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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출금리 8%대인데 예금금리 3%대로 뚝…역주행 이유는 [고금리 역풍]

한아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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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 2023-01-11 18:56 최종수정 : 2023-01-13 22: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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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금융신문 한아란 기자]
은행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최고 연 8%대를 넘어서며 고공행진 하는 가운데 지난해 연 5%대를 넘어섰던 시중은행 정기예금 금리는 새해 들어 연 3%대로 떨어지는 역주행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금융당국의 수신금리 인상 자제 주문 속에 은행채 발행이 재개되면서 은행들의 수신 경쟁 요인이 줄어든 영향으로 풀이된다.

은행들이 시장금리 대비 과도한 대출금리 인상으로 이자장사를 한다는 논란이 제기되자 이복현닫기이복현기사 모아보기 금융감독원장은 모니터링 강화를 주문하고 나섰다. 은행권은 최근 예대금리차(대출금리와 예금금리 사이 차이)가 벌어지는 것은 시장금리가 하락하는 과정에서 예금과 대출의 만기 구조 차이에 따라 빚어진 단기적인 현상이라는 입장이다.

11일 금융권에 따르면 전날 기준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시중은행의 주택담보대출 변동금리는 연 4.93~8.11%로 집계됐다. 예금금리보다 약 2배 높은 수준이다. 작년 말 연 7% 후반이던 금리 상단은 새해 들어 연 8%를 돌파했다.

우리은행 ‘우리아파트론’ 금리(신규 코픽스 기준)가 연 7.31~8.11%로 오르면서 상단을 끌어올렸다. 우리은행 측은 “만기 35년의 장기 대출인 만큼 자금 재조달 불확실성에 따른 비용이 금리에 일부 반영된 결과”라고 설명했다.

주담대 금리가 연 8%대를 넘어섰지만 정기예금 금리는 새해 들어 3%대로 떨어졌다. 지난해 속속 등장한 5%대 정기예금 상품은 자취를 감췄다. 시중은행 1년 만기 정기예금 상품 최고금리는 연 3.98~4.31%로 줄줄이 낮아졌다. 지난달 13일(연 4.79~4.93%)과 비교하면 최대 0.95%포인트 하락했다.

시장금리가 하락하면서 이와 연동된 정기예금 금리도 떨어졌다는 게 은행들의 설명이다. 예금금리는 통상 시장금리(은행채 1년물)에 연동된다. 채권시장 경색 여파로 지난해 11월 평균 5.348%까지 올랐던 은행채(1년물, AA등급) 금리는 이달 6일 4.354%까지 떨어졌다. 하지만 예금금리와 마찬가지로 시장금리가 반영되는 대출금리는 여전히 고금리라는 지적이 제기된다.

예금금리 하락이 본격화된 건 금융당국이 지난해 11월 은행권에 과도한 자금 조달 경쟁 자제령을 내리면서부터다. 금융당국은 은행의 예금금리 인상이 대출금리 인상으로 이어져 가계와 기업의 부담을 가중할 수 있고 은행이 시중 자금을 빨아들여 제2금융권의 유동성 부족을 촉발할 수 있다며 은행권에 예금금리 인상 경쟁을 자제해달라고 당부했다.

은행들은 작년 기준금리 인상 기조와 예대금리차 공시제도 도입 등의 영향으로 수신금리 경쟁을 펼쳤다. 금융당국이 채권시장 경색 해소 차원에서 은행채 발행 자제를 요청하면서 은행들은 은행채 발행을 줄이는 대신 예금 유치를 통한 자금 조달을 위해 금리를 더 높였다. 이에 시중은행 정기예금 금리는 2008년 금융위기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인 연 5%를 돌파하기도 했다.

지난해 말 은행채 발행이 두 달 만에 재개되면서 은행들의 수신 경쟁 요인이 줄어든 점도 예금금리 하락 요인으로 분석된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자금시장 경색 해소를 위해 금융당국이 은행채 발행을 자제하면서 예금금리 인상 경쟁을 통한 자금 조달이 불가피한 상황이었다”며 “은행채 발행이 재개되면서 자금 조달에 숨통이 트여 수신 경쟁 유인이 줄어들었다”고 말했다.

대출금리는 치솟는 반면 예금금리는 오히려 떨어지는 역주행 현상이 나타나자 금융소비자들 사이에서는 은행들이 시장금리 대비 과도한 대출금리 인상으로 이자 장사를 한다는 불만이 커지고 있다.

이에 이복현 금감원장은 전날 임원회의에서 은행권의 대출금리 관련 모니터링을 강화해달라고 주문했다. 이 원장은 “금리 상승기에 은행이 시장금리 수준, 차주 신용도 등에 비춰 대출금리를 과도하게 올리는 일이 없도록 해야 한다”며 “은행의 금리 산정·운영 실태를 지속적으로 점검·모니터링해 미흡한 부분은 개선토록 하는 등 금리산정체계의 합리성·투명성 제고 노력을 지속해달라”고 당부했다.

은행권은 최근 예대금리차 확대가 시장금리가 하락하는 과정에서 예금과 대출의 만기 구조 차이에 따라 빚어진 단기적인 현상이라는 입장이다.

은행연합회는 이날 은행권 여수신 금리 동향 등에 대한 설명 자료를 내고 “지난해 12월 이후 현재까지 한국은행 기준금리는 변동이 없었으나 국내 자금 조달 시장 상황이 다소 안정되면서 시장금리는 하락세를 보였고 이에 따라 11월까지 상승세를 보이던 예금금리 또한 시장금리 상황을 반영해 지난해 말부터 하락세를 보였다”고 설명했다.

이어 “반면 은행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대부분 코픽스(COFIX)를 지표로 삼는데, 코픽스는 전월 중 취급된 예금금리 등을 집계해 다음달 15일에 발표하는 만큼 예금금리의 하락이 코픽스에 즉각 반영되는 데 시차가 발생한다”며 “이런 점을 감안하면 12월 초 이후 시장금리 하락에 따른 예금금리 하락분은 이달 중순 경 발표될 예정인 코픽스부터 반영돼 주택담보대출 금리 변화에도 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이날 현재 은행은 지난해 11월 기준 코픽스를 사용하고 있다. 12월 기준 코픽스는 오는 16일에 발표돼 17일부터 적용될 예정이다.

은행권은 은행이 이익 확대를 위해 예대금리차를 의도적으로 확대하고 있다는 지적에 대해서도 반박했다.

은행연은 “은행 간 경쟁이 치열한 상황에서 특정 은행이 선제적으로 예대금리차를 확대하면 급격한 고객 이탈로 이어지기 때문에 은행 입장에서 현실적인 전략이라고 보기 어렵다”며 “또 중·저신용 대출 고객이 많은 은행은 예대금리차가 상대적으로 높은 경향이 있으나 그만큼 대출을 갚지 못할 확률도 높기 때문에 예대금리차가 높은 은행이 반드시 많은 이익을 거두는 것은 아니다”라고 밝혔다.

한아란 기자 aran@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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