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구독신청
  • My스크랩
  • 지면신문
FNTIMES 대한민국 최고 금융 경제지
ad

[최민성의 미래 읽기] 주택 거래 절벽 속의 가격 상승 역설

최민성 칼럼니스트

기사입력 : 2026-06-30 13:59

최민성 델코리얼티그룹 회장

최민성 델코리얼티그룹 회장

서울 주택 시장이 이해하기 힘든 역설의 늪에 빠져 있다. 한국부동산원 통계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은 2026년 6월 셋째 주 기준으로 20주 연속 상승이라는 기현상을 이어가고 있다.

상식적으로 거래량의 급감은 수요 위축을 동반하여 가격 하락으로 이어져야 마땅하다. 그러나 현실은 정반대다. 거래는 막혀 있는데 가격은 쉼 없이 오르는 ‘거래 절벽 속의 가격 상승’이라는 비정상적 구조가 고착화되고 있다. 이는 단순히 시장 수요가 폭발해서가 아니다. 정부의 정책이 시장의 자율적 기능을 마비시키면서 발생한 역설이다.

현재의 시장은 ‘공급 부족’과 ‘희소성 강화’라는 두 가지 키워드로 설명된다. 재건축·재개발 정비사업 추진 단지와 역세권 대단지를 중심으로 호가 상승이 집중되고 있다. 하지만, 정작 매물은 시장에서 자취를 감추었다. 팔고 싶어도 대출 규제라는 족쇄에 묶여 갈아타기가 원천 봉쇄된 기존 주택 보유자들은 매물을 잠가버렸다.

시장에 나오는 극소수의 매물을 실수요자들이 높은 호가에 받아내면서 가격은 왜곡되고 있다. 결국 거래량 감소는 시장의 안정 신호가 아니라, 시장이 왜곡되고 있다는 적신호다.

일부 시장 전문가들은 정부가 반복하는 수요 억제 위주의 정책이 오히려 시장의 병증을 악화시키고 있다고 지적한다. 그간의 정책은 ‘규제’를 통해 시장을 제압하고 있다. 우선, 대출 규제의 역설이다.

주택담보대출 한도 제한과 다주택자 대출 차단 등 강도 높은 금융 규제는 투기 수요를 잡겠다는 명분으로 시작되었다. 그러나, 결과적으로 실수요자의 ‘주거 사다리’까지 끊어지고 있다. 자연스러운 평형 확대를 가로막아 매물 순환을 차단하는 ‘매물 잠김’ 현상을 심화시킨 것은 결국 금융 정책이다.

둘째, 주택 공급 속도는 인위적으로 단기에 조절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정부는 공공 주도의 공급을 공언하지만, 실제 시장이 체감하는 신축 주택 공급 속도는 거북이걸음이다. 정비사업에 대한 기대감은 높이고 있지만, 정작 인허가나 사업 추진 과정의 불확실성을 해소하지 못해 언제 제대로 공급될지 예측하지 못하고 있다.

보유세 인상 기조의 부작용이다. 부동산을 투자 자산으로 간주하여 보유세 부담을 높여 매물 유도를 하겠다는 발상은 현실에서 정반대의 결과를 낳고 있다. 다주택자들은 매물을 내놓기보다 자녀 증여를 선택하거나, 버티기에 들어갔다. 이는 시장의 유동성을 더욱 메마르게 만들며, 결과적으로 임대차 시장의 안정성까지 해치는 결과를 초래하고 있다.

현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서는 시장을 ‘규제의 대상’이 아닌 ‘관리와 활용의 대상’으로 보는 인식 변화가 절실하다. 우선, 민간 공급의 획기적 활성화를 통한 ‘공급 생태계’ 복원이다. 정부가 직접 모든 주택을 공급할 수는 없다. 민간 재개발·재건축 사업의 불필요한 규제를 과감히 완화하여, 도심 내 양질의 주택이 자생적으로 공급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 1~3종 주거지역의 용적률을 완화하고, 인허가 절차 획기적 단축, 사업의 예측 가능성 개선 등이 최고의 주택 정책이다.

둘째, 금융 정책의 유연성 확보다. 실수요자의 주거 이동권을 보장하기 위한 대출 규제 완화가 시급하다. 투기는 막되, 실거주 목적의 갈아타기 대출까지 제한하는 현재의 방식은 시장의 순환을 가로막는 장애물이다. 금융 문턱을 낮추어 매물이 시장에 자연스럽게 나오도록 유도해야 한다.

셋째, 보유세 부담의 합리화다. 징벌적 과세로 시장을 통제하려는 시도는 실패한다. 다주택자를 잠재적 범죄자가 아닌, 주택 공급자이자 임대차 시장의 조력자로 인정하는 인식 전환이 필요하다. 보유세 부담을 합리적인 수준으로 조정하여 자연스러운 매물 출회를 유도하는 전략이 필요하다. 미국은 전국 약 8600개 저소득층 지역에서 기회특구 제도를 운영한다. 민간이 임대주택을 10년 사업하고 매각하면 100% 양도세를 면제해주는 제도다. 민간의 자본을 보는 시각이 우리와는 사뭇 다르다.

결국 집값을 잡는 ‘키’는 규제가 아니라 시스템 개선에 있다. 수요 억제책은 단기적으로 거래를 멈추게 할 수 있으나, 결국 공급 부족이라는 근본적인 병폐를 키워 가격 상승을 부추길 뿐이다. 시장의 자율성을 존중하고 민간 공급과 금융 시스템이 제대로 작동할 수 있도록 정책의 중심축을 옮겨야 할 시점이다.

지금과 같은 거래 절벽 속의 집값 상승 기조가 지속된다면, 무주택 실수요자들의 내 집 마련 희망은 더욱 멀어질 수밖에 없다. 정부가 시장의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 규제 만능주의에서 벗어나 시장의 혈맥을 뚫는 실질적인 대책을 내놓아야 할 때이다. 정책은 시장의 흐름을 읽고 그 흐름이 긍정적인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도록 돕는 것이 정책의 본질이어야 한다. 지금 당장 필요한 것은 규제의 강도가 아니라, 정책의 정교함과 시장 친화적인 대안이다.

최민성 델코리얼티그룹 회장

데일리 금융경제뉴스 FNTIMES - 저작권법에 의거 상업적 목적의 무단 전재, 복사, 배포 금지
Copyright ⓒ 한국금융신문 & FNTIMES.com

가장 핫한 경제 소식! 한국금융신문의 ‘추천뉴스’를 받아보세요~

오피니언 다른 기사

1 주택 거래 절벽 속의 가격 상승 역설 서울 주택 시장이 이해하기 힘든 역설의 늪에 빠져 있다. 한국부동산원 통계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은 2026년 6월 셋째 주 기준으로 20주 연속 상승이라는 기현상을 이어가고 있다. 상식적으로 거래량의 급감은 수요 위축을 동반하여 가격 하락으로 이어져야 마땅하다. 그러나 현실은 정반대다. 거래는 막혀 있는데 가격은 쉼 없이 오르는 ‘거래 절벽 속의 가격 상승’이라는 비정상적 구조가 고착화되고 있다. 이는 단순히 시장 수요가 폭발해서가 아니다. 정부의 정책이 시장의 자율적 기능을 마비시키면서 발생한 역설이다. 현재의 시장은 ‘공급 부족’과 ‘희소성 강화’라는 두 가지 키워드로 설명된다. 재건축·재개발 정비사업 2 AI 성능 주장은 누가 입증해야 하는가 [장준환의 AI법 네비게이터⑦] “그 숫자는 누가 확인했습니까?”얼마 전 한 AI 기업의 설명 자료를 검토하던 자리에서 나온 질문이었다. 발표 자료에는 정확도, 생산성 향상률, 비용 절감 효과 같은 숫자들이 보기 좋게 정리되어 있었다. AI가 사람보다 빠르게 문서를 분석하고, 고객 응대를 자동화하며, 업무 시간을 크게 줄일 수 있다는 설명도 이어졌다. 그러나 변호사의 시각에서 중요한 것은 숫자 그 자체가 아니었다. 그 숫자가 어떤 환경에서 측정되었는지, 실제 업무에 적용해도 같은 결과가 나오는지, 그리고 그 수치가 고객과 투자자에게 어떤 법적 의미를 갖는지가 더 중요했다.법의 세계에서 주장은 곧 책임의 출발점이다. 기업이 “우리 AI는 더 정확하다”고 말 3 김자봉 은행법학회장 "금융기본권, 제도적 편향 고쳐 양극화 해소" [CEO초대석] “금융기본권은 잘못된 제도적 편향을 시정함으로써 합리적 균형을 도모하는 것이지, 상대적 박탈감과 도덕적 해이를 유발하는 것이 아닙니다.”김자봉 은행법학회장은 한국금융신문과의 인터뷰에서 금융기본권의 의미를 이같이 설명했다.금융기본권을 단순히 취약계층에 대한 금융지원이나 채무조정 강화로 바라봐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김 회장이 보는 금융기본권은 금융제도 안에 누적된 구조적 불균형을 다시 점검하고, 금융 접근성 차이가 소득·자산 양극화로 이어지는 악순환을 바로잡기 위한 법·경제적 과제에 가깝다.특히 이재명 정부가 지난해 6월 출범 이후 생산적 금융, 포용금융, 공정금융을 핵심 금융정책 방향으로 제시한 가운데
ad
ad

한국금융 포럼 사이버관

더보기

FT카드뉴스

더보기
[그래픽 뉴스] 퇴근 후 주차했는데 수익 발생? V2G의 정체
[그래픽 뉴스] “전쟁 신호를 읽는 가장 이상한 방법, 피자 주문량”
[그래픽 뉴스] 트럼프의 ‘타코 한 입’에 흔들린 시장의 비밀
[그래픽 뉴스] 청년정책 5년 계획, 무엇이 달라지나?
[카드뉴스] KT&G, ‘CDP’ 기후변화·수자원 관리 부문 우수기업 선정

FT도서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