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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 금융권 퇴직연금 ‘대격돌’…디폴트옵션 첫발 연금지형 요동

정선은 기자

bravebambi@

기사입력 : 2023-01-02 00:00

은행 ‘굳히기’ 보험 ‘방어’ 증권 ‘공격’
고금리·저위험 안정투자 수요 유치전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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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 금융권 퇴직연금 ‘대격돌’…디폴트옵션 첫발 연금지형 요동이미지 확대보기
[한국금융신문 정선은 기자] 2023년 계묘년(癸卯年) 300조원 퇴직연금 시장이 은행, 증권, 보험 등 금융사들의 격전지가 된다.

글로벌 경제 키워드가 인플레이션에서 경기침체로 이동하고 투자자 자산배분도 변화 국면을 맞이하게 됐다. 금리인상 속도조절이 예상되지만 높은 금리 레벨은 지속될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퇴직연금 확정기여(DC)형과 개인형퇴직연금(IRP) 가입자가 별도의 운용지시를 내리지 않았을 경우 가입자가 사전에 지정한 상품이나 포트폴리오에 따라 적립금이 자동 운용되는 ‘디폴트옵션(사전지정운용제도)’도 위축된 투자 환경에서 첫 발을 떼게 됐다.

고용노동부 승인을 거친 첫 퇴직연금 디폴트옵션 상품들 면면을 보면 금리와 보수(수수료)에서 승부수를 걸었다. 예/적금, 채권 등 안정형 상품을 전진 배치하고, 장기간 꾸준한 수익이 기대되는 포트폴리오가 공통 키워드로 꼽힌다.

금융업권 별로 위기와 기회 요인이 혼재할 것으로 점쳐지는 가운데 자금 유입 경쟁은 가속화 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첫 디폴트옵션 승인 259개 상품 시동
1일 고용노동부, 금융위원회,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퇴직연금 수익률 제고를 목표로 한 디폴트옵션이 259개 승인 상품으로 첫 출발을 한다.

2022년 10월, 12월 두 차례 진행된 승인에는 39개 퇴직연금사업자가 총 318개 상품을 신청했다. 신청된 상품에 대해 고용부와 금감원에서 퇴직연금사업자 대상으로 대면 심의와 서면 심의를 병행 진행했고, 전문가 중심으로 구성된 심의위원회의 본심의를 거쳐 최종 승인결과가 확정됐다. 총 259개 상품이 승인을 받아 승인율 81%다.

디폴트옵션 승인 가능 상품 유형은 우선 ‘원리금보장상품’이 있다. 또 타깃데이트펀드(TDF), 밸런스드펀드(BF), 스테이블밸류 펀드(SVF), 사회간접자본(SOC)펀드 등 법령상 허용되는 유형 펀드 상품, 그리고 ‘원리금보장+펀드 혼합 포트폴리오’ 유형 상품으로 나뉜다. 초저위험, 저위험, 중위험, 고위험으로 분류되며 포트폴리오 안에 최대 3개까지 상품을 섞을 수 있다.

자산운용사의 상품 개발 역량이 중요하게 꼽힌다. 판매사 상품 포트폴리오 편입 기준으로 가장 많은 상품을 승인 받은 운용사는 미래에셋자산운용으로 130개에 달했다. 이어 삼성자산운용, 한화자산운용, 키움투자자산운용 순으로 승인 상품수가 높게 나타났다.

디폴트옵션은 퇴직연금 직접 운용에 상대적으로 소극적인 근로자의 노후 준비를 은행, 증권, 보험 등 퇴직연금 사업자 역량으로 지원하는 구조라는 점에서 금융사 간 경쟁 구도가 형성돼 있다. 금리가 많이 오른 만큼 원리금보장상품에 관심도가 높을 것으로 예상되며, 실적배당형 디폴트옵션 코어(Core) 상품으로는 은퇴시기를 감안해 위험자산(주식) 비중을 높게 가져가다가 안전자산(채권) 비중을 자동으로 조정해주는 TDF가 꼽힌다.

연금 자금 유치를 위한 사업자 간 경쟁이 치열하다. 고용부가 발표한 퇴직연금 운영 관련 모범사례로는 KB국민은행, 미래에셋증권이 뽑혔다.

KB국민은행은 은퇴자산관리 전문 상담센터인 ‘KB골든라이프센터’를 통한 연금자산관리 대중화, 개별 기업 특성을 반영한 최적 적립금운용지원체계(IPS) 제공이 부각됐다.

미래에셋증권은 상대적으로 보수가 저렴한 ETF(상장지수펀드) 확산과 글로벌 자산 분산투자를 꾸준히 진행했다. 퇴직연금 MP(Model Portfolio)서비스, 로보어드바이저 서비스 등도 탑재하고 포트폴리오 다변화에 주력했다.

디폴트옵션에 대비해 은행권은 연금 WM(자산관리) 승기를 잡는 데 힘을 실었다. 은퇴·노후 센터 손질 등도 잇따랐다. 높은 금리가 매겨진 은행 정기예금 등에 대항해 증권사들도 고금리 상품을 전진 배치했다. 원리금 보장형 상품이지만 예금자보호대상은 아닌 고금리 금투상품 ELB(주가연계파생결합사채) 등이 대표적이다.

퇴직연금 시장 터줏대감으로 일컬어지는 보험사들은 타 업권의 전방위 ‘머니무브(money move)’ 공격에 적극 대응해오고 있다. 신한라이프, KB손해보험은 신탁업에 진출하고, DB손해보험, 미래에셋생명 등은 운용사 협업을 강화했다.

저축은행 업권의 경우 디폴트옵션 본격화에 따라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디폴트옵션 상품 포트폴리오에 저축은행 예/적금 상품은 제외됐기 때문이다. 앞서 저축은행은 금리상승기 시중은행보다 높은 금리를 내걸고 자금 유치 효과를 봤다. 만기가 돌아오면 자금 이탈 가능성이 내재돼 있다고 할 수 있다.

“장기투자·자산배분·위험관리 살펴야”
디폴트옵션은 생업에 바쁘고, 운용과 관리에 서툴고, 무관심한 가입자들의 ‘잠자는’ 퇴직연금을 깨워 더 잘 굴리는 데 목적이 있다. 자산운용사들은 좋은 상품을 내고, 사업자들은 적극적으로 투자 수익률을 높여 ‘쥐꼬리 수익률’ 오명을 해소하자는 취지다.

2022년 한 해 ‘이례적으로’ 주식과 채권 가격이 동반 하락하면서 실적 배당형 상품 수익률이 악화된 측면이 있어서 디폴트옵션도 다소 ‘김 빠진’ 상태에서 시작하게 됐다는 말도 나온다.

실제 금융권 한 관계자는 “정기예금 금리가 4~5%대로 높아져 아무래도 초저위험 원리금보장 상품이나, TDF와 정기예금 등이 섞이게 되는 저위험 포트폴리오로 집중될 것이라는 예상이 높다”고 제시했다.

다만 장기적 관점에서 주식 60%, 채권 40%로 자산배분을 하는 ‘60대 40 포트폴리오’ 는 분산 투자를 통해 수익성과 안정성 양날개를 추구하는 전통적인 전략으로 주목할 만하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퇴직연금 수익률은 공시된 수익률뿐 아니라 비용이 중요하다고 꼽힌다. 자체 운용의 경우 위탁 운용사에 지급하는 수수료를 없애 수익률을 높일 수 있어서 투자자에게 유리한 측면이 있다. 또 단순 운용보수보다 최종적인 합성 총보수 비용이 중요하다고 지목된다.

박영호 미래에셋투자와연금센터 이사는 “가입자들은 장기투자, 자산배분, 위험관리 원칙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디폴트옵션을 신중하게 지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선은 기자 bravebambi@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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