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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대우조선해양 인수하는 김승연 한화 회장께

서효문 기자

shm@fntimes.com

기사입력 : 2022-10-24 00:00

[기자수첩] 대우조선해양 인수하는 김승연 한화 회장께
[한국금융신문 서효문 기자] 대우조선해양이 드디어 주인을 찾은 것 같다. 1999년 8월 대우그룹 구조조정 일환으로 워크아웃에 돌입, 2000년 10월 신설 회사로 설립된 이후 21년 만이다. 새 주인은 한화그룹이다.

지난 17일 마감된 입찰의향서 접수에서 추가 인수 희망자가 나오지 않아 최종 투자자로 선정됐다.

한화그룹은 산업은행 조건부 투자합의서를 통해 제3자 배정 유상증자 방식으로 2조원을 투입, 대우조선해양 지분 49.3%와 경영권을 확보한다.

대우조선해양의 한화그룹 편입으로 국내 조선업계는 빅2 체제 개편을 포기, 기존 빅3 체제를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빅2 체제 재편 주장은 2000년대 중후반 중국 조선사들이 촉발한 저가 수주에서 나왔다.

당시 대우조선해양을 비롯한 국내 조선업계는 가격으로 밀고 들어온 중국 조선사들에 맞서 저가 경쟁을 펼칠 수 밖에 없었다.

그 여파는 현재까지 이어지고 있다. 2020년 후반부터 시작된 LNGc(액화천연가스운반선) 등 친환경 선박 수주 호조 반영이 예상보다 더딘 이유도 여기에 있다.

보통 수주 결과가 반영되는 것이 2년 정도 걸리는 데 올해 하반기까지 조선업계 적자가 이어지는 것은 저가 수주 여파다.

대우조선해양 매각을 조속히 진행해 국제 경쟁력을 높이자는 것이 빅2 체제 개편의 가장 큰 이유였다.

하지만 이 주장은 지난 1월 EU가 현대중공업그룹의 대우조선해양 인수를 불허하며 결국 좌절됐다. 이에 따라 K조선은 빅3 체제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이번에는 EU가 기업결합을 불허할 이유가 없다. 한화그룹은 조선업을 영위한 경험이 없는 만큼 기존 조선사들 합병이 아닌 새로운 플레이어의 등장으로 봐야 하기 때문이다.

저가 수주 우려는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2010년 후반부터 시작된 IMO(국제해사기구) 친환경 규제 강화로 조선업계 주력 선종이 LNGc 등 친환경·고부가가치 선박으로 전환됐다. 싼값에 수주한 중국 조선사들이 공기를 맞추지 못하는 문제를 일으키면서 글로벌 선주들은 더 이상 저가 수주를 선호하지 않고 있다.

2020년 후반부터 국내 조선업계의 수주가 급증한 것도 이런 이유다. 정치적 외풍에 대한 염려도 사라질 것으로 보인다.

대우조선해양은 그동안 낙하산 인사 등 정권 교체기마다 외풍에 시달려 왔다.

지난해 말 이성근 전 사장 이후 선임된 박두선 현 사장이 과거 정부와 가까운 인사라며 물러나야한다는 주장이 정치권에서 나왔다.

이는 박두선 사장이 1986년 대우조선해양 입사 후 36년간 선박생산 관련 업무에 종사해온 이력을 통해 해결되었지만, 다른 정치적 의도가 있었다는 추측도 있었다.

앞으로 대우조선해양은 이런 소모적 논쟁에 휩쓸리지 않아도 된다. 20여년 동안 매각 실패를 거듭하고 새로운 보금자리를 찾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명심해야 한다. 그간 대우조선해양에 들어간 공적자금만 무려 7조원에 달한다. 국민의 혈세가 그만큼 투입됐다.

그런데 매각 금액은 2조원에 불과하다. 그마저도 당장 현금화하는 것은 단 한푼도 없다.

대우조선해양을 인수하는 한화의 어깨는 그래서 더 무거울 수 밖에 없다. 아니 충분히 더 무거워야 한다.

대우조선해양 인수로 ‘육·해·공을 아우르는 글로벌 방산기업 도약’이라는 포장을 내세울 일이 아니다. 어떤 마음가짐과 자세로 대우조선해양을 이끌고 가야할 지를 근본적으로 고민해야 한다.

서효문 기자 shm@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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