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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야당이 협조했다면 종부세 줄었을 것"…낯뜨거운 대통령실 변명

장호성 기자

hs6776@

기사입력 : 2022-11-09 09:35

윤석열 대통령

[한국금융신문 장호성 기자]


“만약 (종합부동산세)법이 개정됐다면 약 10만 명이 종부세를 내지 않을 수 있었을 텐데 국회 다수의석을 가진 더불어민주당이 법 개정에 반대하면서 결국 무산됐다.” 8일 이재명 대통령실 부대변인이 ‘종부세 폭탄’ 논란과 관련해 열린 브리핑에서 한 말이다.

대통령실이 이 같은 해명을 내놓은 것은 전날 기획재정부의 종합부동산세 관련 참고자료와 관련이 있다. 기획재정부는 8일 보도 참고자료를 내고 올해 주택분 종부세 과세 인원이 약 120만명으로 추산됐다고 밝혔다. 이는 국내 전체 주택 보유자(2020년 기준 1470만명)의 8%에 이르는 규모다.

당초 재산 상위 1%에 한정된 세금으로 설계된 종부세 과세 인원이 전체의 10%에 가까운 수준까지 늘어났다는 이유로 ‘종부세 폭탄’이라는 단어가 다시금 수면 위로 떠올랐다. 종부세 과세 인원이 점점 늘어난 것은 물론 지난 저금리 국면을 타고 2년간 폭등한 집값이 영향을 준 것으로 풀이된다.

윤석열닫기윤석열기사 모아보기정부는 전임인 문재인정부 기간 가파르게 오른 부동산 세제를 ‘정상화’하겠다는 슬로건을 내걸어왔다. 출범 이후 각종 부동산세의 과세 기준이 되는 공정시장가액 비율을 인하하고, 일시적 1주택자나 상속주택 등을 주택 수에서 제외하는 등의 방안을 시행해왔다. 이 같은 부분은 시행령 차원으로 행정부 소관만으로 가능했기에 빠른 진행이 가능했지만, 종부세 개편 등 세법 개정이 필요한 부분은 야당의 협조 없이는 진행이 어렵다.

이번에 정부가 야당을 걸고 넘어진 것은 바로 이런 이유가 깔려있다. 과반수 이상을 차지한 ‘거대 야당’인 더불어민주당은 최근 ‘부자감세 반대’를 당론으로 채택하고 정부의 종부세 인하안을 반대하고 있다. 당초 민주당이 지방선거 전까지 종부세 개편을 주장했던 것과는 배치되는 행보다.

그러나 기자는 이번 대통령실의 ‘변명’이 별로 와닿지 않았다. 첫째로 정부가 이미 지난 정권과 야당, 언론 탓을 너무 많이 해온 바람에 ‘또 저러네’ 싶은 반발심이 먼저 생겼기 때문이고, 둘째로 정부의 역할은 바로 그런 야당을 설득하고 조율해 합의점을 도출하는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기 때문이다. 비겁하게 야당 탓만 하면서 ‘우린 잘못 없다’는 식으로 변명을 늘어놓는 것이 아니라.

그런가하면 현재 정부가 가져가고 있는 ‘감세’ 정책에도 의문점이 많다. 현재 우리나라는 포스트 코로나 시대 속에서 유례없는 위기에 처해있다. 이런 상황에서 가장 먼저 무너지는 곳은 사회의 가장 약한 취약계층들일 수밖에 없는데, 정부는 건전재정을 외치며 이들에 대한 복지예산을 줄이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부자감세를 통해 줄어든 세수를 이 같은 예산 삭감을 통해 메우려는 것은 아닌지 하는 의심이 드는 대목이다.

정작 대통령실 이전 비용이나 한남동 관저 등, 그냥 청와대를 사용했다면 굳이 지출하지 않아도 됐을 비용들에 대한 지출까지 있었던 것도 아이러니하다. 그런가하면 정부가 종부세 감세로 인해 부족해진 세수를 국유재산, 그것도 강남구 소재의 알짜 땅을 매각해 채우려고 한다는 주장까지 고개를 들기도 했다.

기자는 소비자 물가지수가 큰 폭으로 오를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인 상황에서, 경기 진작과 취약계층 지원을 위해서는 어느 정도 예산을 투입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보는 편이다. 이를 위해 조금 더 많은 세금을 부담해야 한다면 기꺼이 그럴 준비가 되어 있다. 하지만 이번 정부는 딱히 그렇지 않은 모양이다. 무엇을 위한 긴축재정이고, 무엇을 위한 부자감세인지 질문하지 않을 수가 없다.

경제 상황이 심상치 않다. 종부세 대상 감면 없이도 집값이 떨어져서 납부 대상에서 제외될 판이다. 이럴 때일수록 정부는 스스로의 역할과 존재 이유에 대해 고찰해야 한다. 정부는 무엇을 위해 존재하는가. 임기 내내 남 탓이나 하면서 자신들의 무능함을 곱씹으라고 이번 정부가 수립된 것은 아닐 것이다. 부디 정부가 말뿐인 ‘협치’가 아닌, 진정한 의견수용과 토론, 합의의 과정을 거쳐 대한민국의 앞에 놓인 거대한 경제위기를 잘 헤쳐나가길 기도할 뿐이다.

장호성 기자 hs6776@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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