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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시절도 있었는데…GS 슈퍼마켓은 다시 날 수 있을까? [미운오리새끼②]

나선혜 기자

hisunny20@

기사입력 : 2022-09-07 18:52

SSM 시장 '선두주자', '업계 1위', '업계 최초 1조원 돌파' 타이틀 있었지만
2010년 유통산업발전법 등 유통 규제 이후 성장 내리막길
지난해 플랫폼 '요기요' 인수…5월 '요마트' 본격 론칭
퀵커머스 매출 기여도 2%로 아직 미미하지만…커진다면 부활 가능성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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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S리테일(대표 허연수) 슈퍼마켓은 한 때 화려한 '백조'였다. 기업형 슈퍼마켓 시장(SSM)을 연 선두주자로 업계 1위를 달렸다. 하지만 지금은 수익성을 개선하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다./사진=본사DB

GS리테일(대표 허연수) 슈퍼마켓은 한 때 화려한 '백조'였다. 기업형 슈퍼마켓 시장(SSM)을 연 선두주자로 업계 1위를 달렸다. 하지만 지금은 수익성을 개선하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다./사진=본사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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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금알 낳을 핵심 비즈니스가 되어 미래 먹거리로 부상할 줄 알았으나 아직 ‘꿈나무’인 기업들. 지금은 힘들지만 언젠가 찬란히 비상할 사업들. 우리는 이를 <미운오리새끼>라 부르기로 했다. 미래 화려한 백조를 꿈 꾸는 미운오리새끼들을 살펴본다. [편집자주]

GS리테일(대표 허연수닫기허연수기사 모아보기) 슈퍼마켓은 한 때 화려한 '백조'였다. 기업형 슈퍼마켓 시장(SSM)을 연 선두주자로 업계 1위를 달렸다. 하지만 지금은 아니다. 수익성을 개선하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다. 현상 유지가 아니라 과연 살아남을 수 있느냐 기로에 서 있다고 평가도 있다. 대형마트와 편의점, 그리고 이커머스가 치열하게 경쟁하고 있는 틈바구니 사이에서 근접성, 가격경쟁력, 신선식품 등과 같은 경쟁력을 과연 제대로 발휘할 수 있겠느냐는 근본적인 의문이 커지고 있다.

SSM 시장 '선두주자', 1위...업계 최초 1조원 돌파 신화 써
GS리테일 뿌리는 LG그룹에서 시작된다. 2002년 LG유통, LG백화점, LG슈퍼센터 3사가 LG유통이란 이름으로 하나가 됐다. LG그룹 공동 창업주 고 허만정 씨의 8남 허승조 씨가 대표이사 사장에 취임하며 LG유통(현 GS리테일)을 이끌었다.

2005년 구씨와 허씨 일가가 분리하면서 허승조 대표의 LG유통도 GS리테일로 새롭게 출발했다. 그룹이 LG와 GS로 완벽하게 분리된 후 허승조 대표는 당시 대형마트(할인점)가 대세였던 유통 시장에서 SSM 승부수를 던졌다. 특히 그는 그룹이 분리되자마자 재무구조 개선 작업을 하던 코오롱그룹에서 10개 슈퍼마켓을 453억원에 인수하는 등 공격적으로 몸집을 불려갔다.

허승조 대표는 최소 1~2주에 한 번 가는 마트와 달리 주거단지 가까이에 있어 자주 찾을 수 밖에 없는 슈퍼마켓 특징을 살려 할인점과 경쟁했다. 그 시기 매일 저녁 찬거리를 해결하는 주부를 타깃으로 신선식품을 강화했다. 또 배달 서비스를 도입하며 대형마트에서는 누릴 수 없는 혜택을 제공했다. 이런 전략으로 그 시기 GS리테일은 슈퍼마켓 부문에서 유통 1등 롯데와 매장 수 2배 차이를 내며 명실상부 업계 1위로 올라섰다.

허승조 대표는 지난 2005년 GS리테일로 사명을 바꾸면서 2010년까지 9조 7000억원 매출을 달성하겠다고 밝혔다. 또 롯데·신세계·현대백화점이 포진하고 있는 유통 '빅3'를 제치겠다는 야심찬 목표도 발표했다. GS리테일의 미래는 SSM에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에도 불구하고 GS리테일 슈퍼마켓 부문은 안정적 성장을 거듭해갔다. GS리테일을 비롯한 SSM 운영사는 불황기 대형 마트에 갔다가 충동 구매를 하는 소비 행태를 파악해 소비자들이 다시 슈퍼마켓을 주목하게 만들었다. 또 2009년에는 인터파크와 함께 인터넷으로 주문하면 전국 GS마트와 슈퍼마켓에서 3시간 내 당일 배송을 해주는 일명 '퀵커머스' 서비스도 도입해 커지는 온라인 시장에도 대응했다.

이 같은 전략은 적중했다. 홈플러스 익스프레스, 롯데슈퍼가 매장을 공격적으로 확장했음에도 불구하고 수익성은 GS리테일 슈퍼마켓 부문이 가장 좋았다. 당시 홈플러스익스프레스가 전국 매장 수 131개, 총 매출 4000억원, 롯데슈퍼는 110개에 7842억원인데 반해 GS리테일은 111개 매장에 8700억원 매출을 기록했다. 2009년 업계 최초 슈퍼마켓 부문 1조원 돌파라는 기록도 세웠다.

SSM 성장 발목을 잡목 잡은 건 다름 아닌 '유통 규제'
불황도 제쳤던 GS리테일은 그러나 규제에 발목이 잡혔다. 신세계가 '이마트 에브리데이'라는 브랜드로 슈퍼마켓 사업 진출을 발표하면서 유통산업규제에 대한 논의가 본격화했다. 소상공인은 대기업의 SSM 진출이 골목 상권을 파괴한다며 대형 마트, SSM 등을 규제해야한다고 강력하게 주장했다.

소상공인 주장에 정치권과 여론이 호응하면서 2010년 11월 대형 유통업체 추가 출점을 제한하는 대·중소기업 상생협력촉진법과 2011년 5월 유통산업발전법이 국회를 통과했다. 그 시기 대기업은 신규 SSM 출점 자체가 어려웠다. 당시 공격적으로 매장을 확장하던 롯데, 홈플러스 등 SSM 기업은 그 해 신규 출점수가 약 40여개에 그쳤다.

뚜렷한 돌파구를 찾지 못하던 GS리테일 역시 지난 2014년 처음으로 슈퍼마켓 부문 매출이 전년 대비 3% 감소한 1조3706억원을 기록했다. 사상 처음으로 매출이 역성장했다. 이후 2015년에도 매출 1조3314억원을 기록해 2년 연속 매출이 감소했다. GS리테일은 사업보고서를 통해 "SSM시장이 2014년부터 정체돼있다"고 밝힌 바 있다.

허연수 대표이사 취임 이후 GS리테일 슈퍼마켓 부문 실적./자료제공=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허연수 대표이사 취임 이후 GS리테일 슈퍼마켓 부문 실적./자료제공=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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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SM에 어두운 그림자가 드리우던 지난 2015년 허연수 GS리테일 대표가 취임했다. 슈퍼마켓 부문 매출은 1조 5000억원대에서 정체돼 있었다. 매출은 변동이 없는데 영업손실은 커졌다. 2016년 영업손실 160억원, 2017년 132억원, 2018년 19억원, 2019년 280억원을 기록했다. 지난 2020년부터 영업이익이 큰 폭 개선됐는데, 이는 2019년 4분기부터 부진한 슈퍼마켓 구조조정을 한 효과가 반영됐기 때문이다. 한때 '매출 10조'라는 장밋빛 청사진의 주인공이었던 SSM을 정리해 이익을 냈다는 얘기다.

정체된 SSM과 달리 다른 분야는 혁신적 변화가 찾아왔다. 오프라인을 주로 소비하던 세대가 온라인으로 넘어갔다. 통계청에 따르면 2013년 온라인 시장은 약 38조5000억원에서 2014년 약 45조2500억원으로 급성장했다. 2015년에는 약 53조원, 2017년 약 78조원으로 커졌다. 지난해에는 192조원을 기록했다.

기존 유통산업에서 볼 수 없었던 새로운 경쟁자도 등장했다. 2014년 쿠팡이 '오늘 주문하면 내일 배송해준다'며 '로켓배송'을 론칭하며 소비자들을 사로 잡았다. 마켓컬리는 신선식품을 새벽배송 해준다는 키(key) 메세지로 2015년부터 사세를 확장했다.

오프라인 소비는 갈수록 주춤했다. 할인점 계 맏형인 이마트는 2019년 2분기 사상 첫 영업손실 299억원을 기록했다. 1~2인 가구와 근거리 소비를 주로 하는 사람들이 늘어나면서 SSM보다는 편의점을 주로 찾았다. 한국편의점산업협회, 통계청 등에 따르면 편의점 시장 규모는 집계를 시작한 2010년 8조4000억원에서 지난 2020년 26조원으로 10년간 210%나 성장했다.

백조→미운오리새끼로 전락했지만...'요기요' 함께 다시 백조로 날아설까
허연수 GS리테일 대표이사. 허연수 대표이사는 LG그룹 창업주 허만정의 손자다. 허승조 대표이사와는 작은아버지-조카 사이다./사진=본사 DB

허연수 GS리테일 대표이사. 허연수 대표이사는 LG그룹 창업주 허만정의 손자다. 허승조 대표이사와는 작은아버지-조카 사이다./사진=본사 DB


국내 유통 시장에서 편의점과 SSM이란 채널을 갖고 있는 GS리테일로서는 급격하게 커지는 온라인 시장에 대응하기 위한 새로운 전략이 필요했다.

이를 위해 GS리테일은 지난 2020년 11월 TV홈쇼핑인 GS SHOP 흡수 합병하고 온라인 시장 내 규모의 경제를 강화하기 위한 판을 새로 짰다. 홈쇼핑에서 주문해 편의점에서 받아볼 수 있는 온·오프라인 연결 서비스를 도입했다. 아울러 플랫폼으로 주문하고 소비자가 가까운 매장에서 짧은 시간 내 배달 받아볼 수 있는 '퀵커머스' 서비스도 본격화했다.

정점을 찍은 것은 지난해 8월 인수한 배달 플랫폼 '요기요'였다. GS리테일은 슈퍼마켓을 물류센터를 활용하고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특수목적법인(SPC)을 설립해 '요기요' 지분 30%를 취득했다. GS리테일 측은 "요기요 인수로 퀵커머스 사업 역량을 강화해 1만6000여 오프라인 플랫폼과 온라인 고객을 연결해 퀸텀점프 하는 계기가 됐다"고 설명했다.

지난 5월 GS리테일이 요기요와 함께 배달앱 업계 최초 전국 즉시 장보기 시대를 열었다./사진제공=GS리테일

지난 5월 GS리테일이 요기요와 함께 배달앱 업계 최초 전국 즉시 장보기 시대를 열었다./사진제공=GS리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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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S리테일은 배달 플랫폼 '요기요'와 GS리테일의 슈퍼마켓 'GS더프레시' 매장이 도심형 물류센터 역할을 하면서 본격적인 전국 단위 퀵커머스 서비스를 시작했다. 지난 5월부터 실행한 이 서비스는 고객이 요마트를 통해 주문하면 고객의 주소지에서 가장 가까운 GS더프레시가 물류센터 역할을 수행하며 삼겹살, 라면, 생리대 등 생필품을 1시간 내 배송해주고 있다.

다만 지난 7월까지 요기요 운영 점포가 324개점인 반면에 퀵커머스의 매출 기여도가 2%라는 점은 여전히 GS리테일이 해결해야 할 과제다. 이 회사 관계자는 "오프라인, 퀵커머스 모두 지속 매출 활성화를 통한 신장을 목표로 두고 보고 있다"고 말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이미 온라인 사업은 갖가지 고정비가 들어간 상황으로 사업 초기 영업손실 축소를 기대하기는 어렵다"며 "투자 성과, 즉 얼마만큼 매출이 나오느냐가 관건"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퀵커머스가 슈퍼마켓 사업을 미운오리새끼에서 백조로 키울 수 있다면 주가의 흐름 높이는 리레이팅(Re-rating)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나선혜 기자 hisunny20@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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