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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도금 대출부터 전매제한 완화까지, 정부는 왜 ‘둔촌주공 살리기’ 올인할까

장호성 기자

hs6776@fntimes.com

기사입력 : 2023-01-06 10:34

수천 억원대 무더기 미청구 공사액에 신음하는 건설사들
KB증권 포함 공사비 대출 나섰던 증권사 등 대주단에도 위기 전이 위험

공사가 진행중인 둔촌주공재건축 '올림픽파크 포레온' 전경 / 사진=장호성 기자

공사가 진행중인 둔촌주공재건축 '올림픽파크 포레온' 전경 / 사진=장호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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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금융신문 장호성 기자] 정부가 지난해부터 대대적인 부동산규제를 연달아 이어가면서 유독 시장과 언론의 주목을 받는 단지가 있다. 오랜 기간 단군 이래 최대 규모 재건축으로 관심을 모았던 둔촌주공 재건축, 단지명 ‘올림픽파크 포레온’이 그 주인공이다.

규제 완화가 오로지 둔촌주공만을 위해 마련된 것은 아니지만, 해제 타이밍이 둔촌주공 분양 시기와 맞물리고 있다는 점은 우연만으로 치부하기 어렵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에 이번 정부의 규제완화 결정은 단지 하나의 흥망이 아닌 단지에 엮여있는 건설사나 증권사들의 부실 우려를 막기 위해서라는 해석까지 나오고 있다.

◇ 중도금 대출 완화부터 규제지역 해제까지, 전방위 지원 ‘첫 수혜’ 단지로 엮인 둔촌주공

올림픽파크 포레온은 공급 규모도 행정구역 하나에 달할 정도로 크고, 얽혀있는 이해관계도 많아 그만큼 사건사고도 많이 발생해왔다. 단지는 지난달 일반공급 청약을 받기 시작했지만, 당초 기대감이 무색하게 청약 경쟁률은 한 자릿수에 그쳤고 일부 단지는 순위 내 청약에서 마감에 실패하기도 했다. 낮은 경쟁률과 당첨가점 등을 이유로 단지의 계약률에도 빨간 불이 켜졌다는 분석이 쏟아져 나왔다.

그러나 둔촌주공 계약률의 가장 큰 장애물로 지목됐던 기나긴 전매제한과 실거주 의무 등이 정부의 ‘규제지역 해제’ 카드로 완화될 조짐이 보이자 시장의 분위기가 살짝 변했다. 단지가 위치한 강동구 인근 공인중개업소는 강동구의 규제지역 해제 소식이 전해진 1월 4일 이후 올림픽파크 포레온에 대한 문의가 급증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분양 관계자는 “그 전까지 완판 가능성에 대한 부담이 있었던 것이 사실인데, 정부 정책 덕분에 상당 부분 숨통이 트이고 향후 무순위청약 단계에서의 흥행도 점쳐볼 수 있게 됐다”고 전했다.

이번 정책이 단순히 둔촌주공 하나만을 살리기 위해 나온 것은 아니다. 정부는 부동산 시장의 경착륙(급격한 하락)을 막고 연착륙(완만한 하락)을 지원하기 위해 규제해제 속도를 높였다고 설명했다. 서울은 물론 경기·인천 등 다른 수도권 지역들 대부분이 지난해 고점대비 6% 이상의 하락세를 나타낸 것은 물론, 서울은 월간 아파트 거래량이 2천건 이상을 기록한 적이 한 번도 없을 정도로 심각한 거래절벽 현상이 나타나고 있었다.

그러나 정부가 둔촌주공 분양에 맞춰 정책을 내놓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라는 점에서 공교롭다. 먼저 지난 11월, 정부는 HUG의 내규를 개정해 중도금대출 제한 기준을 기존 9억원에서 12억원으로 상향했다. 둔촌주공의 3.3㎡당 분양가는 3829만원으로, 전용 59㎡형도 10억원대 가격이 예상된 것은 물론 84㎡형은 13~14억원대 이상의 분양가가 점쳐졌다.

기존 중도금대출 제한이었다면 9억원을 넘기는 59㎡형조차 중도금 대출이 불가능한 상황이었지만, 일반공급 청약을 앞두고 해당 기준이 변하며 둔촌주공이 첫 수혜 단지가 됐다는 분석이 줄을 이었다.

이번 강동구 규제지역 해제로 인한 전매제한 및 실거주 의무 완화도 공교롭게도 둔촌주공이 첫 수혜단지가 될 가능성이 크다.

당초 올림픽파크 포레온은 지난해 말 입주자 모집공고 당시 전매제한 8년(당첨자 발표일 기준), 실거주 의무 2년 규제가 적용됐다. 즉 2030년 12월까지 8년간 집을 팔 수 없고, 완공 직후부터 최소 2년간은 무조건 거주해야 한다는 의미다.

그러나 이번 대책으로 둔촌주공 전매제한 기간은 1년(과밀억제권역)으로 줄고, 실거주 의무도 사라지게 됐다. 오는 12월부터 분양권을 팔 수 있고, 입주 땐 전·월세를 놓을 수 있다. 실거주 2년 의무가 수분양권자가 전세를 놓는 방식으로 자금을 마련할 수 있게 된다.

여기에 강동구가 규제지역에서 빠지면서 집값의 70%까지 대출받을 수 있는 길이 열렸고, 기존 주택 처분 의무까지 사라졌다. 그야말로 둔촌주공을 위한 ‘규제해제 패키지’라는 해석까지 나오고 있다.

올림픽파크 포레온 주요 평형 청약당첨 가점 추이 (최저-최고점 하이라이트) / 자료=한국부동산원 청약홈

올림픽파크 포레온 주요 평형 청약당첨 가점 추이 (최저-최고점 하이라이트) / 자료=한국부동산원 청약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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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천 억원대 미청구 공사액에 신음하는 건설사들, 대주단 등 금융사도 영향 불가피

둔촌주공 재건축은 역사도 규모도 크다 보니 얽혀있는 이해관계도 다른 재건축들보다 컸다. 당장 시공사만 해도 현대건설·대우건설·롯데건설·HDC현대산업개발까지, 국내를 대표하는 1군 대형 건설사들 4곳이 컨소시엄을 이뤄 참여할 정도였다.

그러나 이들 건설사는 지난해 3분기 기준 공사비를 한 푼도 받지 못한 채 공사를 진행해왔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작년 3분기 기준 각 사의 둔촌주공 관련 미청구공사액은 ▲현대건설 3285억5200만원 ▲HDC현대산업개발 3290억6100만원 ▲대우건설 2606억6600만원 ▲롯데건설 2599억7300만원 등으로 나타났다.

NH농협은행을 비롯한 24개 금융사가 포함된 대주단 역시 리스크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당초 둔촌주공 재건축조합은 부동산 PF를 통해 약 7000억원을 금융기관으로부터 빌렸고, 만기가 지난해 10월말 도래함에 따라 증권사들을 통해 PF 참여협의를 했다. 그러나 금리인상과 레고랜드발 PF시장 경색 등으로 투자심리가 급격히 위축되면서 차환발행에 실패할 위기에 놓였다.

이에 재건축조합과 시공사업단은 투자자로 약 1220억원을 투자하고 있던 KB증권을 주관사로 변경했다. 이후 주관사인 KB증권은 기존 투자자로 참여한 금융기관과 신규 투자자로서 시중은행을 모집했다.

회사 내부 자금계획에 따라 해당 차환발행에는 참여하지 않기로 한 현대산업개발을 제외하고, 현대건설 2005억원, 롯데건설 1710억원, 대우건설 1708억원에 대한 대출채권 연대보증을 통해 총 5423억원의 자산유동화전자단기사채(ABSTB, 만기 83일) 및 자산유동화기업어음(ABCP, 만기 83일)을 발행해 차환에 성공했다.

그러나 이마저도 단기자금경색을 막기 위한 임시처방이라는 시각이 많았고, 둔촌주공의 일반청약 흥행이 기대에 미치지 못하며 더더욱 위기감이 커졌다. 정당계약 결과에 따라 둔촌주공은 물론 엮여있는 건설사와 증권사 등 금융사들 모두가 더 큰 위기에 놓일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 이유다.

따라서 이번 조치는 단순히 단지 하나를 살리는 것이 아닌, 단지에 엮인 수많은 이해당사자들을 구제해 부동산시장은 물론 경제 전반의 경색을 막으려는 계산이 깔려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분양업계 한 전문가는 “아무리 정부라고 해도 단지 하나를 살리려고 그 많은 규제를 풀었다는 것은 말이 안 된다”며, “단지 자체의 상징성도 크거니와 건설사나 증권사는 무너져도 혼자 무너지는 것이 아니라 경제에 미치는 파급효과도 클 수밖에 없기 때문에 ‘특혜’라는 오명을 감내하면서 정부가 고육지책을 쓰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고 말했다.

장호성 기자 hs6776@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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