 해미 이아에듀타운'은 80가구 모집에 단 1명만 신청해 0.01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또 인천 미추홀구 '인천석정 한신더휴'는 139가구 모집에 17명, 인천 연수구 '송도역 경남아너스빌'은 94가구 모집에 20명이 접수했다. 대구 '힐스테이트 동대구 센트럴' 역시 478가구 모집에 28명이 접수해 0.06대 1의 경쟁률을 보였다.

국토교통부 12월 주택통계에 따르면 지난달까지 전국 미분양 주택은 모두 6만8107호로 집계됐다. 전월보다 1만80호 증가했다.

지역별로는 수도권 미분양이 1만1035호로 전월보다 6.4% 늘었고, 지방 미분양은 5만7072호로 19.8% 증가했다. 특히 공사가 끝난 뒤에도 분양되지 못한 악성 미분양인 '준공 후 미분양'은 7518호로 전월보다 5.7% 증가했다.

지난달 원희룡닫기원희룡기사 모아보기 국토교통부 장관이 “미분양 아파트 6만2000가구를 '위험선'으로 본다”며 “예상보다 부동산 경기침체가 심각해 규제 완화 속도를 높이겠다”고 말했는데, 이미 기준치를 넘어버린 것이다.

◇ 할인분양에 경품 공세까지 해봤지만... "갈증 난다고 바닷물 마시는 형국"

사정이 이렇자 지방을 중심으로 ‘할인분양’ 열풍이 거세게 불고 있다.

지난해부터 ‘미분양 무덤’으로 지목받고 있는 대구에서는 내당동 '두류스타힐스'가 작년 10월 195가구 모집에 64명만 청약하면서 현재 할인분양에 나선 상태다. 이 단지는 기존 분양가에서 10%를 할인해주고, 중도금 전액 무이자 지원과 선착순 계약자에만 축하금 400만원과 공기청정기를 증정한다.

이 밖에 파주시 'e편한세상 헤이리', 충북 음성군 '음성자이 센트럴시티', 경남 거제시 '거제한신더휴' 등도 중도금 전액 무이자 지원에 나선 것으로 전해졌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방 청약시장에 감도는 냉기류는 쉽게 해소되기 어려울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윤지해 부동산R114 수석연구원은 "갈수록 수요자들은 분양가 경쟁력은 물론 기존 단지보다 명확한 이점을 갖춘 단지만 택할 것"이라며 "대형 건설사는 미분양 물량이 발생해도 입주 때까지 버틸 자금 여력이 있지만 중소형 건설사 상황은 그렇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분양업계 한 관계자는 “할인분양이나 경품 증정은 결코 근본적인 물량 해소나 위기 타개 방식이 될 수는 없고, 갈증이 난다고 바닷물을 마시는 형국밖에는 안 된다”고 지적하는가 하면, “할인분양 자체도 처음부터 고분양가를 책정했다가 선심 쓰듯이 이를 내려주는 것이라는 인식도 있어 요즘처럼 시장 상황이 좋지 않을 때는 더더욱 득책이 되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 같은 상황에서 중견·중소 건설사들의 목소리를 듣고 있는 대한주택건설협회는 이들을 위한 ‘탄력적 공급시기 조절’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주건협은 침체된 건설경기 시기를 피해 탄력적인 주택공급이 가능하도록 하기 위한 민간건설 임대주택 공급 및 인허가기간 단축 등의 혜택을 요청했다. 이보다 앞서 지난 17일에는 국회입법조사처가 최근 금리 인상과 주택가격 하락, 미분양 증가 등의 상황을 고려해 주택 공급 시기와 물량을 조정해야 한다는 제언을 내놓기도 했다.

이와 관해 부동산 한 전문가는 “지난 2020~2021년 호황기에 각 건설사들이 무리하게 확장해둔 사업이 지금 시기에 부메랑으로 돌아오고 있는 상황”이라며, “버틸 체력이 그나마 있는 대형사들은 몰라도 중소형 건설사들의 어려움은 이보다 훨씬 더 클 것”이라고 짚었다.

장호성 기자 hs6776@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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